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공학부 단일학부 체제…에너지 분야 5대 세부 트랙 운영
미국 올린공대, 미네르바 대학 등 차별화된 교육 프로그램 적용
[대학저널 황혜원 기자]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가 107명 학부생의 입학과 함께 본격 개교했다. 전남 나주시 빛가람혁신도시 소재의 한국에너지공대는 정부, 지자체, 한국전력공사가 설립한 대학으로 ‘탄소중립’ 시대의 ▲글로벌 에너지 리더 양성과 ▲산·학·연 에너지 클러스터 허브 ▲에너지 연구의 컨트롤타워 역할 수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윤의준 한국에너지공대 초대총장은 지난 3월 2일 열린 입학식과 비전선포식에서 2050년까지 ‘에너지 분야 세계 TOP 10 공과대학’으로 성장할 것을 공표했다. 전 세계 에너지 전환을 선도함과 동시에 대학교육 혁신, 지역균형 발전을 이루겠다는 포부다. 윤 총장을 만나 한국에너지공대의 설립 의미와 인재상, 교육과정, 발전 계획 등을 들어봤다.
• 대담 | 최창식 편집국장 • 정리 | 황혜원 기자
- 올해 첫 입학생을 받았다. 한국에너지공대의 설립 의미와 비전 등을 소개한다면.
“한국에너지공대는 ‘인류와 국가, 지역에 공헌하고 미래 에너지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는 건학이념으로 세워졌다. 에너지산업의 주무 부처가 산업통상자원부로 일괄된 만큼 산자부 산하의 첫 번째 대학이기도 하다. 공학교육 혁신과 융합·실증 중심 연구혁신을 통해 청정 미래를 선도하는 글로벌 에너지 리더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
영문 교명인 KENTECH(Korea Institute of Energy Technology)은 ‘K(orea)’와 ‘EN(ergy)’, ‘TECH(nology)’를 더한 것으로 에너지 분야를 선도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에너지 분야의 선택과 집중을 통한 ‘강소형 대학’, 국가와 지역 경제발전을 선도하는 혁신적 가치를 창출하는 ‘글로컬 대학’, 다자간 자원역량의 공유·집적을 통한 산학협력 ‘연합형 대학’, 기존 대학의 교육모델을 뛰어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미래·혁신 대학’을 세부 목표로 세우고 있다. 이를 통해 ‘에너지 연구를 선도하는 글로벌 산·학·연 클러스터 중심대학’이라는 대학 비전을 실현하고자 한다.”
- 입시에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는데, 학생 선발과정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한국에너지공대의 인재상은 무엇인가.
“2022학년도 수시모집을 통해 100명, 정시모집을 통해 10명의 학생을 모집했다. 개교 첫해임에도 수시 24대 1, 정시 95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으며, 총 110명의 모집인원 중 107명의 학생이 등록해 최종 97.3%의 신입생 충원율을 기록했다. 대학원에는 49명의 석·박사과정생이 입학했다.
‘탁월한 연구역량과 기업가 정신, 글로벌 시민의식을 갖춘 미래 글로벌 에너지 리더’가 우리 대학의 인재상이다. 이를 위해 국내 대학 최초로 ‘창의성 면접’을 시행하는 등 면접과정에서 기초수학능력과 학생들의 잠재력, 창의성을 측정하고자 심혈을 기울였다.
먼저 첫 번째 면접을 통해 학생부를 바탕으로 학교생활과 교과 성적 등을 평가한 뒤, 이어서 두 번째 면접인 창의성 면접을 시행했다. 창의성 면접은 정해진 답이 없는 문제를 내고, 학생의 문제해결 능력과 창의성 등을 평가한 것이다.
예를 들어 연료전지, 배터리팩, 태양광 패널, 액화기, 펌프, 파이프, 프로펠러, 전기모터, 저장탱크, 초전도케이블, 특수나이프 등 각 개발도구의 설정값과 함께 기후와 특성 등이 각기 다른 6개 지역을 제시했다. 어느 지역에 어떤 도구를 이용해 발전소 등을 세울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었다. 학생에 따라 선택하는 지역도, 도구의 조합도 제각각의 답변이 나왔다.
이를 통해 기초적 지식을 어떻게 적용을 하고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 사고의 전개를 평가하고자 했다. 면접 배점은 학생부 면접이 25%, 창의성 면접이 75%였다. 한 학생의 경우 창의성 면접에만 1시간이 소요될 정도였지만, 미래 에너지 문제해결을 위한 충분한 잠재력을 갖춘 학생들을 선발했다고 자평한다.”
- 전공, 교육 등 커리큘럼은 어떻게 구성되나.
“한국에너지공대는 무전공 체제로 ‘에너지공학부’ 단일학부로만 운영된다. 오로지 ‘에너지’에만 집중하고 있으며, 에너지산업 파급력과 지구적 난제 해결에 기여도가 높은 5대 영역의 트랙을 개설했다.
5개 트랙은 ▲에너지산업과 AI기술을 통해 에너지 생산과 에너지 운영기술을 습득하는 ‘에너지 인공지능 트랙’ ▲미래 첨단소재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에너지 신소재 트랙’ ▲에너지와 신기술을 융합해 미래 전력망을 구현하는 ‘차세대 그리드 트랙’ ▲생산-저장-운송-활용 등 수소의 전주기를 연구하는 ‘수소에너지 트랙’ ▲미세먼지·이산화탄소 저감·포집 등을 위한 에너지 기후·환경기술을 개발하는 ‘환경·기후기술 트랙’으로 구성된다.
학생들은 1학년 과정에서 ‘VC(Visionary Course)’를 통해 다양한 트랙을 경험하게 된다. 1년간 최소 2개의 트랙을 경험하며 물리, 화학, 수학 등이 어떻게 적용되고 응용되는지를 습득할 수 있다. 이후 2학년에서 심화 과정을 학습하고, 3학년에서는 2년간 학습한 지식 등을 바탕으로 ‘자유연구프로젝트’를 수행한다. 마지막 4학년 과정은 기업과 협업을 통한 캡스톤프로젝트 과정으로 운영된다.”
- 한국에너지공대만의 차별화된 프로그램이 있다면.
“세계 최고의 대학을 목표로 하는 만큼 글로벌 교육 트렌드와 최신 학습 이론 등을 반영한 창의적인 교육과정을 마련했다.
특히 미국의 올린공대를 벤치마킹하고자 했다. 올린공대는 학부생이 400명도 채 되지 않는 소규모 대학임에도 입시 경쟁률이 MIT, 스탠퍼드 등보다 치열하다. 이유는 ‘GAPA(Goal-Activity-Products-Assessments)’라는 차별화된 교육방식에 있다. 교수와 학생이 함께 강의를 통해 무엇을 얻을 것인지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일련의 활동을 통해 성과(산출물)를 생산한 뒤, 교수와 함께 결과를 평가하는 과정이다.
교수들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고 가르치는 ‘Teacher’의 역할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을 돕고 협력하는 ‘Facilitator’ 역할에 집중한다. 교수가 아니라 학생이 원하는 방향으로 수업을 주도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에너지공대는 ‘GAPA교과설계방법론’을 전 학년, 전 과정 교과목에 적용했다.
또한 인문학적 통찰력, 비판적·창의적 사고, 효과적 커뮤니케이션을 배양하기 위해 미네르바 대학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온라인 학습 플랫폼 ‘Forum™’을 도입했다. 결국 공학을 통한 사회문제 해결은 인문사회적 소양과 의사소통 능력이 뒷받침될 때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Forum™의 특징은 교수와 학습자에게 능동적인 학습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학생별 참여도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수업에 소극적으로 참여하는 학생을 이끌며, 수업 전 과정 녹화로 개인별 피드백도 이뤄진다. 학생들은 Forum™을 통해 수업 전에 수업 내용을 미리 학습하고, 강의 시간에 함께 과제를 풀고 토론하는 등의 학습 체험을 하게 된다.
이와 함께 ‘Triple Advising Care’를 통해 학생 1인당 학부, 트랙, RC 등 3명의 지도교수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학습과 생활을 통합한 총체적 교육을 제공한다.”
- 지역과의 공존·상생이 최근 대학의 중요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산·학·연 에너지 클러스터 허브’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지역사회, 대학과의 협력 방안은 무엇인가.
“한국에너지공대의 기술을 바탕으로 기업과 인재, 자본 등을 유인해 나주에서 세계로 뻗는 ‘에너지 유니콘’을 창출함으로써 지역상생을 촉진할 계획이다. 광주와 전남, 전북을 아우르는 재생에너지 전환을 촉진하고, 40만㎡ 부지의 캠퍼스에 재생에너지 기술기업을 유치하고 창업을 지원하는 등 연구소 R&D ZONE, 에너지산업 벤처 ZONE, 공동 캠퍼스 ZONE, 산학협력지원센터 ZONE을 구축하려 한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수많은 혁신기업이 소재한 이유는 스탠퍼드대, UC버클리 등과 같은 인근의 명문대학에서 우수 인재가 만들어지고, 이들이 뛰어난 원천기술 등을 개발해 결국 산업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지역혁신은 지역의 우수 대학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한전이 나주로 이전함에 따라 KPS 등 유관 공공기관이 자리 잡고 있고, 이외에도 500여개의 기업이 입주하고 있지만, 개별 기업이 모두 R&D역량을 갖추기는 어렵다. 실질적인 에너지 혁신의 핵심은 대학에 있다고 본다.
이에 지난해 12월 전남대, GIST(광주과학기술원)와 각각 교육과 연구, 시설 등에 대한 공유·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동신대와 조선대 등 인근 대학과의 협력 관계도 점차 확대하고자 한다. 전남도에서 추진 중인 초강력레이저연구센터 유치 등에도 GIST와 협력하고 있다.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정주여건을 개선해 젊은 세대가 정착할 수 있는 ‘일-삶-놀이-배움’이 이어지는 지역사회를 만드는 것이 최종적인 과제라고 할 수 있다.”
- 향후 대학 발전 계획이 궁금하다. 초대총장으로서 어떤 부분에 역점을 둘 계획인가.
“아직 개교 첫해인 만큼 캠퍼스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월 카메라와 녹화시스템, 마이크, 대형 스크린 등을 위한 강의실과 임시도서관, 스터디카페, 행정실 등을 갖춘 개교 핵심시설을 완공한 데 이어서 2024년까지 행정강의동, 데이터센터, 학부·대학원생 기숙사, 방문자 숙소, 어린이집 등을 구축할 예정이다. 2025년에는 연구동, 학생회관, 도서관을 완공하고 향후 중장기 발전계획의 일환으로 컨벤션센터, 체육관 등까지 구축을 생각하고 있다.
또한 현재 석학교수 10명, 정교수 15명, 부교수 10명, 조교수 13명 등으로 구성된 총 48명의 교원을 2025년까지 10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개교 초기에 대학 고유의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고, 학생을 우수 인재로 양성하기 위해선 교직원의 역할이 막중하다고 생각한다. 결국 대학도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조직이기 때문에 수평적인 대학문화를 만들고 싶다.”
- 끝으로 수험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기존의 에너지자원은 이제껏 문명 발전의 근원이 됐지만, 이제는 탄소중립적인 새로운 에너지원 발굴이 시대적 과제가 됐다. 이는 기술 개발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으며, 에너지 신기술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인재가 시대를 이끄는 리더가 될 수 있다. 한국에너지공대는 미래의 에너지 리더를 육성하기 위한 차별화된 공학교육, 영어, 토론 등의 최적의 교육을 제공할 것이다.”
■ 윤의준 총장은
서울대 금속공학과에서 학·석사 학위를 받고, 미국 MIT에서 전자재료학 박사학위를 수여받았다. 미국 AT&T 벨연구소 박사후연구원을 거쳐 1992년부터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로 재직했다. 이후 공과대학 대외협력실장, 연구처장, 산학협력단장 등을 역임했으며, 한국에너지공대 설립추진위원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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