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최근 대학가에 총장 중도사퇴가 잇따르고 있다. 법인(이사회)과의 의견차나 갈등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과거에도 법인과의 갈등으로 총장이 중도사퇴한 사례가 종종 있다. 이에 법인과 총장 간 신뢰 관계와 파트너십 구축이 절실한 상황이다.
노석균 영남대학교 총장은 지난 6일 영남대 본관 3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퇴 의사를 밝혔다. 노 총장은 2013년 2월 취임, 내년 1월말까지 총장직을 수행할 예정이었다.

노 총장은 "최근 우리 대학에서 일어난 현안 문제에 대해 말씀드리겠다. 지난 2월 1일부터 12일까지 법인에 의해 특별감사가 실시됐고 (특별감사) 결과에 대한 시정 요구사항이 7월 29일 접수됐다"면서 "여기에는 총장 거주 임차아파트 이사 부대비용건, 영남대 약학대학 신축 건물 위치 변경건 그리고 비등록금 예산 운영과 회계 처리건 등 행정상 조치와 더불어 신분상 조치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노 총장은 "(대학) 본부는 그동안 법인 감사 결과 보고서에 대한 대학의 입장을 소명하기 위해 관련 교직원들에게 사실을 확인했고 관련 사항에 대한 규정 검토 등을 통해 재심의 신청서를 작성했다"며 "이와 함께 법인과의 대화를 통해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고자 다각적으로 노력을 기울였고 지난 9월 9일 재심의 신청서를 법인에 제출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재심의 신청은 기각, 교직원들에 대한 징계가 불가피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노 총장은 "먼저 총장으로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이번 (특별감사 결과) 조치는 법인이 대학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고자 하는 취지라고 이해한다"면서 "저는 징계 요구를 받은 교직원들이 어떤 의도를 가졌던 것이 아니라 학교 발전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것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더욱 안타깝고 가슴이 아프다"고 토로했다.
노 총장은 "이 모든 일은 제가 법인과 충분히 소통하지 못한 탓이고 부덕한 탓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책임은 총장인 저에게 있기 때문에 열심히 일한 교직원들에게 총장으로서 차마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며 "이런 이유로 총장직 사임 의사를 이사회에 전달했다. 아무쪼록 이번 일이 잘 처리돼 우리 대학이 더욱 발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간곡히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유기풍 서강대학교 총장은 지난 9월 29일 서강대 본관 대회의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를 통해 총장이 된 제가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 임기 5개월을 남겨둔 채 중도 사임을 스스로 결정, 무어라 사과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지금 서강은 1960년 개교 이후 최대 혼란과 위기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남양주캠퍼스 프로젝트 좌초 문제로 시작, 예수회 중심의 지배구조 문제에 이르기까지 서강공동체를 뿌리째 흔들고 있는 혼란과 갈등이 날로 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강대는 2010년 4월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호텔 비스타홀에서 당시 유시찬 이사장, 이종욱 총장, 박근혜 의원(현 대통령), 동문 등 학내외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교 50주년, 특별한 서강 비전 선포의 밤'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발표된 비전에는 남양주캠퍼스 프로젝트도 포함됐다. 단순한 대학 이전을 넘어, 남양주캠퍼스를 최고의 명품 교육과 문화가 어우러진 캠퍼스로 건립하겠다는 게 서강대의 구상이었다.
남양주캠퍼스 프로젝트는 유 총장 취임 이후 2013년 서강대와 남양주시가 협약을 체결하는 등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그러나 문제는 이사회의 반대. 즉 남양주캠퍼스 건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교육부 대학 위치변경 계획서 제출에 관한 건'이 지난 5월과 7월, 예수회 소속 이사회 임원들의 주도로 연이어 무산됐다. 이에 유 총장을 비롯해 학교 구성원들이 예수회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고 유 총장은 결국 사퇴를 결정했다.
유 총장은 "창학 초기의 미국인 신부 중심 예수회는 헌신과 봉사정신으로 서강대를 혁신에 혁신을 거듭하는 선도대학으로 자리매김했을 뿐 아니라 막대한 재원 조달로서 이를 가능케 했다"며 "한국화 이후의 예수회가 이끄는 재단 이사회는 전혀 그렇지 못했다. 학교 발전을 위한 헌신이나 재정 확충 노력은 고사하고 예수회의 집단 이기주의와 무능으로 인해 지금의 혼란과 위기 상태를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 총장은 "지금의 서강대는 예수회의 사유물에 다름없다. 외부에서 영입한 훌륭한 개방이사들은 예수회 회원들의 독단적 이사회 운영에 실망한 나머지 자진 사퇴하는가 하면, 친예수회 인사들로 그 자리가 채워지고 있다"며 "예수회 독선과 파행의 부작용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간에 쌓여 온 누적이 남양주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낱낱이 드러났을 뿐"이라고 밝혔다.
또한 유 총장은 "서강을 구출하는 길은 지배구조의 정상화다. 이사회가 예수회를 상전으로 모시는 지금의 기형적 지배구조 속에서는 서강대는 추락할 수밖에 없다. 지배구조 개선의 기본은 예수회가 학교 경영에서 손을 떼는 것"이라면서 "이사의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예수회 회원의 이사회 구성 비율부터 대폭 줄여야 한다. 그것이 서강대 이사회가 정상화되는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영남대 법인은 지난 7일 오후 임시이사회를 열고 노 총장의 사의를 수용키로 했다. 또한 서강대 법인은 유 총장의 사직서를 수리하고 윤병남 교학부총장을 지난 4일 서강대 총장직무대으로 임명했다.
[ⓒ 대학저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