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해 경연 열풍… “보컬 실력은 나날이 좋아지는데, 다른 쪽은 시들”
김범수·반광옥·신용재·임정희·정희주 등 요즘 뜨는 가수 모두 서울예대 실용음악과 출신

“학생들 생각 깨어지는 걸 느낄 때 교수로서 보람 느낀다”
작곡가 겸 가수로 성공한 장 교수가 1995년 늦은 나이로 유학한 이유는 자신의 틀을 한 번 벗어나고 싶어서였다. 장 교수는 “당시 한국의 대중음악과 세계의 대중음악에 상당한 차이를 느꼈다”며 “(다른 나라가)음악적으로 궁금했었다”고 말했다. 자신이 속한 틀을 깨고자하는 건 요즘 학생들을 가르칠 때도 강조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장 교수는 “제 입장에서는 학생들 생각이 깨지면서 스스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교육이 뭔가라는 생각이 들고 보람이 든다”고 말했다. 교수로서 보람을 느낀다는 장 교수의 속마음을 꿰뚫어보는 걸까. 장 교수의 강의는 강의평가에서도 최고 점수를 받을 정도로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비유를 드는 화법과 다양한 경험담은 학생들의 이해도를 크게 끌어올린다는 것이 장 교수의 설명.
장 교수가 음악을 알게 된 계기는 고등학생 시절 많이 아파서였다. 형편이 어려운 집안을 돕기 위해 직업훈련소에서 기술을 배워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공부하는 주경야독의 생활 중에 과로로 쓰러졌고, 한 동안 누워 지내던 때 트랜지스터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미군방송의 팝송은 그에게 다른 세상을 알려줬다. 수준 높은 음악을 들은 그 때부터 외국에 나가고 싶어 했고, 그로부터 약 20년 뒤에 미국 버클리음대로 유학한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한 귀결인지도 모른다. 결국 지금의 장기호는 생활고와 그로인한 질병, 또 그것에서 벗어나려 했던 몸부림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수백 대 일 경쟁률, 어떻게 합격할까… “시험점수보다 재능을 보여줘라”
입시에서 수백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서울예대 실용음악과에서는 어떤 학생들을 뽑을까. 이 대학 09학번인 명품 보컬 신용재는 수시모집에서 35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 교수는 “학생과 학부모는 어떻게 하면 다득점을 할까 고민하고 필기나 실기에 관심이 많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누가 재능이 있느냐를 본다. 필기시험 만점을 받았다고 유리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보컬 지원자의 경우는 노래하는 기능, 음정, 호흡, 소리가 중요하고 가창력이 뛰어나다면 문제없지만, 외모 또한 본다는 설명. 실제로 서울예대 실용음악과 출신 가수들의 가창력은 뛰어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최근에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가수만 해도 김범수, 정희주, 신용재, 반광옥, 임정희 등으로 모두 명품 가창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듣는다. 장 교수는 “음악하려면 타고나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하지만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음악적 재능을 어떻게 끄집어내 연마할것인지 또한 중요하다. 음악적 재능이 있어도 그걸 찾아내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예술대학 취업률로 평가(?), 바보가 만든 정책”… 졸업생 99%가 음악인
서울예대 실용음악과 졸업생들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음악적 재능을 타고나 3년 간 대학에서 갈고 닦은 실력자들은 대부분 음악인의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이 장 교수의 설명. “다 프리랜서죠. 동문들을 통해 선배들이 어디 가서 뭐하는지 다 알고 있어요. 취업률을 가지고 예술대학을 서열화 시키는 건 바보가 만든 정책입니다. 최고의 가수로 평가받는 ‘나가수’ 출연자 중 4대보험 되는 사람 하나도 없잖아요. 대학이 너무 많으니 퇴출시키겠다는 건데, 방법이 잘 못 됐습니다. 이렇게 하다 보니 대학마다 허위로 취업률을 부풀리려는 꼼수를 쓰게 되는 부작용도 나오는 거죠.” 장 교수에 따르면, 졸업생의 99%는 음악 관련 일에 종사하고 있다. 눈에 띄는 가수부터, 뮤지컬 극단에서 활동하거나 학원에서 강의하는 일 등이다. 영화음악을 하는 이동준 씨의 경우 엄청난 수입을 벌어들이고 있고, 학원 강사의 경우도 일반 직장인 수준 이상의 수입을 벌어들이고 있다는 것이 장 교수의 설명이다.
하지만 음악인들의 생활 문제에 대한 고민은 아직 남아있다. “이 좁은 문에 들어왔는데, 졸업하면 모두 비정규직이잖아요. 적지 않은 학생들의 미래가 걱정이기도 합니다. 장사면 누군 좀 덜 팔아 대충 꾸려나가지만, 가수는 자리가 없으면 아예 없는 거잖아요. 하지만 앞으로 3년 동안의 기간을 효율적으로 음악 플랜을 잘 짜서 노력한다면 실패하거나 도태되지 않을 것이라고 학생들에게 강조하고 있습니다.”
“인생은 대기만성… 즉흥적으로 산 사람 잘 되는 것 못 봤다”
장 교수가 수험생들에게 주고 싶은 조언은 ‘인생을 좀 더 길게 보라’는 것. “인생은 대기만성이에요. 짧게 시작하면 짧아질 수밖에 없죠. 무덤 속에 들어갈 때까지 경주라고 생각하면 한 눈 팔 시간이 없을 겁니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즉흥적으로 인생을 산 사람이 잘 되는 걸 못 봤어요. 추신수, 박찬호, 반기문, 박태환, 김연아 모두 수십 년 평생 한 가지 일을 오래 했기 때문에 성공한 거잖아요.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는 말이 있는데, 저는 ‘인생은 길고, 예술은 더 길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장기호 교수는 1986년 김현식의 3집 음반 중 ‘그대와 단둘이서’ 작사·작곡으로 음악계에 데뷔했다. 1988년 빛과소금 그룹 활동을 했으며, 광고음악, 뮤지컬 등 다수의 음악을 작곡, 연주, 편곡, 제작해왔다. 88서울올림픽 공익광고와 MBC 캠페인 ‘잠깐만’, CBS 캠페인 ‘함께 해요’, MBC 베스트셀러극장(샴푸의 요정 등)에서 듣던 음악이 모두 장 교수의 작품이다. 저서로는 ‘내 노래는 내가 만든다-장기호의 코드스터디(2009)’, ‘내 노래는 내가 꾸민다-장기호의 대중음악 작곡법’(2011)이 있으며, CBS라디오 ‘꿈과 음악 사이에’, ‘CCM CAMP’ 진행, MBC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 고정 패널, ‘자니윤쇼’, ‘음악이 있는 곳에’ 등에 출연했으며, 최근에는 MBC서바이벌 ‘나는 가수다’ 프로그램 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다. 1995년 미국 보스턴 버클리 음대에서 5년간 유학한 것을 계기로 한국에 돌아와 경희대와 동덕여대, 서울예술대학 등에서 강의를 해오다 서울예대 실용음악과 교수로 임용됐다.
| 서울예술대학 실용음악과 이렇게 뽑아요 일반학생전형 수능 미반영으로 치러져 학생부 40%+실기60%… “실기 점수가 당락 좌우” 서울예술대학 실용음악과는 2012학년도 정시모집을 통해 노래, 작곡, 연주, 전자음악 등 4개 분야에서 35명(정원내)을 선발한다. 정원외 특별전형 선발인원은 전문대졸이상 전형 23명 등 총 46명이다. 노래 분야에서는 남녀 각각 4명씩 8명, 작곡 4명, 연주는 피아노(6명), 드럼(5명) 등 5개 분야 22명, 전자음악 1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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