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며 아이들이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 있는 경우가 많아졌다. 성장판이 아직 닫히지 않은 시기에는 일상적인 자세나 걸음걸이처럼 사소해 보이는 습관 하나가 앞으로의 성장과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작은 변화라도 장기적으로 쌓이면 성장의 흐름을 흔들 수 있기에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성장기에는 흔히 척추측만증, 평발, 휜 다리, 성장통 같은 근골격계 이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나아질 것이라 여겨지기 쉽지만, 적절한 시기에 진단하고 치료하지 않으면 빠른 성장 속도에 따라 상태가 급속도로 악화될 수 있다. 성장기에 악화된 체형 불균형이나 근골격계 통증은 성인이 된 후에도 쉽게 회복되지 않아 평생 불편을 줄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평발이 있다. 대부분의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평발 상태이며, 성장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 아치가 형성된다. 일반적으로 6세에서 10세 사이에 아치가 만들어지지만, 이 시기를 지나서도 평발이 지속된다면 단순한 성장 과정으로 넘기기보다는 전문적인 진단이 필요하다. 평발을 방치하면 발목 통증이나 운동 능력 저하는 물론, 체형 불균형이나 자세 이상으로 이어질 수 있고, 결국 다른 근골격계 질환의 위험도 높아지게 된다.
또한 요즘에는 ‘저신장’ 또는 ‘저성장’ 문제가 자주 관찰되고 있어 부모의 꾸준한 관찰이 필요하다. 키가 또래에 비해 유난히 작거나 성장 속도가 느리다면 저성장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같은 연령과 성별의 아이들 중 키가 가장 작은 3%에 해당하거나 평균보다 10cm 이상 작을 때, 또는 1년간 성장한 키가 정상보다 현저히 적을 경우 진료가 필요하다.
이때 가장 먼저 시행하는 검사가 골연령 검사다. 이는 성장판의 닫힘 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X선 검사로, 아이의 생물학적 성장 나이를 평가하는 데 활용된다. 이후에는 성장호르몬 분비 상태, 내분비계 기능, 유전적 요인 등을 확인하기 위한 정밀 검사가 추가로 이뤄진다. 만약 성장호르몬 결핍이나 내분비계 이상처럼 병적인 원인이 발견된다면 가능한 한 빠른 시기에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대표적인 치료법인 성장호르몬 주사 치료는 성장판이 닫히기 전, 즉 사춘기 이전에 시작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유전적이거나 체질적인 성장 지연일 경우에는 부모의 성장 이력과 골연령을 바탕으로 장기적인 성장 경과를 예측하고, 그에 맞는 맞춤형 관리 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부모가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부분도 결코 적지 않다. 하루 세 끼 균형 잡힌 식사를 제공하고, 7시간 이상의 충분한 수면을 유도하며, 줄넘기나 달리기 같은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게 하면 성장판 자극에 도움이 된다. 이런 기본적인 생활 습관은 단순히 키 성장뿐 아니라 신체 전반의 기능 발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전자기기 사용 시간을 조절하고, 야외 활동을 통해 햇빛을 충분히 쬐게 하면 비타민 D 합성에 도움이 된다. 비타민 D는 칼슘 흡수와 골격 형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므로 성장기에는 반드시 확보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스트레스가 적은 가정 환경을 조성하고, 바른 자세를 익히도록 자연스럽게 지도하는 것도 중요하다.
성장기 아이는 신체뿐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민감한 시기를 보내기 때문에, 몸과 마음이 모두 안정된 상태에서 건강한 성장이 이루어진다. 성장판검사와 같은 정밀한 진단과 종합적인 관리 계획은 아이의 현재뿐 아니라 평생의 건강과 삶의 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일상의 작은 습관과 부모의 관심이 결국 아이의 미래를 지탱하는 기반이 되는 셈이다.
신체 변화가 급격히 진행되는 성장기에는 성장판검사를 포함한 정밀 검사를 통해 아이의 성장 궤적을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한 시기에 개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가 보내는 사소한 신호를 놓치지 않고 조기에 발견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성장 부진이나 체형 불균형 등의 문제로부터 아이를 지킬 수 있다.
글: 안암동 성모365코끼리정형외과 정호영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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