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학고와 영재학교가 명문대 진학을 위한 입시에 지나치게 치중, 본래의 설립 취지가 무색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가운데 유은혜 국회의원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교육걱정)이 실상을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토론회를 4차에 걸쳐 진행하고 있다.
14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3차 토론회가 개최됐다. 토론회 주제는 '과학고 및 영재학교 대학 진학 실태와 대안 모색'이었다. 이날 토론회는 사교육걱정 수학사교육포럼의 최수일 대표와 윤지희 공동대표가 진행했고 사교육걱정 정책대안 연구소의 김정연 연구위원이 발제했다. 김대식 서울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김두용 교육부 대입제도과 과장, 박정우 한양대학교 생명과학부 재학생(세종과학고 졸업), 이승섭 KAIST 입학처장, 차용욱 한성과학고등학교 진학 담당 부장교사가 토론회에 참석했다.

김 연구위원의 발제로 토론회가 시작됐다. 김 연구위원은 이공계가 아닌 의대로 진학하고 있는 과학고 및 영재학교 학생들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김 연구위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과학고와 영재학교를 졸업한 학생들 중에서 의예과로 진학하는 학생은 각각 2.5%와 8.7%로 나타났다. 특히 김 위원은 영재학교 출신 학생들의 의예과 진학률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김 위원은 또한 과학고와 영재학교 학생들에게 현 고교에 진학한 이유를 질문한 설문조사 결과를 자료로 제시했다. 설문조사에서 가장 많은 답변이 나온 것은 ‘대학 진학에 유리하기 때문’(47.8%)이라는 항목이었다. 또한 김 위원은 사교육 기관들이 대학 진학에 유리하다는 점을 내세워 과학고와 영재학교 진학을 부추기고 있다는 점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위원은 특기자 전형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대학이 수학·과학 특기자 전형에 의학계열도 포함시켜 과학고와 영재학교 학생들의 의대 진학을 유도한다는 것이 김 위원의 주장이다. 특히 김 위원은 KAIST, GIST, DGIST 등 과학기술특성화대학에서 2016학년도 전형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특기자 전형이 2017학년도에 신설된 사실을 언급했다. 이어 특기자 전형은 교과 과정 외의 스펙을 요구함으로써 사교육 경쟁을 부추긴다고 김 위원은 지적했다.
과학고 및 영재학교는 과학 영재 조기 발굴 및 육성이라는 설립 취지와는 다르게 명문대 진학을 위한 입시 기관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입시 경쟁을 과열시키고 있다는 것이 김 위원 주장의 핵심 내용이다.
토론회 참석자들의 경우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차용욱 교사는 “과학고에서 학생들에게 의대 진학을 유도하지는 않는다”며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과학고 출신 학생이 의대에 진학하는 것은 오히려 더욱 어려운 일이라고 차 교사는 주장했다. 그리고 차 교사는 “다만 특기자 전형을 통해 학생들이 의대에 진학하는 현실은 우려스럽다”며 “의대 진학에서 특기자 전형을 제한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승섭 처장은 “특기자 전형에 대한 비판에는 오해의 여지가 있다”며 “특정한 분야에 특기를 가진 학생들에게 기회 폭을 넓혀주자는 것이 진정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특기자 전형 확대는 우려스럽지만 어느 정도 유지는 필요하다는 것이 이 처장의 입장이었다.
또한 이 처장은 “현재 특수목적고등학교는 필요 이상으로 많아졌다”며 “그로 인해 오히려 고등학교 서열화 문제가 발생했으며 이는 정부와 대학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박정우 학생은 “자신이 체감한 과학고등학교는 설립 취지와는 다르게 입시 기관처럼 운영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박정우 학생은 “과학고와 영재학교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점이 우려스럽다”면서도 “의대 진학은 학생 개인의 의사이기 때문에 제도적으로 막는 것은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상이 아닌 근본 원인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 박정우 학생의 주장이다.
또한 교육부 김두용 과장은 정부 정책으로 조율할 수 없는 한계를 지적했다. “대입제도는 대학 자율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제도적인 강제를 가하는 것은 무리”라며 “정책을 실현하더라도 본래 의도와 다르게 현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토론자 외에 일부 참석자들도 자신의 눈으로 바라본 문제점을 지적했다. 한 학부모는 “특목고에 진학하는 것은 대부분 학부모의 강요에 따른 것이므로 학생 본인의 선택이라 할 수 없다”며 “과학고 등에서 의대로 진학하는 것을 제도적으로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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