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았다.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이른바 '문재인표 개혁'이 사회 전반에 걸쳐 추진되고 있다. 교육 분야도 마찬가지다. 문 대통령의 교육공약을 설계한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취임하며, 교육개혁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그러나 문재인표 교육개혁은 초반부터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공감대를 얻기보다 갈등과 대립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공약 후퇴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대학저널>이 '교육 이제는 희망을 말하자' 기획시리즈 세 번째 순서로 문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문재인표 교육개혁의 현주소와 과제를 진단했다.

교육 불평등 해소···보편적 교육복지 실현
문 대통령은 지난 7월 4일 청와대 본관에서 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동시에 문재인표 교육개혁의 서막이 올랐다. 김 장관은 광주제일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산업경제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과 한신대 경영학과 교수를 지냈다. 2009년에는 경기도교육감에 당선, 진보교육감 시대를 열었다. 문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에는 중앙선대위 공동위원장을 맡으면서 교육공약 설계를 주도했다. 따라서 김 장관은 임명 이전부터 문재인표 교육개혁의 최적임자로 꼽혔다.
문재인표 교육개혁은 '모든 아이는 우리 아이이며, 교육은 국가가 책임진다'라는 모토 아래 보편적 교육복지를 지향하고 있다. 교육 불평등(대학·학교 서열화)을 해소하고, 누구나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하겠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구상이다. 이를 위해 ▲외고·자사고·국제고 폐지 ▲고교 내신 절대평가 ▲수능 절대평가 ▲논술전형·특기자전형 폐지 ▲고교 무상교육 ▲대학 등록금 완화 등이 추진될 예정이다.
김 장관은 "과도한 학벌주의와 입시 중심 무한 경쟁교육, 벌어지는 양극화와 교육 기회 불균등 속에서 학생과 학부모는 힘들어하고 학교현장은 황폐화되고 있다"면서 "늘어나는 교육비 부담은 아이 키우기 어려운 학부모의 부담과 근심을 넘어, 저출산과 노령화 사회의 불안으로 이어져 나라의 미래까지 어둡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이러한 교육으로는 미래를 이끌어 갈 인재를 제대로 길러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학생과 교사, 학부모 모두가 행복할 수 없다"며 "문재인 정부는 '모든 아이는 우리 모두의 아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국가 책임 교육, 교실을 바꾸는 교육, 공정하고 깨끗한 희망 교육, 국민이 결정하는 교육 개혁을 국민 앞에 약속했다"고 밝혔다.

환영과 우려 교차···소통과 협치 약속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로 이어진 보수정권이 9년 만에 문재인 정부의 진보정권으로 교체됐다. 이에 보수정권 색깔 지우기와 진보정권 색깔 입히기가 예고됐다. 실제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국정 역사교과서와 일제고사를 연이어 폐지하며, 보수정권과의 선 긋기를 시도했다. 그러자 진보진영에서는 환영의 목소리가, 보수진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은 "비교육적인 일은 조금이라도 빨리 중단하는 게 좋다"면서 "국정 역사교과서는 국민의 힘에 의해 사실상 이미 폐기됐지만 정부 차원에서 제도적인 청산을 공식 선언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시도교육청이나 학교로 하여금 일제고사 시행을 압박하는 '외부 압력'은 이제 사라졌다. 오로지 교육적 양심에 따라 판단하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는 "정권의 정책 기조, 교육공약 실천도 중요하지만 공약 중에는 학생, 학부모, 교원들과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사안들도 많이 있는 만큼 교육적 타당성, 실현 가능성, 교육구성원의 여론 수렴 등을 통해 신중히 결정하고 추진할 것을 촉구한다"며 "많은 사람들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교육정책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일부끼리만의 소통과 성급한 결정은 현장의 혼란과 갈등만 초래할 뿐 성공하기 어려움을 유념해 주기를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김 장관은 취임 초기 대학가와 교육계를 대상으로 소통 행보를 보이며, 협치를 약속했다. 김 장관은 지난 7월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교협 회장단과, 지난 7월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전문대교협 회장단과 각각 간담회를 가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김 장관과 대교협 회장단은 학령인구 감소와 4차 산업혁명 도래 등 미래 변화에 대비, 자율적인 대학 혁신의 중요성과 시급성에 공감했다. 고등교육 공공성과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정부와 대학이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면서 "또한 김 장관과 전문대교협 회장단은 전문대학 발전 방향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주고 받았으며 전문대학이 고등직업교육 허브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정부와 대학이 소통·협력을 통해 정책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7월 24일 달개비(서울 중구 세종대로19길 16)에서 교육부와 교총의 간담회가 개최됐다. 교총에 따르면 간담회에서 김 장관은 "새 정부 교육정책 추진은 교육부 혼자로는 힘든 만큼 파트너로서 교총과 함께 고민하고 정책을 개발하겠다. 교총과 수시로 간담회를 개최하고, 자주 상의하고, 의견을 듣겠다"고 강조했다.
교육개혁 시동···갈등과 대립 확산
그러나 문재인표 교육개혁이 본격 추진되면서 갈등과 대립이 확산되고 있다. 수능 절대평가가 대표적이다. 교육부는 지난 10일 정부세종청사 제4공용브리핑룸에서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2021 수능) 개편 시안'을 발표했다. 이번 2021 수능 개편은 '2015년 교육과정 개정'에 맞춰 이뤄졌다. 주요내용은 ▲통합사회·통합과학 영역 신설 ▲탐구 영역 선택과목 수 축소(2개 과목→1개 과목) ▲과학Ⅱ 과목 출제 범위 제외 ▲직업탐구 영역 통합 출제('2015 개정 교육과정'에 신설된 '성공적인 직업생활') ▲절대평가 확대 등이다.
특히 교육부는 두 가지 절대평가 방안을 제시했다. 1안은 기존 한국사 영역과 영어 영역을 포함, 통합사회·통합과학 영역과 제2외국어/한문 영역까지 4개 과목을 절대평가하는 방안이다. 2안은 전 영역(7개 영역)을 모두 절대평가하는 방안이다. 교육부는 권역별 공청회에서 의견을 수렴한 뒤 절대평가 방안을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이에 수능 절대평가 찬성 측과 반대 측이 모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먼저 수능 절대평가 찬성 측은 교육부가 전 영역 절대평가 시행에서 두 가지 방안을 제시, 일보 후퇴한 모습을 보이자 "수능 절대평가 전 과목 도입 공약을 교육부가 포기할 셈인가"라고 반발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수능 개편 시안 중 1안(일부 과목 절대평가안)은 정부가 '2015 개정 교육과정'을 도입한 취지에 역행한다. 정부는 2015년 교육과정을 개편하면서, '2015 개정 교육과정' 목표는 문·이과라는 입시 중심의 지식 구분 벽을 허물고 지식 암기 중심의 교실 수업을 토론·탐구·체험 중심으로 개선해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1안으로는 '2015 교육과정' 개편 목적 달성이 힘들다"고 비판했다.
이에 맞서 수능 절대평가 반대 측은 절대평가 전면 폐지를 주장했다.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이하 공정사회모임)은 "이번 수능 개편 시안은 역대 최악이다. 일부 과목을 절대평가로 할 것이냐, 아니면 전 과목을 절대평가로 할 것이냐라는 조삼모사식의 개편 시안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정사회모임은 "전 과목 절대평가는 사실상 정시가 무력화되므로 절대 시행해서는 안 될 것이고, 일부 과목 절대평가 또한 사교육비를 오히려 증가시키는 풍선효과로 인해 실패할 게 뻔히 보이는 개편안"이라면서 "학생과 학부모 대다수가 절대평가 철회를 요구하고 있고 전 과목 상대평가를 선호하고 있음에도 민심에 귀를 닫고 진영논리에 빠져 아이들을 실험도구로 이용하고 있는 교육당국의 만행을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성토했다.

기간제 교사와 강사의 정규직 전환 여부도 뜨거운 감자다. 교육부는 '교육부 정규직 전환 심의위원회(이하 심의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 8일 서울에서 1차 회의를 개최했다. 앞서 지난 7월 20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추진계획'이 발표됐다. 교육부는 추진계획의 후속조치로 심의위원회를 구성했다. 심의위원회는 교육부와 교육부 소속기관(국립국제교육원·대한민국 학술원·국립특수교육원·국사편찬위원회·중앙교육연수원·교원소청심사위원회) 비정규직(기간제)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여부와 전환 방식 등을 심의한다.
최대 난제는 교육분야 비정규직(기간제)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대상에 기간제 교사와 강사의 포함 여부다. 현재 학교에는 기간제 교사, 영어회화전문강사, 스포츠강사, 다문화언어강사 등 교사와 강사그룹이 다양하게 존재한다. 모두 비정규직이다. 정규직 교사와 채용 사유, 고용 형태, 근로조건이 다르다.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추진계획' 발표 당시 기간제 교사와 강사를 전환 예외사유에 포함시켰다. 단 교육부가 구성한 심의위원회에서 기간제 교사와 강사의 정규직 전환 여부도 논의될 예정이다.
그러자 교원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교총은 "(기간제 교사와 강사의 정규직 전환은) 현행 임용체제를 뿌리째 흔드는 것일 뿐만 아니라 예비교사와 임용고시생 등 수많은 사람들의 기회마저 원천적으로 박탈하는 것으로 정규직 전환을 강력히 반대한다"며 "교사와 강사에게 정규직 교사 신분을 부여한다면 임용대기자들은 물론 임용고사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교육부는 심의위원회 논의 대상에서 기간제 교사와 강사의 정규직 전환을 제외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문했다.
반면 전국기간제교사연합회는 기간제 교사와 강사의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전국기간제교사연합회는 "문재인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선언하고도 정작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서는 4만 6000여 명의 기간제 교사를 비롯해 비정규직 강사들을 대상에서 제외했다"면서 "정부는 기간제 교사가 정규 교사의 휴직 대체 근무이기 때문에 상시·지속적 업무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기간제 교사는 10년이 넘는 경력도 갖고 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간제 교사를 계속 기간제로 묶어두면 결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라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국가교육회의 출범 예고···교육공약 후퇴
문 대통령의 교육공약대로 국가교육회의가 출범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보수진영과 진보진영 구분 없이 교원단체들이 교육공약 후퇴를 지적하고 있다. 국가교육회의 의장을 대통령이 아닌 민간 위원이 맡고, 국가교육회의에 교원단체 참여가 배제됐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지난 16일 "대통령 직속 교육정책 자문기구인 국가교육회의 설치를 위해 '국가교육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이하 설치·운영규정)' 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입법예고란 법률 제정과 개정 내용을 국민에게 미리 알려 의견을 수렴하는 제도다. 이번 '설치·운영규정' 제정안의 입법예고 기간은 8월 17일부터 23일까지다.
교육부에 따르면 국가교육회의는 당연직 위원과 민간 위촉직 위원 21명으로 구성된다. 당연직 위원으로는 교육부 장관을 비롯해 관계부처(기획재정부·보건복지부·고용노동부·여성가족부) 장관, 대통령비서실 사회정책 수석,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이 참여한다. 민간 위촉직 위원으로는 교육 관련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민간 위원 가운데 1명이 의장으로 위촉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교총은 "국가교육회의 구성·운영에 있어 의장을 대통령이 아닌 민간이 맡고, 교원을 대표할 교원단체를 완전히 배제하기로 한 것은 사실상 국가교육회의 기능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으로 큰 실망감을 금할 수 없다"면서 "당초 약속대로 대통령이 의장을 맡고 교원단체 대표 참여를 보장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전교조 역시 "국가교육회의 구성은 대통령이 의장을 맡기로 한다는 애초 약속에서 후퇴, 민간인이 의장을 맡게 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교육개혁 의제는 매우 복잡할 뿐 아니라 이해관계가 첨예가 충돌하기 때문에 역대 교육자문기구 예에서 볼 수 있듯이 대통령과 정부의 강력한 개혁 의지가 담보되지 않으면 교육개혁 추진 동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교육개혁은 교육부의 노력만으로 성공할 수 없으므로 범정부적 역량의 집중이 필요하다. 이렇게 볼 때 현재 상정된 국가교육회의의 위상은 정부가 교육개혁에 대해 소홀히 여기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고 지적했다.
교육개혁 '산 넘어 산'···소통과 협치가 관건
문 대통령 취임 100일, 아직 갈 길이 멀다. 따라서 지금 교육개혁 성과를 논하기 이르다. 하지만 문재인표 교육개혁이 기대보다 우려가, 공감대보다 갈등이 우선된다면 바람직하지 않다. 앞으로도 외고·자사고 폐지, 고교학점제 도입, 교육부의 초중등 권한 이양, 고교 무상교육, 논술전형·특기자전형 폐지 등 난제들이 수두룩하다.
문재인 정부 입장에서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비판 여론을 감안, 문 대통령의 교육공약을 수정 또는 축소하면 문재인표 교육개혁 찬성자들은 교육공약 후퇴라고 비판한다. 반대로 문 대통령의 교육공약을 원안대로 강행하면 문재인표 교육개혁 반대자들은 정부의 불통을 지적한다. 즉 어떤 입장을 취해도 문재인 정부는 반대와 비판 여론에 직면한다.
결국 김 장관이 강조한 소통과 협치가 문재인표 교육개혁의 성공 키워드다. 즉 문재인 정부는 다양한 이해집단의 의견을 수렴하고, 교육개혁의 교집합을 찾아야 한다. 이를 통해 교육개혁이 특정 이념의 잣대가 아닌, 오직 아이들의 미래와 국가 경쟁력에 맞춰 추진돼야 한다.
이에 교육계는 무엇보다 국가교육회의 위상과 역할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그동안 교육계는 정권의 임기와 관계 없이 장기적 관점에서 교육정책을 총괄할 독립기구 설치를 꾸준히 주장했다. 따라서 교육계는 국가교육회의가 교육개혁의 콘트롤 타워이자, 소통과 협치의 통로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교총은 "문 대통령은 선거 기간부터 취임 이후에도 늘 소통과 협치를 국정 운영 핵심철학으로 삼고, 국민들에게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키겠다고 한결같이 약속했다. 국가교육회의 의장은 대통령이 돼야 하며 교육부는 장관이 약속한 대로 교원단체 대표 참여를 보장해야 할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교육계와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고 국가교육회의가 실효성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초심을 잃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교조는 "교육개혁을 누구에게 맡길 것인가가 중요하다. 국가교육회의의 위상을 강화하고, 교육부 인적 청산을 단행하고, 현장 교원들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속히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조건을 마련하지 않고 추진하는 어설픈 교육개혁은 혼란만 초래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교육개혁 성공은 무엇보다 대통령과 범정부 차원의 강력한 교육개혁 의지에 달려 있다. 8·2 부동산 정책을 통해 문재인 정부는 개혁 방향을 명료하게 제시했다. 부동산 문제보다 훨씬 복잡한 교육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더욱 단호한 개혁의지를 천명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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