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실대, 추사 김정희의 서찰첩 완당수찰(阮堂手札) 최초 공개

신효송 / 2019-10-17 10:43:37
제주 유배생활 이야기 담긴 특별한 자료

[대학저널 신효송 기자] “먹는 것은 대략 가지고 온 말린 민어 건포(乾脯) 따위로 버티고 있다. 비록 읍성(邑城) 밖이라 하더라도 도살을 금하여 고기를 먹는 사람이 없으니, 고기를 구해 먹고 싶어도 어찌할 방도가 없구나. 반드시 제주성(濟州城) 100리 밖에서 사온 뒤라야 비로소 고기 맛을 볼 수 있단다. 그러나 이 또한 어찌 번번이 할 수 있는 일이겠느냐?”


숭실대학교(총장 황준성)는 지난 10일 한국기독교박물관(관장 황민호)이 동 박물관 설립자인 고(故) 매산 김양선 교수가 수집한 추사 김정희의 서찰첩을 탈초․번역 및 해제해 '한국기독교박물관 소장 완당수찰(阮堂手札)'을 발간했다.


이번에 공개된 서찰첩은 김정희가 제주도에 유배된 1840년 이후 힘든 나날의 유배생활을 담아 뭍으로 보낸 편지로 구성돼 있다. 전체적으로 편지 20편, 시고(詩稿) 1편, 기타 3편 등 총 24편이 장첩됐다.


김정희는 북학의 종장이자, 고증학 연구의 대가, 조선 금석학 연구의 개창자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서법(書法) 연구에 몰두하여 추사체를 창시한 바 있다.

‘완당수찰(阮堂手札)’에서 ‘완당’은 김정희의 별호이며, ‘수찰’은 직접 쓴 편지라는 의미로, ‘완당수찰’은 김정희가 직접 쓴 편지‘라는 뜻이다. 여기에 수록된 20편이 편지는 작성일자, 수신자가 명확치 않으나, 대부분 업무지시 내용이어서 김정희가 그의 집안일을 도와주던 겸인(傔人, 심부름꾼)에게 보낸 편지임을 알 수 있다. 그동안 알려진 김정희의 편지는 가족 또는 친구에게 보낸 것이 대부분인데, 겸인(傔人, 심부름꾼)에게 보낸 최초의 것이어서 주목된다.


본 서찰첩은 김정희의 초기 제주 유배생활의 내밀한 이야기가 담고 있어 매우 특별한 의미를 지닌 자료다. 김정희의 다른 서찰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고단했던 유배생활의 진면목이 드러나 있는데, 유배지에서 반대파들이 보낸 수령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기도 해 인사 청탁으로 자신의 주변에 가까운 인물을 두고자 노력했던 내용이 담겨 있다. 더불어 아전과 서리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김정희의 유배생활을 도와줬던 사실도 확인할 수 있다.


이 외에 주목할 만한 내용으로 김정희 자신이 평생 수집했던 서화(書畫) 관리에 관한 내용이 상세히 나타나 있다. 그가 중국에 관한 상당수의 정보를 얻으며 의지했으며 <세한도>를 그려준 이상적(李尙迪)의 연행에 관한 궁금증도 잘 드러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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