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뉴스를 통해 코로나 중증 환자 가족에게 닥친 황당한 경우를 본 적이 있다. 기초생활수급자인 A씨가 코로나19 격리 해제 후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금액으로 받은 고지 금액이 무려 3600만원이 넘는다는 것이었다.
현재 코로나19 환자 치료비는 격리 해제(검체 채취일로부터 7일) 전까지만 지원이 가능하고 그 이후에는 증상이 있어 일반 중환자실로 이동하더라도 지원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아마 의료보험재정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환자가 폭증했기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정책담당자라면 이러한 위기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서 정책을 시행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생각에서 현재 의료보험체제를 살펴보게 되었다.
2022년 현재 우리나라는 ‘국민건강보험’이라는 건강보험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모든 국민이 의무적으로 가입되어 있다는 점으로 인해 건보 급여 정책 변경과 같은 건보 재정에 관한 이슈는 상당 수 국민의 관심을 받는다. 보장성을 확대하되, 건전한 재정을 유지하는 것을 기본으로 지향해야하는 것은 언제나 동일하지만, 보장성, 건전한 재정 중 어느 것에 더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정책이 달라지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경우에는 ‘문재인 케어’를 내세워 보장성을 대폭 확대하는 것에 중점을 둔 정책을 시행하였다. 이는 4대 중증질환 뿐만이 아닌 모든 의료적 행위에 대한 비급여의 급여화, 취약계층의 본인부담 완화, 사후 안전망 강화를 통해 보장성을 70%까지 확대하겠다는 기조를 가져 이전 정부와는 반대로 보장성 확대에 더 집중하였다. 하지만 이를 재정 건전성 측면에서 보면, 이러한 정책으로 인해 수지가 적자로 돌아서 빠르게 건강보험 적립금을 소진 중이어서 재정 악화에 따른 우려의 시선이 커진 상황이다.
첫 번째 문제점은 비급여의 전면급여화가 의료현장에서는 비급여 풍선효과로 상당수 진료비가 환자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점이다. 의료기관이 비급여 진료가격, 항목, 양을 임의로 정할 수 있어 급여가 되지 않는 새로운 검사항목을 계속해서 추가하는 사례도 발생하여 애초 정책 당국이 기대하는 의료비 부담 경감이 소홀해질 우려가 있다.
두 번째 문제점으로 비급여의 급여화 정책으로 상급병실 입원비, 추나요법, 초음파 MRI 검사 확대 등 혜택을 받는 사람의 수가 증가한 것은 바람직하지만 더 급하고 중요한 질환에 대한 급여화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소아 중증 아토피 환자가 맞아야 하는 주사가 소아에게 아직 비급여라는 점, 틀니 및 임플란트처럼 필수의료 분야가 아닌 노인성 치과질환이 우선적으로 보장성 강화 정책에 포함되었다는 점 등 치명적이지 않은 환자보다 더 위중한 환자를 위해 비급여를 일부라도 급여화 했다면 환자의 생명에 더 도움이 됐을 것이다.
세 번째 대형병원 쏠림 현상과 일차의료의 붕괴 우려이다. 문재인 케어의 급여화 항목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선택진료비와 상급병실료의 건강보험 적용이다. 진료비용에 대한 부담도 줄어들고 상급병실의 접근성도 증가하기 때문에 이왕이면 동네 병원보다는 소위 ‘대형병원’이라 불리는 상급종합병원 및 종합병원에만 환자가 밀집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점은 건강보험이 대한민국 국민 전체를 아우르기 때문에 그만큼 안정적인 운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책의 목적에는 반대하는 의견을 내놓기 어렵지만, 건강보험의 특성 상 지속성과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장기적인 관점에서 계획을 수립하고 일관성 있게 정책을 이끌어나가야 한다.
대한민국은 현재 고령 인구가 급증하고 있으며 만성질환을 보유한 환자들의 수도 늘어나는 등 다양한 변화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만큼,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모든 국민들의 건강을 보호하고 원활한 의료서비스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건강보험에 대한 중장기적인 운영 계획 및 정책의 수립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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