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소서 표절 '여전', 대학가 '골머리'

이원지 / 2017-02-27 08:33:32
"학부모와 학생들, 자소서 표절이 위험한 모험임을 인식해야"

[대학저널 이원지 기자]수험생들이 자기소개서(이하 자소서)를 작성할 때 다른 사람의 자소서를 내 것처럼 베껴오는 것 즉, 표절하는 사례가 여전히 많다. 자소서 유사도 검색시스템이 정착됐지만 대입에서 자소서 표절은 끊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학생부종합전형 비율이 높아짐에 따라 자소서 표절 사례도 늘어나 대학들이 골치를 썩고 있다.


대입에서 수시전형, 그중에서도 학생부종합전형 선발 비율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학생부종합전형은 학생부, 교사추천서와 자기소개서(이하 자소서) 등의 자료로 학생을 평가하고 있다. 특히 자소서는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제출된 자료 간 내용을 토대로 지원자의 강점과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기 때문에 각 대학 입학사정관들이 유심히 살펴보는 중요자료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자소서는 쉽게 저지를 수 있는 입시비리가 됐다.


꾸준히 불거지는 자소서 표절 문제로 대교협은 2013학년도 입시부터 자소서 유사도 검색시스템 활용을 권했다. 유사도 검색시스템은 대학에 제출한 자소서, 교사추천서들을 대학 내, 대학 간으로 유사도를 검색한다. 직전 2년까지 포함해 3년간 지원자 전체의 자소서, 교사추천서를 바탕으로 검색을 실시하게 된다. 자소서 검색 결과 유사도 5% 미만일 경우 유의, 5%~30%일 경우 의심, 30% 이상일 경우 위험으로 분류된다.


유의수준일 경우 유사 문구에 유의해 평가된다. 이에 따라 감점, 사정 제외, 불합격으로 나뉘게 된다. 표절 의심, 위험을 받은 경우엔 표절 여부를 확정짓기까지는 수차례 확인 절차가 이뤄진다. 먼저 소명서를 제출하고 유선확인, 현장실사, 본인 직접 확인, 교사 확인, 심층면접 단계를 거쳐 기재내용에 대해 진실성, 고의성을 확인한다.


하지만 유사도 검색시스템이라는 장치에도 불구하고 매년 대입 자소서를 표절하는 학생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자소서 표절 판결로 대입 합격 후 불합격되는 학생 수도 늘어났다.


지난해 12월 염동열 의원(태백·횡성·영월·평창·정선)이 대교협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자기소개서표절로 인한 대학 불합격자가 3580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지원자 중 자소서 표절 의심 수준 이상 학생이 평균 1300여 명, 이 가운데 90%이상의 학생이 대학에 불합격했다.


실제 2014학년도 입시에서 110개 대학의 입학사정관전형(학생부종합전형)에 지원한 32만 4060명의 자기소개서를 유사도 검증시스템으로 조사한 결과 1275명이 적발됐다. 이들을 재심사한 결과 1163명이 떨어지고, 112명만이 합격했다. 2015학년도 입시에서는 106개 대학에 지원한 1271명이 적발됐다. 이들을 재심사한 결과 1156명이 떨어지고, 115명만이 합격했다. 2016학년도 입시에서는 109개 대학에 지원한 42만 8277명의 자기소개서를 조사한 결과 1364명이 적발됐고, 재심사한 결과 1261명이 떨어지고 103명만이 합격했다.


이를 두고 서울 S대학 입학처 관계자는 "학생들이 조금이라도 더 완벽한 자소서를 만들기 위해 심적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 보니 친구 혹은 선배의 자소서를 보고 인용하게 되는데 이는 서류전형 탈락, 심하게는 합격 후 탈락이라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며 "자소서는 남이 아니라 나를 소개하는 글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K대 입학처 관계자는 "친구의 자소서를 참고한 것도 걸린다. 보여준 친구와 표절한 당사자 모두 유사도 검색에 걸리게 된다"며 "그럴 경우 대학의 표절심의 절차에 따라 당사자는 물론이고 보여준 친구도 조사를 받거나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교사들이 작성하는 추천서의 표절도 문제다. 교사추천서의 경우 한 명의 교사가 여러 명을 적다 보니 자소서보다 기준이 느슨한 편이긴 하지만 교사들조차도 추천서를 표절하는 경우가 상당 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서울 K대학 입학처장은 "매년 입시 때마다 교사들이 작성한 학생 추천서를 유사도검색 툴에 돌려보면 생각보다 많은 교사들이 표절을 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며 "교사들이 바쁜 업무에 많은 학생들의 추천서를 동시에 쓰다 보면 어느 정도 입장은 이해되지만 이런 경우 대학 입장에서는 골치를 썩을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대학가에서는 "학부모와 학생들은 자소서 표절이 정말 위험한 모험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교육당국도 이런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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