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사회탐구 세계지리 8번 문제의 오류를 인정하는 법원 판결이 나와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입시전문가들은 수능 등급 재책정이나 입시 결과 번복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집단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
서울고등법원 행정7부(수석부장판사 민중기)는 지난 16일 "교육의 목적은 학생들에게 진리를 탐구하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하 평가원)이 문제가 없다고 본 세계지리 8번 문제의 ㉢지문은 명백히 틀린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2013년 11월 7일 시행된 2014학년도 수능 사회탐구 세계지리 8번 문제로 유럽연합(EU)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회원국의 총생산 규모를 비교한 문제가 출제됐다. 정답은 'EU가 NAFTA보다 총생산액 규모가 크다'는 내용이 포함된 '②번'이었다.

그러나 당시 뉴스와 통계청 자료 등에 따르면 'NAFTA의 총생산액 규모가 EU보다 크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동시에 이의 제기가 속출했다. 이에 평가원은 "EU와 NAFTA의 총생산액은 2007년~2011년까지 EU가 높았던 시기가 길었다. 해당 문항은 지리적 특성에 따른 경제협력체의 전반적 특징에 대해 평가하고자 한 것으로 특정 연도의 통계치를 묻는 것은 아니다. 매년 변화되는 새 통계치를 알고 있는지를 물을 경우 학생들의 학습 부담이 과도하게 된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출제 오류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수험생 38명이 "2014학년도 수능 사회탐구 세계지리 8번 문제 정답에 오류가 있다"며 평가원과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정답 결정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이어 2013년 12월 16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반정우 부장판사)는 "출제 오류로 볼 수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에 일부 수험생들을 중심으로 항소(1심 판결에 불복, 고등법원에 재판을 청하는 행위)가 이뤄졌으며 결국 2심에서 법원은 원고, 즉 수험생들의 손을 들어줬다
그렇다면 이번 법원 판결이 어떤 파장을 불러오게 될까? 우선 일각에서 제기되는 수능 등급 재책정이나 입시 결과 번복은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이는 대법원 판결이 아직 남아 있는 데다 2014학년도 입시전형이 모두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예상되는 것은 만일 대법원 판결에서도 수험생들이 승소할 경우 평가원과 교육부를 대상으로 한 집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다. 실제 2003년 사법시험 출제 오류로 불합격한 고시생들이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법원은 "위자료로 1000만 원씩 지급하라"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유성룡 1318대학진학연구소장은 "2008년 고려대 내신 문제가 발생했을 때도 커뮤니티가 만들어졌듯이 (이번 판결로) 의견이 모일 것이고 집단 소송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진다"면서 "세계지리 8번 문제 때문에 불이익을 받았다고 하는 친구들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유 소장은 "등급을 다시 매길 수는 없기 때문에 배상 쪽으로 갈 것"이라며 "평가원이 안일하게 대응한 측면이 있다. 올해 수능이 한 달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유사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평가원이 (문제) 검토를 철저히 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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