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마다 상이한 실기 방식 및 인원에 대한 고려 없어

[대학저널 백두산 기자] 올해 대입에서 자가격리자를 비롯한 코로나19에 확진된 수험생은 실기 시험을 치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의 정확한 방침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대학들도 대면으로 시험을 치러야 하는 실기시험 진행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교육부와 대학입학처장들이 만나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했으나 현재까지 발표된 내용이 없는 것으로 미뤄 당시 정해진 부분은 없던 것으로 추측된다.
<대학저널>이 취재한 바에 따르면 대학들은 교육부에 ‘세부 가이드라인’을 제시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교육부 측은 “수능은 국가고시이지만 대학별고사는 대학에서 담당해야 될 문제”라고 선을 그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시 모집 시작됐는데 방침 못 정한 교육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 22일 열린 민주당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3차 전체회의서 “수능은 확진자와 자가격리자 학생들까지 포함해 모든 수험생에게 응시 기회를 제공하겠다”며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수능 관리와 계획 방안은 9월 하순경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난달 8일 교육부는 ‘코로나19 대응 2021학년도 대입관리방향 발표’를 통해 각 대학들은 대학 여건에 따라 자체적으로 지필‧면접‧실기 등 평가 영역별 방역 관리대책을 수립해 대학별평가 때 시행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그러나 대학가에서는 이조차 늦은 조치라는 반응이다. 이미 23일부터 2021학년도 수시모집이 시작됐을 뿐만 아니라 일정이 빠른 대학의 경우 대학별고사 시행일이 한 달도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남대의 경우 이미 지난 15일 학생부종합전형 면접고사에서 확진자는 응시할 수 없으며, 학생부종합전형 면접고사에 한해 자가격리자는 교육부 지정 고사장에서 응시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취재 결과 한남대가 선제적으로 발표를 했을 뿐 다른 대학들도 비슷한 결정을 내린 후 발표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단지 실기만 제외하느냐 면접까지 제외하느냐 정도의 차이일 뿐이다.
권역별 대학고사는 어떻게?…대책마련 시급
‘권역별 대학고사’에 대한 대학들의 불만도 상당하다. 논술이나 실기 등은 대학마다 날짜부터 평가 방법, 시험 시간 등이 상이하기 때문이다.
수도권 한 대학의 A 입학처장은 “지난주 금요일 교육부와 간담회를 가졌으나 당시 이와 관련해 정해진 부분은 없었다”며 “대부분의 대학들은 자가격리자를 대상으로 권역별 시행을 통해 논술‧면접은 시행할 듯 보이지만 실기에 대해서는 포기하는 분위기다. 확진자는 논술뿐만 아니라 면접, 실기도 치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다른 대학의 B 입학처장은 “이미 수시 모집이 진행된 상태인데 교육부는 아직 정확한 방침을 정하지 않고 있다”며 “대학 입장에서도 우리 대학을 지원하는 학생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알릴 수 없어 답답한 상태”라고 말했다.
B 입학처장은 “자가격리자의 실기 평가 제외는 지난주 잠정 결의됐지만 이에 따른 문제도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어떤 전형은 가능하고 어떤 전형은 불가능할 경우 형평성 문제가 고민된다”고 토로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실기와 논술고사는 대면 시험만 가능해 교육부에 이와 관련해 문의해 봤지만 대학마다 자체적으로 처리하라는 답변만 들었다”며 “권역별로 별도 고사장을 만들면 논술의 경우 문제 유출의 위험성, 실기는 학교마다 평가 기준이 달라 그에 따른 문제가 예상되는데 이에 대해 교육부의 정확한 지침이 없다”고 답답한 속내를 내비쳤다.
가장 큰 피해자는 자가격리‧확진된 수험생
현재까지 확인된 바에 의하면 확진자와 자가격리자는 교육부와 대학들의 간담회에서 실기 평가에 참여할 수 없으며, 논술은 3~4개 권역으로 나눠 진행될 전망이다.
A 입학처장은 “최소한 논술고사에 대한 지침이라도 교육부가 빠르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며 “논술고사는 타 전형보다 많은 학생이 지원하기 때문에 장소부터 시간까지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 권역별로 본다면 시험지는 어떻게 배분할 것인지, 어느 권역에서 볼 것인지, 관리를 위해 몇 명을 보낼 것인지 등에 대한 논의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실기 평가의 경우 교육부의 가이드라인 제시가 시급하다. 많은 대학이 실기 평가를 포기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마다 시험 방식이 달라 각 대학에서 인원을 차출해 보낼 수도 없고, 교육부에서 인원을 분배해 보낼 수도 없다.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이에 대한 피해는 자가격리 중이거나 코로나19에 확진된 수험생일 수밖에 없다. 특히, 실기전형을 준비하던 학생의 경우 올 한해를 허비하게 되기 때문에 어떻게 구제할 것인가에 대한 교육부와 대학의 고민이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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