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태식 총장 취임 후 인권센터 설립, 국가인권위원회 협약, 대학원생 권리장전 등 인권 문제 개선에 앞장
인권센터 중심으로 인권침해 예방교육, 성희롱·성폭력 사건 접수·처리 등 일원화
‘인권팔찌’, ‘WithYou 선언식’ 등 다양한 인권 프로그램 호평
[대학저널 신효송 기자] 대학 내에서 일어나는 대표적인 문제 중 하나가 바로 ‘인권침해’다. 학생 간 음주 강요, 데이트 폭력과 더불어 일부 교수들의 ‘갑질’ 행위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가해자에 대한 법적 처벌도 중요하지만, 대학이 학내 인권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동국대학교(총장 한태식)가 가장 좋은 예다. 한태식 동국대 총장은 취임 후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직 경험을 살려 인권센터와 같은 인권 인프라를 구축해 학내 인권 증진의 초석을 다졌다. 현재 인권센터를 중심으로 다양한 인권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함으로써 대내외적으로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대학저널>이 ‘인권 친화적 대학’으로 거듭나고 있는 동국대를 찾아가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권 친화적 대학’의 첫 걸음, 동국대 인권센터
동국대 인권센터는 기존 학생상담센터 내 양성평등상담소의 성희롱·성폭력 업무를 확대시킨 전담 조직으로 2015년 6월 설립됐다. 이는 한태식 총장이 목표로 하는 ‘인권 친화적 대학’ 육성의 첫 걸음이었다. 센터 설립 후 동국대는 인권 존중 문화 형성을 위해 다양한 계획을 추진했다. 2016년 8월에는 국가인권위원회와 ‘인권교육·연구 중심대학’ 지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으며, 2017년 8월에는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와 함께 ‘대학원생 권리장전’ 선포식을 가졌다. 그리고 올해 3월에는 안석모 전 국가인권위원회 사무총장을 신임 인권센터장으로 임명했다. 안 센터장은 “한태식 총장이 대학 인권센터의 모범이 돼 달라며 센터장직을 제안했다. 인권 친화적 대학 문화 조성에 앞장서는 동국대의 의지에 감격해 흔쾌히 수락했다”라고 설명했다.
구성원 인권 보장 · 존중 위한 프로그램 다양
동국대 인권센터는 동국대 구성원들의 인권을 보장하고 존중 하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인권 존중 문화 확산’이라는 비전 아래, 성희롱 및 성폭력을 포함한 인권침해의 예방과 구제, 인권침해 사건 처리와 다양한 인권의식 고취 프로그램들을 시행하고 있다.
센터의 주요 업무는 ▲인권침해, 성희롱·성폭력 사건 접수 및 처리 ▲예방교육 및 예방캠페인 ▲인권 세미나 개최 ▲인권침해 실태조사 및 학내 인권침해 모니터링 등으로 구성된다.
첫째 인권침해, 성희롱·성폭력 사건 접수 및 처리는 인권침해 사건에 대한 올바른 대응 및 회복적 사건 해결을 목표로 한다. 학내 인권침해 피해자 보호 및 관련자의 학교 적응 지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둘째 예방교육 및 예방캠페인은 학내 구성원(교직원 및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인권교육, 성희롱, 성폭력, 성매매, 가정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하는 것이다. 또한 학내 다양한 인권 수요를 조사해 예방캠페인을 시행하고 있다. 안 센터장은 “2017년 예방캠페인의 모토는 ‘나중으로 미룰 수 있는 인권은 없다’였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축제 등 음주 관련 사고나 인권침해가 많이 발생하는 기간에는 집중적으로 인권침해 예방 캠페인을 시행하며 인권팔찌 프로젝트, 몰래카메라 예방활동 등을 시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셋째 학내 인권평등 문화 확대 및 구성원의 인권감수성 향상을 위해 관련 인권분야 전문가를 초청, 인권세미나를 개최하고 인권영화제를 개최하고 있다.
넷째 2016년부터 매년 인권침해 실태조사를 시행하고 있다. 인권침해 피해 실태와 차별 경험을 바탕으로 학내 인권 증진을 위한 기초자료로서 활용하고 있다. 또한 인권센터 서포터즈 듀라이츠(DU Rights)를 운영해 인권센터 홍보 및 학내 인권침해 모니터링 활동을 상시 운영하고 있다.
대학 음주문화를 바꾼 ‘인권팔찌 프로젝트’
매년 신학기 대학들은 OT(오리엔테이션) 등의 새내기 행사로 고심한다. 학생들의 음주 강요와 이로 인한 사건사고가 심심찮게 발생하기 때문. 동국대 인권센터는 이러한 잘못된 음주문화를 개선하고자 2017년부터 ‘인권팔찌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인권팔찌는 술을 마시고 싶지 않거나 기타 거부의사가 있는 경우 착용하게 된다. 이는 완곡한 의미의 ‘아니오’라는 거절 표현으로 상대방이 술을 권하거나 강제하지 않도록 하는 하나의 ‘약속’이기도 하다. 2018년에도 5000개의 인권팔찌를 제작해 학생들에게 배부했으며 건전한 음주 문화 정착에 기여하고 있다. 학생들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한 학생은 “팔찌를 착용한 후 음주 권유가 사라졌다. 실질적인 음주 거부 의사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안 센터장은 “국가인권위원회 재직 당시 인권팔찌 얘기를 접했다. 학내 음주문화 개선을 위해 대학이 앞장섰다는 부분에 크게 감동받았다. 장기적으로 학생들의 음주 관련 인식이 바뀌면서 사건사고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참지 말고 ‘미투’, 인권센터가 든든한 지원군될 것
미투(#Me too)운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뜨겁다. 특히 교수-학생 간 성희롱·성폭력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쉬쉬’하는 대학이 있는 반면, 문제를 뿌리 뽑고자 적극적으로 나서는 대학이 있다. 동국대는 후자에 속한다. 동국대는 3월 총학생회, 총여학생회 등 학생단체들과 함께 <WithYou 선언식>을 갖고 학내 미투 운동 활성화에 나섰다.
이들은 선언문을 통해 “성희롱·성폭력 피해를 알리는 용기 있는 이들에 대한 지지를 보낸다”며 “동국대는 피해자의 절규가 헛되지 않도록 그들의 용기 있는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피해자의 안전과 인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동국대 인권센터는 WithYou 운동을 구체화하기 위해 ‘WithYou’ 팔찌 및 안내 리플렛을 제작해 배포했다. 또한 학생 중심 성희롱·성폭력 예방 정책 마련을 위해 주기적으로 학생단체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할 방침이다. 이밖에도 성희롱·성폭력 집중 신고기간을 운영하고 인권센터뿐만 아니라 총학생회, 총여학생회 등을 통한 다채널 신고 및 상담을 운영할 계획이다.
안 센터장은 “현 미투 운동은 그간의 차별적, 구조적 위계질서 문화, 갑질 문화를 타파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특히 성폭력은 명백한 범죄행위이기 때문에 반드시 고발하거나 인권센터에 신고해서 조치를 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작지만 큰 조직’, 대한민국 인권증진에 앞장설 것
향후 동국대 인권센터는 학내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해 학생회, 대학원 학생회, 교수, 단과대학, 학내 유관부서 등과 협력하는 유기체적 활동을 지향할 계획이다. 지속적인 의견 교류와 소통을 통해 대학 내 인권 존중 문화를 확산하는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또한 접근성을 높여 구성원들이 이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하고, 인권센터의 전문성을 더욱 제고해 원활하고 실효성이 있는 상담 및 조사 구제업무를 수행할 계획이다.
안 센터장은 “동국대 인권센터는 ‘작지만 큰 조직’을 지향한다. 동국대는 물론 우리 사회 인권증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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