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개교 이래 최대 위기 '봉착'

정성민 / 2016-09-30 09:04:20
남양주캠퍼스로 구성원 대 이사회 갈등 본격화</br>유기풍 총장 사퇴 표명하며 예수회 중심 이사회 개혁 강조

[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서강대학교가 개교 이래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예수회 중심의 이사회 반대로 남양주캠퍼스 프로젝트가 무산 위기에 처하자 학교 구성원들의 불만과 반발이 예수회를 향하고 있는 가운데 유기풍 서강대 총장이 사퇴 의사를 밝힌 것.

특히 유 총장과 학교 구성원들은 이사회를 장악한 예수회가 학교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며, 예수회 소속 이사회 임원 축소 등 이사회의 개혁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에 서강대는 2005년 류장선 전 총장이 입시 부정 사태에 책임을 지고 중도 사퇴한 데 이어 또 다시 총장 중도 사퇴를 겪고 있으며 학교 구성원들이 공개적으로 예수회에 반기를 든 초유의 사태까지 맞고 있다.


2010년 남양주캠퍼스 프로젝트 공개, 이사회에서 거듭 반대
유 총장은 지난 29일 서강대 본관 대회의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를 통해 총장이 된 제가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 임기 5개월을 남겨둔 채 중도 사임을 스스로 결정, 무어라 사과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지금 서강은 1960년 개교 이후 최대 혼란과 위기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남양주캠퍼스 프로젝트 좌초 문제로 시작, 예수회 중심의 지배구조 문제에 이르기까지 서강공동체를 뿌리째 흔들고 있는 혼란과 갈등이 날로 격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서강대는 2010년 4월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호텔 비스타홀에서 당시 유시찬 이사장, 이종욱 총장, 유기풍 산학부총장(현 총장), 박근혜 의원(현 대통령), 동문 등 학내외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교 50주년, 특별한 서강 비전 선포의 밤' 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발표된 비전에는 남양주캠퍼스 프로젝트도 포함됐다. 단순한 대학 이전을 넘어, 남양주캠퍼스를 최고의 명품 교육과 문화가 어우러진 캠퍼스로 건립하겠다는 게 서강대의 구상이었다.


남양주캠퍼스 프로젝트는 유 총장 취임 이후 2013년 서강대와 남양주시가 협약을 체결하는 등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그러나 문제는 이사회의 반대. 즉 남양주캠퍼스 건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교육부 대학 위치변경 계획서 제출에 관한 건'이 지난 5월과 7월, 예수회 소속 이사회 임원들의 주도로 연이어 무산됐다.


이에 결국 학교 구성원들의 예수회에 대한 불만이 폭발했다. 최근 유 총장은 "신부 이사들의 전횡을 막아달라"며 로마 예수회 총원에 탄원서를 제출했고 학생들은 지난 21일부터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또한 총동문회는 지난 22일부터 "예수회는 학교 경영에서 물러가라"는 졸업생들의 서명을 받고 있다.

예수회 중심 이사회 개혁 여부가 관건
이렇게 볼 때 서강대 위기의 해결책은 결국 예수회 중심 이사회의 개혁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 총장을 비롯해 학교 구성원들이 공개적으로 예수회에 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서강대는 예수회가 설립한 대학으로 현재 12명의 이사(이사장 1인 포함) 가운데 6명이 예수회 소속 신부다. 서강대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는 재적 이사 과반수 출석으로 개의하며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한다. 예수회 소속 신부가 과반수 이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서강대 이사회는 예수회 신부가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유 총장은 "창학 초기의 미국인 신부 중심 예수회는 헌신과 봉사정신으로 서강대를 혁신에 혁신을 거듭하는 선도대학으로 자리매김했을 뿐 아니라 막대한 재원 조달로서 이를 가능케 했다"면서 "그러나 한국화 이후의 예수회가 이끄는 재단 이사회는 전혀 그렇지 못했다. 학교 발전을 위한 헌신이나 재정 확충 노력은 고사하고 예수회의 집단 이기주의와 무능으로 인해 지금의 혼란과 위기 상태를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유 총장은 "지금의 서강대는 예수회의 사유물에 다름없다. 외부에서 영입한 훌륭한 개방이사들은 예수회 회원들의 독단적 이사회 운영에 실망한 나머지 자진 사퇴하는가 하면, 친예수회 인사들로 그 자리가 채워지고 있다"며 "예수회 독선과 파행의 부작용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간에 쌓여 온 누적이 남양주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낱낱이 드러났을 뿐"이라고 밝혔다.


또한 유 총장은 "서강을 구출하는 길은 지배구조의 정상화다. 이사회가 예수회를 상전으로 모시는 지금의 기형적 지배구조 속에서는 서강대는 추락할 수밖에 없다. 지배구조 개선의 기본은 예수회가 학교 경영에서 손을 떼는 것"이라면서 "이사의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는 예수회 회원의 이사회 구성 비율부터 대폭 줄여야 한다. 그것이 서강대 이사회가 정상화되는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재정 보장 등 미흡, 총장 사퇴 반려
반발이 확산되자 서강대 이사회도 즉각 입장을 표명했다. 박문수 서강대 이사장은 "남양주캠퍼스 사업이 최종적으로 결렬됐을 경우 법적 분쟁을 통해 배상금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그에 대한 책임은 재단에 귀속되며, 학교 교비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재단의 재원 등으로 해결할 것임을 밝혀둔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재단은 서강의 명운이 걸려 있는 중차대한 남양주캠퍼스 사업에 대해 최종적인 운영 주체로서 책무를 다하고자 한다"며 "실현 가능한 남양주캠퍼스 운용의 구체적 내용에 관한 학내 합의, 그에 따른 학부/학과/학생 이동 계획에 대한 학내 합의, 캠퍼스 이동에 따른 충분한 재정적 보장과 안정성 확보 등 이 세가지가 모두 미진하다고 보기에 이사회에서 '교육부 대학 위치 변경(일부 이전) 계획서 제출' 보류를 결정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박 이사장은 "이사장에게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고 먼저 (총장 사퇴) 기자회견을 연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사직서는 반려할 것"이라며 "남양주캠퍼스 문제로 혼란이 야기됐으므로 총장은 이를 책임감 있게 소명하고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한다. 총장은 임기와 교수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 명예롭게 마무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박 이사장은 "현 상황에서는 남양주캠퍼스 문제와 이사회 구조 개편에 관해 구성원들이 폭넓게 소통하고 합의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면서 "재단은 앞으로도 서강 공동체의 소통과 화합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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