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체제와 전 국민의 인식이 바뀌는 거대한 변화는 혁명이나 개혁과 같이 한순간에 이루어지기 쉽지 않다. 오랜 시간 많은 이들의 끊임없는 토론과 논쟁 등을 통해 사회적인 합의를 이루어 낼 때 가능하다.
그런데 이러한 변화의 시작은 작지만 내가 처해 있는 현실에서 시작한다. 내가 생활하면서 느낀 불합리나 문제점이 나만의 것이 아닌 공동체가 같이 해결해야 하는 것으로 공론화하고 이것을 개선하기 위해 집단적으로 조직화하여 움직이면 그것이 변화의 시작이다. 나 역시 그 변화의 시작에 조금이나마 동참하기 위해 대선을 앞두고 바람직한 우리 사회의 변화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후보들의 각종 공약 중 나의 관심을 가장 많이 끌었던 분야는 양육과·돌봄에 관련된 부분이다. 각 당 후보들의 양육과·돌봄에 관련된 주요 대선 공약을 보면 국민의힘은 양육수당 인상과 육아휴직 기간을 부모 합쳐 3년으로 확대한다고 한다. 민주당은 온종일 돌봄체계 구축 및 자녀 출산 시 부모 모두 자동으로 신청되는 ‘자동 육아휴직 등록제’를, 정의당은 ‘생애주기별 노동시간 선택제’와 ‘돌봄자 수당’ 도입 등을 내세우고 있다. 물론 관련 예산이 현실성 있게 뒷받침이 되어야 하겠지만......이것을 보면 인구 감소의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모두 양육 돌봄에 있어 국가 책임을 강화하고 현재보다 양육과 돌봄에 대한 지원이 더욱 강화되어야 함을 자각하고 있는 듯하여 다행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남성은 생계부양자, 여성은 돌봄전담자’라는 사회적인 통념 자체가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성들이 언제든지 아이들에게 갈 수 있도록 여성들만을 대상으로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거나 시간제 노동자로 일하게 하는 것은 이러한 통념을 강화시킬 뿐이다. 남성들 역시 이러한 혜택을 걱정 없이 누릴 수 있도록 남녀를 불문하고 모두에게 돌봄과 양육에 시간을 할애할 수 있도록 노동시간을 줄여줘야 한다. 요즘 젊은 부부들은 남편의 가사노동 및 육아 참여 의지가 강하다.
하지만 일주일에 한두 번 이상 야근이나 철야 근무를 해야 하는 남편들이라면 육아와 가사노동에 같이 동참하기 매우 힘들어진다. 따라서 육아와 돌봄을 위해 근무시간을 단축하거나 휴가를 쓰는 것에 있어서 남녀 구분 없이 모두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인 분위기와 이것을 뒷받침 할 수 있는 실질적인 법과 제도가 필요하다.
또 우리 사회의 고용 불균형을 해소하는 것 역시 시급하고 중요하다. 대선후보자들은 공약을 통해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맞춘 고용 창출 등을 강조하지만, 얼마나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느냐 하는 것보다 고용 불안 없는 양질의 일자리를 차별 없이 제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서울과 지역,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일자리 격차가 현 상황처럼 지속될 경우 이것은 교육 문제, 부동산 문제와 연결되어 심각한 사회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를 줄이고, 중소기업의 노동 여건 등이 개선되어야 한다. 또 수도권에 일자리가 집중된 상황을 해소할 수 있도록 지방에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을 좀 더 강화해야 한다.
선거 운동 과정에서 후보들에 대한 온갖 루머와 인신 공격, 비방 등으로 실망이 클 때가 많지만 5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대선은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모색해 보는 매우 적절한 시기라 할 수 있다. 역대급으로 실망스런 후보라 할지라도 나라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것은 우리 훌륭한 국민들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선거에 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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