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저널 이원지 기자] 대학교육이 변하고 있다. 정규 학사과정에 얽매이지 않고 "진짜 하고 싶은 것을 해보라"며 학생들에게 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학생들이 자신의 꿈을 찾고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해주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도전학기다. 대학가는 지금 도전학기 바람이 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전학기는 학기 중에 정규 학사과정에서 벗어나 학생 스스로 도전과제를 정하고 이를 한 학기 동안 수행하는 것으로 일명 대학판 '자유학기제'다. 자기주도적인 학습이 가능할 뿐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역량을 키울 수 있다. 때문에 참여 학생은 물론 대학들도 만족도가 높다. 이런 이유로 도전학기제를 도입하는 대학들의 수는 점점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도전학기제를 가장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대학은 아주대다. 김동연 아주대 총장은 지난해 2월 취임 당시 '유쾌한 반란'을 제안하며 제2의 창학을 제시했다. '유쾌한 반란'의 대표 사업이 바로 도전학기제인 '파란학기제'다. 파란학기제는 아주대의 상징색인 파란(아주블루)색에서 따온 이름으로 꿈과 도전을 상징한다. '알을 깬다'라는 '파란(破卵, 깰파+알란)'의 뜻도 담고 있다. 자기를 둘러싸고 있는 틀과 세계를 깨고, 새로운 도전을 해보자는 것. 또한 이런 시도를 통해 한국 대학 교육과 청년 사회에 신선한 '파란(波瀾)'을 일으키자는 의미도 있다.

아주대는 지난 6월, 올 1학기부터 본격 운영을 시작한 ‘파란학기제-아주 도전학기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처음으로 시행된 이번 파란학기에는 ▲아주대 3D 스트리트 뷰 제작 ▲600cc 경주용 자동차 설계 및 제작 ▲수화를 통한 장애인 심리상담 ▲드론 설계 및 제작 ▲단편 영화 제작 및 해외 영화제 출품 ▲소규모 인디게임 제작 및 출시 ▲중고도서 거래플랫폼 개발 등의 과제가 진행됐다. 42개팀 120명의 학생이 참여했고 지도교수와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해 학생들의 과제 수행을 밀착 지도했다.
아주대 관계자는 "학생들이 스스로 도전과제를 설계해 학점을 받는 파란학기제는 자기 주도형 학습을 국내 대학 최초로 시스템화한 것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아주대는 여름방학을 이용해 파란학기제와 연계한 '글로벌 인턴십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참가자들은 글로벌 기업의 실무와 문화를 경험하고, 이를 파란학기제 도전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세계적 자동차 기업인 BMW, 미국 내 아시아 회계법인 중 가장 큰 회사인 CKP회계법인과 세계한인무역협회(World-OKTA) 소속 10여 개국 20여 개 회사가 대상이다.
이화여대도 지난해 도전학기제를 도입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했다. 이화여대의 도전학기제는 한 학기 동안 새로운 도전을 해서 성과를 얻으면 값진 경험은 물론 최대 18학점까지 이수할 수 있다. 참여 학생은 지도 교수의 컨설팅과 학기당 활동비 400만 원의 지원금까지 받아 일석삼조의 혜택이 주어진다.
이화여대 도전학기제 1기에 선발된 30명은 창작음악극 공연, 창업, 만화 제작, 특허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완수했다. 오는 2학기에 진행될 '도전학기제 2기' 공모전에는 단편영화 또는 다큐멘터리 제작, 개인 논문 작성 및 특허 출원, 정기간행물 창간, 나눔 및 봉사활동 등 다양한 주제의 지원서가 접수됐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이 가운데 22명을 선발, 2016년 2학기에 도전 프로젝트 수행을 지원하게 된다"고 밝혔다.
건국대도 2017학년도부터 '플러스(PLUS) 학기제'를 도입한다. 플러스(PLUS) 학기제는 기존 대학교육의 4학년-2학기제 틀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자기 주도적으로 학기와 커리큘럼을 입체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유연한 형태의 학사제도다. 기존의 4학년제, 2학기제의 틀에서 벗어나 다양한 학년, 학기제를 도입해 학생의 현장전문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학생들의 다양한 교육 수요를 충족시켜 준다는 취지다. 산업 현장성 강화를 위한 <현장실습 2+1학기제>, <채용연계성 3+1학년제>와 특정 분야 전문성 강화를 위한 <7+1 자기설계학기제>, <4+1 학·석사 통합과정> 등 다양한 유형의 학기제 선택의 기회가 주어진다.
이 가운데 '7+1 자기설계학기제'는 8학기 가운데 1개 학기를 학생이 직접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는 점에서 아주대의 파란학기제, 이화여대의 도전학기제와 비슷하다. 학생이 작성한 계획서를 학교에 제출하고 심사를 받은 뒤, 한 학기 동안 외부 활동을 진행하고 학기말에 보고하면 성과에 따라 총 15학점까지 인정받는다. ‘현장실습 2+1학기제’의 경우에는 산업 현장의 특성에 맞춰 학기 중에도 현장 실습을 진행하고, 부족한 전공 수업은 방학 때 수강할 수 있게 해 학생들의 인턴·현장실습 참가 기회가 확대된다.
건국대 관계자는 "'PLUS학기제'를 통해 학생들은 실험실습 경험, 현장실습, 인턴십 등 자신들의 전공, 진로나 취·창업 도움이 되는 맞춤형 교육 기회를 얻게 된다"며 "기업도 현장전문성이 높은 인재를 고용할 기회를 얻게 돼 학생 및 산업체의 요구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도전학기와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정규 학사과정에 변화를 줘 학생들의 자기주도적 학습을 가능하게 하는 대학도 있다.
인천대는 오는 2학기부터 '학생설계융합전공'을 운영한다. 학생 스스로 학생설계융합전공 교육과정을 구성, 학교의 승인을 받은 후 전공을 이수하는 신개념의 전공과정이다. 글로컬 창의인재 양성이 요구되는 시대적 변화에 부응하고 전통적 학과와 전공 중심의 구조를 바탕으로 기초교육과 전공교육의 융합을 통해 학생 개인의 역량을 최대한 키울 수 있는 제도다.
양운근 인천대 교무처장은 "학생들이 학생설계융합전공 및 교육과정을 스스로 설계함으로써 자기 주도적 학습능력을 배양하고, 융합적 사고를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성균관대도 여름방학을 이용해 1년 과정의 수업을 마칠 수 있는 파격적인 교육과정을 도입했다. 명칭은 하계 집중과정이다. 국내 대학 가운데 최초로 운영되는 이 과정은 1학기 수업이 끝나는 6월 중순부터 8주간 운영된다. 학생들은 2학기 과정을 여름방학 기간에 앞당겨 듣는다. 2학기 등록금 외에 추가 등록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강의는 모두 전공과목으로 구성되며 의대와 1학년을 제외한 모든 학생이 해당과정을 신청할 수 있다. 신청하지 않을 경우 예년처럼 2학기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2개월 남짓한 방학 기간은 어학연수를 다녀오기에 짧은 시간이라 학생들이 휴학을 하는 경우가 있다"며 "집중과정이 이 같은 시간 낭비를 줄여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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