금수저 가정환경 전수조사, 사외이사 '셀프 허가' 등 쟁점
[대학저널 최창식 기자] 김인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한국외국어대 총장 재직 당시 논란이 됐던 각종 사안이 다시 불거지면서 인사청문회에 ‘빨간불’이 켜졌다.
특히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17일 성명서를 내고 “김 후보자의 자격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표한다”며 “교육을 책임질 충분한 자질과 역량을 갖췄는지 면밀히 따질 것”이라고 밝혀 향후 험난한 인사청문회를 예고했다.
'총장 재직시 학생들에 대한 발언 교육자로서 부적절' 지적
김 후보자는 지난 2014년부터 올해 2월까지 8년 동안 한국외국어대 총장으로 재직했다. 총장 재임 시절 학점평가 방식과 설립자 동상 설립 추진 등으로 학생들과 갈등을 빚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학생들을 대하는 태도와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총학생회장과 면담 자리에서 ‘가만히 있어라’며 말을 자르고 윽박 지르거나, 시위하는 학생에게 ‘내가 니 친구야’라며 ‘(시위)학생 이름을 적어라’ 는 발언 등이 교육자로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김 후보자는 교비횡령 혐의로 고발돼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던 박철 전임 총장의 명예교수 임명을 두고도 학생들과 마찰을 빚었다. 이른바 ‘금수저 가정환경 조사’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고위공무원과 국회의원, 법조인, 의사, 기업대표 등 7개 직업군을 가진 학부모를 전수조사했다는 의혹이다.
회계부정, 사외이사 '셀프 허가' 논란
지난 2020년 회계 부정 의혹으로 검찰수사를 받았다는 점도 쟁점이 될 전망이다. 김 후보자는 당시 교육부 감사 결과 업무추진비로 나온 법인카드를 이용해 골프장 이용료나 식대 등으로 교비 약 1억4000만원을 사용한 것이 감사 적발됐다.
이와 관련, 교육부는 업무 관련성에 대한 적절한 증빙이 없었다며 김 후보자를 업무상 횡령·사립학교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혐의는 인정되지만 정황 등을 감안해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지 않는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기소유예는 검사가 형사사건에 대해 범죄의 혐의를 인정하나 범인의 성격과 연령,환경, 범죄의 경중·정상, 범행 후의 정황 따위를 참작해 공소를 제기하지 않는 것으로, 사실상 유죄로 판단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총장 재임 당시 대기업 사외이사를 맡으며 약 1억2000만원의 고액보수를 지급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대학 교수가 사외이사를 겸직하려면 총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김 후보자는 ‘셀프 허가’를 했거나 허가 절차를 생략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쟁점이다.
언론의 여러 의혹과 관련 김 후보자는 ‘금수저 가정환경 조사’에 대해 ‘총장에게 사전 보고나 협의없이 진행됐다’는 취지로 해명자료를 냈다. 또 한국외국어대 위임전결 규정에서 ‘발전기금 모금 관련 정보 수집 등’과 관련된 업무는 부서장(담당처장)이 전결 처리하도록 규정함에도 부총장이 직접 결재·시행하면서 비롯된 일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국회 교육위 박찬대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김 후보자는 이 사안을 인지한 즉시 중단할 것을 지시하였다고 하나, 취소 일자는 공문이 발송된 3일 뒤인 2015년 5월 1일로 관련 내용이 대대적으로 보도된 이후”라고 반박했다.
김 후보자는 ‘사외이사 겸직 셀프 승인’의혹에 대해서도 ‘학교법인 승인 절차를 받았다’고 해명했으나 외혹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민주당 교육위 '교육부장관 자격 심각한 의문', 정의당 '지명철회' 요구
박 의원은 “법령과 한국외국어대 복무규정 등 어떤 공식적 근거도 없이 후보 본인 스스로 사외이사직을 겸직하기로 결정하고, 이사장 승인을 요구한 사실 자체가 ‘셀프 허가’”라고 반박했다.
박 의원은 “현행 교육공무원법 등 법령상 대학 교원의 겸직허가 절차를 두도록 한 것은 학생 교육과 연구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사외이사 직을 수행하라는 취지인데, 후보 측 해명자료는 이사회 승인 공문만 제시할 뿐, 어떤 검토가 있었는지 확인할 수 없다”며 “실제 이사장 승인이 있었다면, 이사회 회의록도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회 교육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철저한 검증을 예고한 가운데 정의당도 김 후보자를 비롯해 한동훈 법무부장관 후보자, 정호영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 김현숙 여성가족부장관 후보자 등 4명을 ‘부적격’으로 판단하고 지명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문재인정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과정에서 해당 후보자들을 벌벌 떨게 했던 정의당 '데스노트'가 윤석렬 내각 첫 청문회에서 다시 등장한 것이다. 문재인정부에서는 정의당이 콕 집어 사퇴를 요구한 후보자 대부분이 실제로 낙마했다.
학생단체도 김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 소속 학생들이 지난 18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8년간 불통 행정을 이어온 전 한국외국어대 총장 김 후보자는 공정한 교육을 설계할 적임자가 아니다"라며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회견문에서 “김 후보자는 총장 재임 시절 학보사 등 학내 언론사와 총학생회를 탄압하고, 학생들을 향한 막말과 불통 행정으로 졸속적인 학사 개편 사업을 진행했다”면서 “김 후보자의 임명을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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