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이 결국 서울대 강단에 서지 못하게 됐다.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진은 21일 학과 홈페이지를 통해 '황창규 박사 초빙교수건과 관련한 사회학과 교수진의 입장'을 공지하고 "황창규 박사의 초빙교수 임용에 필요한 제반 행정절차를 중단해줄 것을 본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사회학과 교수진에 따르면 이는 학칙에 따라 임용백지화와 동일한 효력을 갖는다.
사회학과 교수진은 "이 결정은 한편으로, 피상적이고 소모적인 일련의 성명 사태와 언론 보도 속에서 사회학과 첨단기술의 창조적 접목을 시도하고자 했던 황창규 박사의 순수한 뜻과 사회학과 교수진의 의지가 왜곡되는 과정을 방치할 수 없다는 우려와 이에 동감한 황창규 박사의 결단의 결과"라면서 "비정상적으로 임용이 중단된 이 사태에 대해 사회학과 교수 일동은 깊은 책임을 통감하며 황창규 박사에게 진심어린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학과 교수진은 "학생들의 성명서에 나타난 편협한 시각에 우리는 우려를 표명한다. 황창규 박사의 초빙을 '노동을 버리고 자본의 편에 서는' 것으로 읽어내는 시선으로는 사회학을 결코 20세기의 낡은 패러다임으로부터 구제할 수 없다는 인식을 분명히 해두고자 한다"면서 "황창규 박사를 초빙하고자 했던 것은 반도체 혁명을 일으킨 그 혁신의 에너지와 지혜를 사회학과 학생들에게 선보이고, 과학과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변화하는 현대사회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좀 더 현장에 가깝게 가져가고자 함이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사회학과 교수진은 "이 뜻이 공유되지 못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사회학과는 노동과 자본, 좌파와 우파, 진보와 보수, 지역과 세계, 남성과 여성 등의 이분법적 범주를 초월해 사회적 문제와 해결책을 연구하고 논의하는 데 도움이 되는 지적 파트너를 위한 초대의 자세를 갖고 있다"며 "이번 사태에서 사회학의 장점이라 할 수 있는 열린 자세가 일부 학생들의 행동으로 인해 왜곡된 데 대해 심심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사회학과 교수진은 "학생들의 이런 행동에 교육자로서 무거운 책임을 느끼고, 이번 사태를 통해 교수와 학생 모두가 사회학의 현실과 미래를 깊이 성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면서 "이 의견의 표명으로 이번 사태가 종결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서울대 사회학과는 '황의 법칙'으로 유명한 황 전 사장을 초빙교수로 임용키로 했으나 서울대 학생들을 중심으로 임용 반대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공장에서 근무하다 2007년 숨진 고(故) 황유미 씨의 아버지 황상기 씨가 서울대 학생들과 황 전 사장 임용 반대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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