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런 가운데 최근 한림대학교 바이오메디컬학과 이원용(사진) 교수 연구팀이 호주 허드슨의학연구소(Hudson Institute of Medical Research)의 세스 매스터스(Seth Masters)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염증체 단백질인 파이린(pyrin)의 새로운 활성화 원리를 규명했다.
염증체란 세포가 감염이나 손상 등 위험 신호를 감지했을 때 여러 단백질이 모여 형성하는 복합체다. 파이린이 활성화되면 염증체를 형성하고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분비해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파이린을 만드는 MEFV 유전자에 특정 변이를 가진 환자는 발열과 염증이 반복되는 가족성 지중해열(FMF)이 발병한다. 가족성 지중해열은 유럽과 중동 지역, 특히 지중해 연안의 인구에서 자주 발견되는 자가염증질환이다. 선행연구에서는 가족성 지중해열 변이가 흑사병균 감염에 대한 저항성을 높였으며, 이러한 진화적 이점이 역사적으로 여러 차례 흑사병이 창궐했던 지중해 지방의 인구에서 변이를 확산시켰을 것으로 분석됐다.
가족성 지중해열과 관련된 주요 변이는 파이린의 B30.2 도메인에 집중돼 있다. 도메인은 단백질 안에서 특정 기능을 담당하는 부위를 말한다. 그러나 이 도메인이 파이린 활성화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맡는지는 MEFV 유전자가 발견된 이후에도 30년 가까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호주의 자가염증질환 환자 가계에서 CDC42 유전자의 M45L 변이를 발견했다. CDC42는 세포의 형태와 움직임을 유지하는 액틴 세포골격을 조절하는 단백질이다. 환자들은 파이린 염증체가 비정상적으로 강하게 활성화돼 있었다. 연구팀은 파이린의 B30.2 도메인이 CDC42와 결합하며, 변이 CDC42에서는 이 결합이 크게 증가함을 확인했다.
구조 예측 연구에서는 CDC42 변이와 다수의 가족성 지중해열 변이 위치의 아미노산들이 두 단백질 사이의 상호작용 경계면에 드러날 것으로 예상됐다. 파이린과 CDC42의 결합이 변화하면 파이린 염증체가 과도하게 활성화될 수 있음을 규명한 것이다.
이원용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약 30년간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던 파이린 B30.2 도메인의 역할을 이해할 중요한 실마리를 제시했다”며 “환자에게서 발견된 유전자 변이를 출발점으로 파이린 염증체의 작동 원리를 밝히고, 이를 실제 환자의 면역반응과 치료 결과로 연결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파이린의 기능과 관련 자가염증질환의 발병 원리를 밝히기 위한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 대학저널.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