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용학문에 밀려 점점 위축되고 있는 철학 전공자들을 위해 정년퇴임을 앞둔 교수가 지원에 나서 눈길을 끈다.
동국대학교(총장 한태식) 철학과 최인숙 교수는 지난 21일 한태식 총장에게 '철학과 사랑장학금' 1억 원을 전달했다.
최 교수의 기부는 이번이 두 번째다. 동국대 임용 이후 월급에서 부모님과 본인의 생활비를 제외한 모든 금액을 '제자들의 몫'으로 꾸준히 저축해왔다. 2011년에는 적금으로 모은 1억 원을 철학과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쾌척했다.
이와 같은 남다른 제자사랑에는 제자들이 자신과 같은 아픔을 겪지 않기를 바라는 최 교수의 마음도 섞여있다. 최 교수는 독일 유학 시절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해야 했으며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빚을 져야 했다. 교수 임용 이후에도 한동안 빚을 갚아야했던 최 교수에게 1억 원은 쉽게 얻을 수 있는 금액이 아니었다. 그녀의 기부가 더욱 뜻깊은 이유다.
철학에 대한 애정과 제자사랑으로 똘똘 뭉친 최 교수는 오는 8월 퇴임을 앞두고 두 번째 기부를 실천했다. 최 교수는 "철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 없이 공부에만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고 싶었다"며 "이른바 문·사·철(문학, 역사, 철학) 분야에서 유서 깊은 전통을 자랑하는 동국대라면 작은 지원으로도 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 총장은 "제자들을 위하는 커다란 마음을 전해준 교수님께 깊이 감사드린다. 문사철의 전통을 계승·발전해 나가는 것은 매우 중요한 과제다. 변화하는 시대상과 사회의 요구에 발맞추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회 여러 분야에서 활약하는 철학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학교 차원에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화답했다.
동국대는 최 교수의 기부금으로 '철학과 사랑장학금'을 조성하고, 철학과 학부생 및 대학원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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