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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OHK는 학생 창작 동아리 '테일즈 인 블룸(TiB)'이 쓰고 그린 ‘속솜허지 말라’를 지난 5일 출간했다고 밝혔다. 제목은 '조용히 해선 안 된다'를 뜻하는 제주 방언으로, 4·3 이후 제주를 덮었던 사건을 다루고 있다.
책은 1950년 한국전쟁 직후 예비검속으로 아버지를 잃은 아이의 시선을 따라간다. 아버지의 얼굴도 목소리도 잊히지만 뒤축이 닳은 검정 고무신 한 짝만은 기억에 남는다는 설정으로, 고무신과 정낭, 동백을 통해 그날을 기록했다.
학생 여덟 명은 2025년 프로젝트를 시작해 약 반년간 자료 조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섯알오름을 직접 찾아 희생자 132위가 함께 묻힌 백조일손지묘를 둘러봤고, 양신하·조정배·강태식 어르신을 만나 증언을 들었다. 학생들이 현장에서 쓴 추모의 글은 원문 그대로 책 말미에 실렸다.
본문은 국문과 영문을 나란히 실었다. 4·3을 외국인과 다음 세대에게 알리겠다는 기획 의도에서다. 부록에는 4·3의 역사 해설과 제주말 풀이, 연필 스케치 원화와 스토리보드, 함께 생각해볼 질문 등 일곱 꼭지를 담아 교실에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책을 쓴 신시은 학생은 "현장에서 어르신들의 증언을 듣고 희생의 흔적을 마주하며, 역사를 전한다는 것은 사건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안에 담긴 사람들의 삶과 기억을 함께 전하는 일이라는 것을 배웠다"며 "이 책이 제주 4·3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역사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수익금 일부를 4·3과 관련된 분야에 기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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