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정책 최대 위기, '강행 vs 대수술'

정성민 / 2016-11-03 10:10:11
최순실 게이트 후폭풍 교육계도 강타···비선실세 개입 의혹 등 논란

[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교육정책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 후폭풍이 교육계도 강타했기 때문. 야권이 정유라 양(최순실 씨 딸)의 입학·학사 특혜 의혹과 이화여대의 재정지원사업 선정 연관성을 제기하는 등 교육정책까지 '비선실세' 불똥이 튀고 있으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교문위)의 예산·법안 심사 일정은 '최순실 게이트'로 진통을 겪고 있다. 또한 국무총리에 내정된 김병준 국민대 교수가 과거 언론 기고문을 통해 박근혜정부의 교육정책을 비판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추진된 교육정책들이 예정대로 강행될지, 아니면 박근혜정부 임기 만료 1년여를 앞두고 대대적인 수술에 들어갈지 대학가와 교육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교육부는 이화여대를 대상으로 특별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교문위 소속 노웅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난 9월 28일 교문위 국정감사에서 정 양의 입학·학사 특혜 의혹을 제기하며 "정 양이 2015년에 이화여대 체육특기자로 입학했는데 때마침 그해 체육특기자 입학 가능 종목이 23개로 확대, 처음으로 승마가 포함됐다. 또한 정 양은 2015년 1학기에 학사경고를 받았고 2학기에 휴학했다. 올해 1학기는 수업에 불참, 지도교수로부터 제적 경고를 받았다. 공교롭게도 이화여대는 올해 6월 학칙을 개정, 정 양이 구제될 수 있는 예외규정을 신설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화여대 의류학과 이인성 교수가 정 양이 작품 발표회에 불참했지만 학점을 주는 등 추가 학사 특혜 의혹도 나왔다.


특히 야권에서는 정 양이 이화여대에 입학한 뒤 이화여대가 교육부의 재정지원사업을 싹쓸이했다며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화여대가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 씨의 딸, 정 양에게 각종 특혜를 제공한 대가로 교육부가 재정지원사업을 챙겨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교문위 소속 도종환 의원(더불어민주당 간사)이 교육부로부터 '2016년 교육부 소관 주요사업 재정지원현황' 자료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전체 163개 사립대 가운데 16개 대학이 5개 이상 사업에 선정됐고 이화여대가 8개로 가장 많았다. 반면 72개 대학은 1개의 사업도 지원받지 못했다. 도 의원은 "정부재정지원사업이 졸속적으로 추진되지 않도록 중장기적인 계획을 마련하고 선정 과정 또한 공정하고 투명하게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정 역사교과서도 비선실세 개입 의혹을 받고 있다. 국정 역사교과서를 추진한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이 차은택 씨의 외삼촌으로 밝혀진 것. 차 씨는 '최순실 라인'의 핵심인물로 꼽히고 있다. 이에 민족문제연구소, 한국사연구회 등 47개 단체와 학회는 지난 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역사교과서 국정화 중단을 요구했다.


교문위 정기국회에서도 '최순실 게이트'가 포탄의 뇌관이 되고 있다. 교문위는 지난 1일 전체회의를 시작으로 25일까지 2017년 예산안과 법안에 대한 심사와 의결을 진행한다. 그러나 여야가 청문회 개최를 두고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즉 도종환 의원이 "이번 사건은 헌정 질서 파괴 사건으로 확대됐다. 국민들은 '이것이 나라냐'고 묻고 있다. 교문위에서 청문회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염동열 의원(새누리당 간사)은 "이유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용서를 구하고 심심한 유감의 뜻을 밝힌다. 그러나 청문회는 다른 문제다. 의원들끼리 논의를 더 해보겠다"고 맞선 것.


과거에도 교문위는 여야의 정쟁과 대립으로 끊임없이 파행을 겪었다. 동시에 각종 교육법안과 현안들이 제자리걸음을 벗어나지 못했다. 만일 이번 교문위 정기국회 일정도 청문회 개최 여부가 최대 쟁점이 된다면 최악의 경우 파행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사람'으로 불린 김병준 국민대 교수의 국무총리 내정이 박근혜정부 교육정책에 또 하나의 변수로 등장했다. 김 내정자가 과거 언론 기고문을 통해 국정 역사교과서와 누리과정 등에 있어 박근혜정부와 상반된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 김 내정자는 2015년 10월 동아일보에 '국정화, 지금이라도 회군하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하며 "정부와 여야 모두 돌아가라. 다양성을 존중하는 민주공화국의 공화정신으로 돌아가라. 여러 색깔의 다양한 교과서들이 공정하게 경쟁하게 되고, 정부와 여야 또한 현실이라는 교과서를 잘 쓰기 위해 서로 경쟁하게 되는 길이 무엇인지 고민하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내정자는 지난 1월 주간동아에 게재된 기사에서 "당연히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며 누리과정 책임 주체를 시도교육청이 아닌 정부로 규정했다.


이에 대해 김 내정자는 3일 삼청동 금융연수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무총리가 되면 헌법이 규정한 총리로서의 권한을 100% 행사하겠다. 경제·사회정책은 제가 잘할 수 있는 영역으로 이 부분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맡겨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또한 "교과서 국정화라는 게 합당하고 지속될 수 있는지에 의문을 갖고 있다"며 국정 역사교과서 반대 입장을 재차 시사했다. 따라서 김 내정자가 국회 인준을 통과, 국무총리로서 행보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박근혜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재검토와 수정 노선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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