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단체 "졸업자는 조치 없어…교육청 차원 조사 필요"

[대학저널 임지연 기자] 서울교대가 ‘성희롱 의혹’에 연루된 학생들에게 무더기 징계를 내렸지만, 파장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가해 학생으로 지목된 국어교육학과 16학번 남학생들은 형사고소를 예고하며 법정공방으로 번질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피해 여학생들은 ‘피해자-가해자 분리가 불가한 온정주의 징계’라고 비판하고 있는 것. 교원 단체들은 현직 교사에 대한 처벌도 진행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가해 지목학생 “허위사실이다” vs 피해학생 “미온적 징계다”
앞서 서울교대에서는 남학생들이 여학생들의 외모를 평가하는 책자를 만들어 돌려보고, 단체 채팅방에서 성희롱을 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이와 함께 재학생과 졸업생이 성희롱 의혹이 제기된 온라인 커뮤니티를 ‘사회 부적응자 커뮤니티’라 부르고 ‘페미니스트라고 글을 올리자’, ‘대면식 때 성인지 교육을 하는 사진을 올리자’고 말하는 등 대책을 논의한 대화도 공개됐다.
이에 서울교대는 지난 10일 물의를 일으킨 국어교육과 학생 11명에게 2~3주의 유기정학 징계를 내렸다. 이에 따라 이들은 13일부터 서울 일선 초등학교에서 진행되는 교육실습에 참여하지 못하게 됐다. 졸업이 1년가량 늦어지게 된 것이다. 여학생 외모 품평 등에 가담한 초등교육과(2명)와 과학교육과(8명) 학생에게는 경징계인 경고 처분 등이 내려졌다.
이에 국어교육과 16학번 남학생 중 일부는 지난 8일 학교 대자보를 통해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형사 고소했으며,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히며 자신들에게 제기된 성추행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또 “저희를 비롯한 가족들에 대한 심각한 모욕과 명예훼손이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이에 대해 형사고소를 진행 중임을 다시 한 번 알려드린다”고 전했다.
하지만 피해 여학생들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진 서울교대 국어교육학과 성평등공동위원회(이하 공동위)는 학교 측의 징계 결정에 대해 ‘피해자-가해자 분리가 불가한 온정주의 징계’라는 입장이다.
공동위는 “우리가 추가 제출했던 증거(단체카톡방 대화 내용)까지 반영한 징계 결과인지 의문이 들만큼 약한 징계”라며 “유기정학으로 이번 실습에는 배제됐지만 이후 16학번 남학생이 17학번 피해 여학생과 함께 실습을 나가거나 수업을 듣게 되는 등 2차 피해가 매우 염려되는 상황”이라고 반발했다.
교원단체, “현직교사들에 대한 후속조치 필요”
교원 시민단체 역시 “징계가 지나치게 미온적이다, 보다 강력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11일 교원시민단체 교육디자인네트워크는 성명서를 통해 “성추문 사태와 관련한 서울교대 측의 대처는 지나치게 안이하고 미온적”이라며 “국민 눈높이에 맞춰 재심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육디자인네트워크가 이번 징계로 우려하는 부분은 세 가지다. 첫째는 훗날 교사로서 자질이 없는 이들의 제자가 될 학생들이 입을 피해, 둘째는 이번 스쿨 미투 운동을 주도했던 서울교대 내 예비 교대생들이 입을 피해, 셋째는 일부 부적절한 사례가 교원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교육디자인네트워크는 “서울교대생들의 단체 채팅방의 내용은 아무리 사적인 대화라고 할지라도 교사가 될 자질이 없는 수준의 내용이라는 것이 대다수의 판단”이라며 “교사들의 자긍심을 짓밟는 이런 예비교사들의 행동에 철퇴를 가해야 한다는 것이 대다수 현장 교원들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교수들 또한, 이 사안에서 가해자를 감싸 안기 전에 피해 여학생들 또한 감싸줘야 할 제자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일벌백계해 교육계 내에서도 자정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들은 서울시교육청에 성희롱에 가담한 현직교사들에 대한 후속조치도 요구했다. 공동위가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이 학교 졸업생인 현직 초등학교 교사가 단체 채팅방에서 “예쁜 애는 따로 챙겨 먹는다” 등 학생을 성적 대상으로 삼는 듯한 발언까지 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추행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국어교육과 16학번 남학생들도 이에 대해서는 “재학생들과는 관련 없는 대화 내용이므로 입장 표명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교육디자인네트워크는 “초등교사는 국가직 공무원으로써 공직자의 윤리를 준수하고, 교육자의 소명의식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며, 교육자로서 절대 상상할 수 없는 발언을 한 이들 교사에 대한 교육청 차원의 조사와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며 “이렇게 해야만 유사한 일이 재발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13일 “해당 교사를 파악하기 위해 서울교대와 연락하고 있다”며 “명단이 파악되면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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