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최근 기준금리를 다시 인하하는 등 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아지자 대학과 지자체가 운영하는 장학회마다 비상이 걸렸다.
상당수 장학재단 또는 기금이 사업 안정성 보장을 위해 원금에 손을 댈 수 없어 이자 수입에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대구권 대학, 지자체 등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지난 9일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2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지난해 6월 1.75%에서 1.50%로 0.25%포인트에 이어 1년 만에 또 내렸다.
이 때문에 시중은행이 잇따라 수신 금리를 인하해 주로 1년짜리 정기예금 수익에 의존하고 있는 장학기금이 줄줄이 타격을 입고 있다.
대구대는 일본 특수교육 선구자인 쇼지 사브로(昇地三郞·1906∼2013)박사가 2003년 설립한 '쇼지(昇地) 장학회'를 운영하고 있다.
쇼지 박사가 장애가 있는 아들을 위해 한 푼 두 푼 모았지만, 아들이 비명횡사하자 3억1천만 원을 특수교육이 전문인 대구대에 맡겼다.
장학회는 초기에는 특수교육 관련 학과 재학생 가운데 성적이 우수한 학생 10명씩을 선발해 해마다 100만 원씩을 지급했다.
당시 예금 금리가 비교적 높아 장학금을 주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
더구나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발생으로 은행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 수신 금리를 대폭 올렸다. 장학회도 덕분에 2013년까지는 연 7.30%를 적용받았다.
문제는 이듬해 은행이 금리를 2.85%로 인하한 데 이어 지난해 1.78%, 올해 1.68%로 잇따라 낮춰 불거졌다.
2014년까지 2천만 원 안팎인 연간 이자 수입은 지난해 570만 원까지 줄었다.
유사시에 대비해 '장학회 운영비' 명목으로 보유한 자금까지 투입했으나 2013년 12명이던 장학금 지급 인원은 지난해 6명으로 줄었다.
장학회는 최근 단행한 금리 인하에 대응할 방안을 찾지 못하면 그동안 예비비 형태로 보유한 3천만 원을 추가로 투입하는 것도 검토할 방침이다.
1996년 3억3천만 원으로 설립해 대구대가 운영하는 '송곡장학회'도 마찬가지다.
2013년 금리가 연 3.85%였으나 2014년 2.80%, 지난해 2.70%로 떨어졌고 올해는 1.75%를 적용받았다.
이자 수입도 2013년 1천100여만 원에서 2014년 950여만 원, 2015년 790여만 원, 올해는 640여만 원으로 해마다 줄고 있다.
대구대에만 이 같은 장학금이 10여 개에 이르고 최근 금리 인하가 이자 수입에 반영되면 장학금을 지급할 인원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
대구대 김명원 장학금 담당은 "전국 장학기금이 비슷한 상황에 직면해 장학사업을 축소하는 곳이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와 금융권에서 장학기금이라도 특별 금리를 인정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른 대학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대구보건대는 교직원 친목회에서 2002년부터 장학기금운영위원회를 결성해 매년 급여에서 일정 금액을 정기적으로 모은 회비로 재학생에게 장학금을 준다.
지난해 학생 7명에게 70만 원씩 모두 490만 원을 지급하는 등 그동안 177명에게 1억2천450만 원을 전달했다.
그러나 최근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기준금리 추가 인하로 장학금 지급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여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친목회 총무인 작업치료과 김정기(49) 교수는 "이자 수입이 갈수록 줄어들어 원활한 장학금 지급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여 7월 초 정기총회 때 이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지역 인재 육성을 위해 지방자치단체 등 중심으로 만든 장학재단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2009년 설립한 재단법인 달서인재육성재단은 지난해 2.0% 이상 적용받은 정기예금 금리가 올해는 1.7%대로 떨어진 데다 이번에 금리 추가로 인하로 난감해 하고 있다.
지난해 1억2천만 원인 이자 수입이 올해 1억 원 안팎으로 줄었고 앞으로 더 감소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금필연 주무관은 "아무리 어려워도 원금에 손댈 수는 없다"며 "금리가 계속 낮아지면 장학사업 축소를 검토하는 수밖에는 별다른 도리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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