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학교'로 불리는 국제중과 외국인학교에 대한 논란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학벌사회 타파'를 주창한 박근혜 정부가 귀족학교 손질에 본격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아들이 '사회적배려대상자(이하 사배자) 전형'으로 합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론의 질타를 당한 영훈국제중이 결국 감사 대상에 올랐다.
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감 문용린)은 "학교법인 영훈학원과 그 설치·경영 학교의 기관운영 전반에 대한 감사와 함께 영훈국제중 편입학에 따른 전형사항 등에 대한 특정감사를 8일부터 26일까지 실시한다"면서 "언론매체와 시의회에서 의혹이 제기된 영훈학원과 영훈국제중의 편입학전형 절차 등에 대한 감사를 통해 국민의 의혹을 해소하고 영훈국제중이 설립 목적과 인가 조건에 맞게 학사운영이 이뤄지고 있는가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지난 7일 밝혔다.
현재 영훈국제중을 비롯해 국제중이 실시하는 사배자 전형의 대상자는 '경제적 배려 대상자'와 '비경제적 배려 대상자'로 구분된다. '경제적 배려 대상자'에는 △기초생활 수급자 △한부모 가족 보호대상자(저소득) △차상위계층 등이 포함되고 '비경제적 배려 대상자'에는 △한부모 가정 자녀 △소년소녀 가장 △조손가정 자녀 △북한이탈주민 자녀 △환경미화원 자녀 △다자녀 가정 자녀 등이 포함된다.
이 부회장의 아들은 2009년 이 부회장이 임세령 대상그룹 상무와 이혼함에 따라 '비경제적 배려 대상자'인 한부모 가정 자녀에 해당돼 영훈국제중의 사배자 전형에 지원할 수 있었다. 법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되진 않지만 재벌의 아들이 일반전형이 아닌 사배자 전형에 합격했기 때문에 논란이 일었다. 더욱이 영훈국제중과 관련해 합격 대가성의 2000만 원 기부 의혹 등도 제기됐다.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 부정입학 혐의 또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면서 외국인학교에 대한 비판 여론이 촉발됐다. 특히 당시 검찰 수사가 정관계와 경제계 등 사회 고위층으로 향하면서 파문은 일파만파 확대됐다. 실제 김황식 전 국무총리의 조카 며느리가 자신의 자녀를 외국인학교에 부정입학시킨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것은 물론 전 국회의원, 재벌가 등의 친인척들도 외국인학교 부정입학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대부분 브로커에게 돈을 주고 외국 국적을 허위로 취득한 뒤 관련 서류를 외국인학교에 제출한 혐의를 받았다. 최근에는 현대가 며느리인 노현정 전 아나운서와 전두환 전 대통령의 며느리인 탤런트 박상아가 외국인학교 부정입학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는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다.
국제중과 외국인학교는 대표적인 귀족학교로 불린다. 영어몰입교육 등 교육과정이 특성화된 국제중을 일컬어서는 '1%를 위한 귀족학교'라는 말도 있다. 또한 국내 거주 외국인과 3년 이상 해외에서 체류한 주재원의 자녀 교육을 위해 설립된 외국인학교는 조기유학 또는 해외대학 진학의 통로로 인기가 높다. 이런 이유 때문에 재벌과 사회 고위층 인사들이 국제중과 외국인학교에 자녀를 입학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제중과 외국인학교는 분명 각각의 설립목적과 배경을 가진 학교다. 하지만 '귀족학교' 논란을 야기하며 국민적 반감을 사고 있다. 당초 설립목적과 배경이 변질되지 않기 위해 대대적 손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학벌 중심 사회'가 아닌 '능력 중심 사회'를 구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따라서 국제중과 외국인학교 등 귀족학교에 대한 국민적 반감과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 철저한 조사를 통해 드러나는 부정과 비리는 엄벌 백계하고 국제중과 외국인학교가 더 이상 귀족학교 논란에 휩싸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지금 이 시간에도 정직하게 자녀 교육에 임하는 학부모들의 허탈감을 지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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