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다" 소아사시, 소아약시 놓치면 늦어

강승형 기자 / 2026-03-03 14:29:15

박정원 원장.

최근 몇 년 사이 소아 근시와 약시로 병원을 찾는 아이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사용이 일상이 되면서 눈이 쉬는 시간은 줄고, 가까운 거리만 오래 바라보는 생활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시력 저하가 있어도 아이 스스로 이상을 자각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어른과 달리 아이는 비교 대상이 없기 때문에 자신이 보는 시야가 흐릿하더라도 그것이 정상이라고 받아들이기 쉽다.


소아의 시력은 태어날 때부터 완성되어 있는 기능이 아니다. 눈과 뇌의 시각 신경 회로는 성장 과정 속에서 점차 발달하며, 만 7~8세 전후가 되어야 안정적인 시력 체계가 자리 잡는다. 이 시기를 ‘시력 형성기’라고 부르는 이유다. 이때 망막에 선명한 상이 반복적으로 전달되어야 뇌가 정확한 이미지를 학습하게 되는데, 만약 원시·난시·사시 등의 문제로 한쪽 눈 또는 양쪽 눈이 제대로 사용되지 않으면 시력 발달이 멈추거나 왜곡될 수 있다.

특히 우려되는 질환이 바로 약시다. 약시는 단순히 시력이 나쁜 상태가 아니라, 시각 자극 부족으로 인해 뇌가 해당 눈의 기능을 충분히 사용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중요한 점은 치료 시기다. 시각 신경 발달이 거의 완료되는 만 8~9세 이후에는 교정 효과가 제한적이어서,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면 성인이 되어서도 시력 저하가 남을 수 있다. 결국 ‘언젠가 좋아지겠지’라는 안일한 판단이 아이의 평생 시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아이의 눈 상태는 일상 속 작은 행동으로 확인할 수 있다. 유독 TV 앞으로 가까이 다가가거나, 책을 읽을 때 한쪽 눈을 감거나 고개를 기울이는 모습은 한쪽 눈 시력이 떨어졌다는 신호일 수 있다. 눈을 자주 찡그리거나, 이유 없이 두통을 호소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또래보다 집중 시간이 짧고 학습 태도가 산만해졌다면 단순 습관 문제가 아닌 시력 불편이 원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근시의 조기 진행 역시 간과할 수 없다. 어린 나이에 시작된 근시는 성장기 동안 안구 길이가 계속 늘어나면서 점차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고도 근시로 이어질 경우 성인이 된 뒤 망막 박리, 녹내장, 황반변성 등 심각한 안질환 발생 위험이 커진다. 단순히 안경을 쓰는 문제를 넘어, 평생 안질환 관리가 필요한 상태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예방과 관리는 생각보다 기본적인 생활 습관에서 출발한다. 우선 만 3세 전후 첫 정밀 시력 검사를 받고, 이후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변화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 점검은 필수다. 또한 하루 1시간 이상 야외 활동을 하며 자연광을 접하는 습관은 근시 예방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더불어 독서나 스마트기기 사용 시에는 일정 시간마다 먼 곳을 바라보게 해 눈의 조절 근육을 쉬게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광주안과의원 박정원 원장은 “아이들은 불편함을 정확히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부모의 관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시력은 성장 과정 속에서 완성되는 기능인만큼, 적절한 시기에 관리해주는 것이 평생 눈 건강의 출발점이다. 검진을 미루지 않는 작은 실천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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