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저널 이희재 기자] 전국 대학에서는 찬란한 대학생활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후기 학위 수여식이 진행됐다. 졸업생들은 학위 수여식을 통해 그간의 노고를 치하 받고 새로운 출발을 축하 받으며 대학생활을 마무리했다. 이번 학위 수여식에서는 특별한 사연을 가진 졸업생들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대구대학교(총장 홍덕률) 이우호 씨는 1급 시각장애를 극복하고 박사학위(특수교육학과 시각장애아교육 전공)를 받았다. 지난 2013년 대구지역 최초로 장애를 딛고 특수교과가 아닌 일반교과(영어)에 합격한 그는 경북여고와 대구예담학교에서 영어교사로 일하면서도 틈틈이 졸업 논문을 준비해 왔다. 박사 논문 제목은 '시각장애학교 중등학생의 학습동기, 학습태도, 영어 학업성취도 간의 관계'다.
이 씨는 20대 초반 군입대를 앞두고 신체검사를 받던 중 '망막 색소변성증' 판정을 받았다. 이후 병세가 급속히 악화돼 24세 때 앞을 전혀 볼 수 없는 1급 시각장애인이 됐다. 하지만 이 씨는 좌절하지 않고 1999년부터 재활 훈련을 위해 다니기 시작한 시각장애학교에서 교사의 꿈을 키웠다. 그리고 2001년 대구대 사범대학 영어교육과에 입학했다. 하지만 이 씨는 넉넉지 않은 가정 형편 탓에 두 번의 휴학을 했고 2006년에야 대학을 졸업해 수차례 도전 끝에 시각장애인 선생님이 됐다. 이후 이 씨는 박사 논문을 준비, 임용시험 합격 후 4년 만에 박사학위까지 수여했다.
이 씨는 "모교인 대구대에서 학부와 석·박사 과정을 공부하며 울고 웃었던 많은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며 "많은 고난과 시련을 겪고 있는 후배 시각장애인들에게 '저 같은 사람도 해내니 절대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마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울산대학교(총장 오연천) 손응연 씨는 2012년 48세 만학의 나이로 입학해 경영학사 학위를 받아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손 씨의 졸업이 눈길을 끈 이유는 만학도라는 이유 뿐만은 아니다. 지난 시간 손 씨가 실천해 온 나눔의 정신 때문이다.
손 씨는 사회에 1억 원 이상 고액을 기부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다. 울산시 남구 신정 4동과 무거동에 소재한 촌당숯불갈비를 경영하고 있는 손 씨는 지역대학 발전을 위해 지난 2010년부터 울산대에 해마다 발전기금을 기탁해왔다. 또한 결식아동과 독거노인을 위한 무료급식과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으며 초·중등 학생들을 대상으로 장학사업도 펼치고 있다.
손 씨는 "식당 운영과 학업을 병행하다보니 시간이 부족해 힘들었지만 결국 졸업을 하게 돼 감격적이다"라며 "학교에서 배운 경영지식을 바로 현장에 적용시킬 수 있어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삼육대학교(총장 김성익) 음악학과 김다빈 씨는 '발달장애'라는 열악한 학업 조건을 극복하고 학사모를 쓰게 됐다. 자폐성 장애 3급 진단을 받은 김다빈 씨는 6살 때 어린이집에서 피아노를 배우며 처음 음악을 접하게 됐다. 김 씨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는 첼로를 배우기 시작했다. 취미였지만 콩쿠르에 나가 여러 차례 입상할 정도로 실력이 일취월장했다. 그리고 지난 2012년 경쟁률이 4대 1이 넘었던 삼육대 음악학과에 당당히 합격했다. 장애인 특별전형이 아닌 일반 학생들과의 경쟁에서 이룬 성과였다.
하지만 학업 과정은 쉽지 않았다. 강의 자료를 무조건 읽고 또 읽고 외우는 방법으로 공부를 하며 시험을 치렀다. 몇몇 교양과목은 중도에 포기한 적도 있었지만 노력 끝에 좋은 점수를 얻었고 매 학기 장학금도 받을 수 있었다. 김 씨의 성실함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결과였다. 아울러 삼육대 장애학생지원센터의 도움도 컸다. 김 씨에게 배정된 수업도우미가 강의 내용이나 과제물 제출 등을 체크해줬고 수업 내용 중 미처 파악하지 못한 부분을 보완해줬다. 또한 학교생활을 하며 필요한 것들도 도움 받을 수 있었다.
김 씨의 어머니 유한숙 씨는 "제가 한 것은 다빈이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믿고 맡기며 교내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애쓴 것"이라며 "저보다는 담당 교수님과 장애학습지원센터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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