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학칙 개정 '지지부진', 조기취업생 '불안'

정성민 / 2016-10-24 11:19:55
교육부, "학칙 개정 통해 학점 부여 가능" 조치</br>학칙 개정 완료 대학 10% 정도 불과</br>송기석 의원, 교육부 늑장 대응 지적

[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이하 '김영란법') 시행에 따라 조기취업생에 대한 학점 인정 관행이 부정청탁에 해당, 대학가가 고심에 빠진 가운데 교육부가 학칙 개정을 통해 대학들이 자율적으로 학점 부여가 가능하도록 조치했다. 그러나 여전히 대부분 대학에서 학칙 개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조기취업생들의 불안감이 확산, 조속한 학칙 개정이 요구되고 있다.


'김영란법' 시행 이전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는 "졸업 전 조기취업생이 수강과목 교수에게 남은 수업 출석을 인정해 달라고 하면 부정청탁이 될 수 있다"고 유권해석했다.


일반적으로 대학들은 학칙상 한 학기에 일정 기준(4회) 이상 결석하면 F학점을 주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면 관행적으로 조기취업생들의 편의를 봐준 것이 사실. 즉 레포트 제출 등 별도의 방법을 통해 조기취업생들의 학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권익위의 유권해석에 따라 대학가에 비상등이 커졌다.


이에 교육부는 지난달 26일 "'김영란법' 시행으로 논란이 제기된 조기취업생에 대한 학점 부여와 관련, '각 대학의 자율적 학칙 개정으로 학점 부여가 가능함'을 대학에 조치했다"면서 "이번 조치에 따라 대학이 자율적으로 학칙에 특례 규정을 반영하면 취업 학생이 학점을 받을 수 있다. 취업을 유지하더라도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조기취업생들이 증가하고 있지만 대학들의 학칙 개정 실적이 지지부진하다는 것. 실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송기석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12일 기준으로 학칙 개정 완료 대학은 전국 334개 대학(4년제 대학+전문대학) 가운데 26개 대학에 불과했다. 81개 대학은 학칙을 개정하고 있으며 KC대는 학칙 개정 계획이 아예 없다고 밝혔다. 학칙 개정 작업을 하고 있는 81개 대학 역시 학칙 개정 예정일이 대부분 11월 이후다.


또한 송 의원에 따르면 199개 대학(4년제 대학 95개교+전문대학 104개교)에서 조기취업생 또는 조기취업 예정생은 1만 468명이었다. 이들 가운데 7446명은 마지막 학기에 10학점 이상 취득해야 한다. 따라서 학칙 개정이 늦어질수록 조기취업생과 조기취업 예정생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자칫 조기취업생들의 직장 업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렇다면 학칙 개정이 늦어지는 이유가 무엇일까? 우선 교육부의 늑장 대응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학의 학칙 개정은 '개정안 공고→의견 수렴→교무위원회 심의→대학평의원회 심의→이사회 승인→확정·공포'의 절차를 거친다. 단 대학별로 이사회 승인 절차는 생략되기도 한다. 그래도 통상 학칙 개정까지 최소 몇 주, 또는 한 달 이상이 소요된다. 이에 교육부가 '김영란법' 시행 이전에 문제점을 인지하고, 대학들이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대처할 필요성이 있었다는 지적이다.


송 의원은 "학기가 시작되고 나서 부랴부랴 늑장 대응에 나서는 교육부 태도는 한마디로 '갈이천정(渴而穿井)'"이라면서 "'목이 말라야 비로소 샘을 판다'는 뜻으로, 미리 준비하지 않고 있다가 일이 지나간 뒤 아무리 서둘러 봐도 소용이 없다"고 비판했다.


형평성 문제로 학칙 개정을 고민하는 대학들도 있다. A대학 관계자는 "온라인 수업 등으로 출석을 대체할 수 있도록 학칙을 개정할 예정"이라면서도 "하지만 취업이 안 된 학생들과의 형평성도 간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청년실업난 시대에 대학생들의 취업이 국가적 과제로 떠오른 현실에서 조기취업은 과거나, 현재나 필수요소다. 이에 '김영란법'으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학칙 개정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송 의원은 "각 대학마다 학칙 개정 여부와 개정일이 다르기 때문에 다수의 학생이 졸업을 위해 사실상 취업을 포기하는 등의 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며 "(각 대학마다 학칙 개정 여부와 개정일이 다르면) 결국 한 회사에 취업한 다른 대학 출신 학생들 간 차별이 생긴다. 교육부는 형식적인 일회성 지침을 내리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현장실태 조사 등을 통해 현실적인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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