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저널 백두산 기자] 퇴행하는 우리의 교육에 관한 쟁점과 대안을 최신 연구 결과와 다채로운 경험을 토대로 날카롭게 제언하는 책이 출간됐다. 책은 기업과 대학, 그리고 정부 부문 모두에서 세계의 혁신 현장을 직접 발로 뛴 경영학자가 바라본 세계의 미래 교육을 말한다. 고3 입시생 자녀를 둔 한국 아빠이자,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미래인재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저자의 한국 교육에 대한 현실적 고민을 따라가다 보면 ‘나와 자녀의 미래 삶을 위한 교육’에 관한 새로운 사유가 움튼다.
우리의 교육 현장은 역동적인 시대 변화를 담아내기보다는 오히려 과거로 퇴행하고 있다. ‘교육 공정성의 회복’이라는 명제 아래 국제 중학교가 폐지되고 대학 입시의 수시전형은 축소됐으며 정시전형이 확대됐다. 코로나19 이슈까지 더해져, 단 한 번의 수학능력시험을 통해 대학 입학 여부가 결정되는 흐름도 확산됐다. 이러한 국가 주도의 획일화된 교육정책, 주입식 교육, 객관식 시험, 과도한 대학 입시 경쟁은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을까?
‘메리토크라시’라는 이 책의 제목에 주목해야 한다. 교육은 기회의 평등을 넘어, 사람들 각자가 갖고 있는 기회를 추구하도록 돕는 데 그 본원적 목적이 있다. 지금의 고용 환경과 기업 세계의 조직 구성, 일하는 방식은 과거 산업화 시대와는 완전히 다르다. 이전의 교육이 고용을 위한 것이었다면, 앞으로의 교육은 ‘자아실현’과 ‘창의성의 극대화’를 통해 자기고용이 가능하도록 그 구체적인 방법과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이 책은 현재 우리나라 교육이 처한 상황을 정확히 분석하고, 표준화의 함정과 불평등 구조에 빠진 교육 문제를 해결한 새로운 관점을 독창적이고 시의적절하게 제시한다. 지금까지의 교육은 정답을 빨리 알아내라고 요구해왔다면, 앞으로의 교육은 고도화된 지식과 기술을 토대로 가치 있는 문제를 끊임없이 발굴하고 해결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 책에 담긴 교육 관련 다학제적 최신 연구 결과들은 스스로 미래를 창조하고 디자인할 수 있게 하는 교육이 가능함을 웅변한다.
그가 이 책에서 강력하게 주장하는 것은 이 시대의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바로 보는 것이다. 경영학자의 시각으로 유아 및 초중등 교육부터 대학과 기업 교육 영역까지, 한국 교육만이 아닌 미국, 중국, 일본, 영국과 유럽 등 전 세계적 시각에서 교육의 문제를 살폈다.
정의와 불공정 사회를 말하는 마이클 샌델, 경제적 불평등을 이야기하는 토마 피케티, 글로벌 세계를 말하는 토머스 프리드먼이 제기한 문제들에 ‘모두를 위한 21세기 실천 교육’이라는 유효한 대안으로 답하고 있다. 가능한 일일까? 가능성이 없다면 이 책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미래 세대가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길과 방법론을 1권 ‘학교 교육의 새로운 미래 편’과 2권 ‘모두를 위한 21세기 실천 교육 편’을 통해 상세히 나눈다.
1권은 표준화의 함정에 빠진 교육에서 미래세대를 지켜내는 새로운 교육을 말한다. 저자는 디지털 노동자가 언어, 수학, 데이터 분석, 법률 검토, 회계 및 세무 업무 등을 모두 처리할 수 있는데, 문제 푸는 기술을 배우는 대치동 학원에 아이의 시간과 에너지, 가족의 자산을 상당 부분 투자하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판단인지 의문을 제시한다. 시대 변화에 맞춰 개인의 직무, 나아가 직업적 삶이 어떻게 바뀔지 조망하며, 유아 교육에서 대학 교육까지 전반의 영역에 걸쳐 교육이란 무엇인지, 학교란 무엇인지 각각의 고유한 역할 정체성을 묻고 답한다.
2권은 실력과 매력이 학력과 재력을 이기는 시대를 왔음을 밝히며, 이에 필요한 ‘모두를 위한 21세기 실천 교육’을 말한다. 기업들은 과거에 주어진 과업에 충실한 ‘표준화된 인력’으로 더 싸게, 더 낫게, 그리고 더 빠르게 비즈니스를 펼쳐왔다. 하지만 이러한 성공 방정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우리는 이제 새로운 기술, 새로운 지식,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새로운 조직의 운영 형태를 통해 기존 산업의 질서와 그 판을 송두리째 바꾸어버리는 ‘와해적 혁신’이 일상화되고 있다. 기업과 대학 간 교육의 경계도 허물어지고 있다. 기업은 대학화 돼가고, 대학은 기업화되고 있다. 기업교육과 대학교육 모두 혁신에 혁신을 거듭하고 있으며, 혁신 엘리트에 의한 새로운 엘리트주의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 책은 교육의 의미를 묻고 해답을 찾는 과정을 낱낱이 기록한 만큼 앞으로 교육이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하는 사유의 출발선이 되어준다. 한편 현실 세계에서 가능한 교육 경력 설계에 대한 사례를 다양하게 담아 독자들의 효과적인 교육 경력 개발도 가능하도록 했다. 더불어 교육을 둘러싼 정부-기업-개인의 역할을 구체적이고도 현실적으로 명시한다. 자녀의 교육 문제로 고민하는 많은 학부모님과 미래 세대들의 내일을 책임지고 있는 현장의 교육자들, 그리고 교육정책 관계자들과 이러한 문제와 그 무게를 함께 나누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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