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경희대학교

부미현 / 2014-07-01 13:42:28
동서양 종합 의과학 체계 세계 유일, 시설 재정비로 미래 의과학시대 선도

2015년 경희 후마니타스 암병원 개원…전인적 의료 패러다임 제시
치유 프로그램으로 신체적·정서적 치료 병행 “인간다움 회복 목표


1960년대에 설립돼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대학 가운데 유일하게 의학, 치의학, 약학, 한의학, 간호과학 등 종합 의과학 체계를 갖춘 경희대학교. 2011년 경희의료원이 보건복지부 의료기관 인증을 받은 데 이어 치의학전문대학원이 지난해 한국치의학교육평가원 주관 치의학교육인증평가 ‘4년 인증’을 획득했고 경희대한방병원이 올해 4월 한방의료기관 인증을 획득, 경희 의과학 교육의 우수성이 확인되고 있다.


이처럼 40여 년의 의과학 전통을 내실 있게 세워 온 경희대가 2015년 경희 암병원 설립에 나서며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경희 암병원은 새로운 개념의 암 치유 전문 병원으로 ‘더 나은 인류의 미래’를 지향하는 경희대의 학풍에 따라 ‘전인적 의료 패러다임’ 제시를 목표로 건립된다. 경희대는 더 나은 인간, 더 나은 세계를 위해 지구사회의 문명을 성찰하고 이를 실천으로 연결시키는 경희의 후마니타스(Humanitas) 교육 방침을 암병원에서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영진 경희의료원장은 “그동안 우리나라 암병원은 암 수술과 항암치료에서 끝내는 경우가 많았는데 문제는 그 이후다. 암환자들에게 암 치료를 위한 진료 프로그램뿐 아니라 치유 프로그램으로 신체적·정서적 치료를 병행해 암으로 무너진 개인의 인간다움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우수 의과대학, ‘인간미 있는 의사 양성’


경희 의과학이 어떻게 성장해 왔는지 그 역사를 먼저 살펴보자. 경희대는 1965년 동양의과대학을 인수·합병함으로써 의과대학(1966), 한의과대학(1965), 치과대학(1966), 약학대학(1966) 등 의학계열의 모든 단과대학을 갖춘 세계 유일의 종합대학으로 성장하는 밑바탕을 만들었다. 경희대 의과대학은 이를 발판으로 창의적 연구능력, 리더십, 협동심과 사회에 봉사하는 인간미 있는 의사를 양성해 왔다.


동양의과대학 인수·합병에 이은 1971년 경희의료원 개원은 ‘의과학 경희’의 새 역사를 열었다. 당시 경희대는 질병을 퇴치해 보다 나은 인류사회 건설에 기여한다는 목적으로 병원을 설립했다.


국내 대학병원이 350~500병상 수준이었던 데 반해 경희대 병원은 동양 최대 규모였던 1000병상 규모로 지어졌다. 인구 증가와 경제성장에 따라 의료 수요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현재가 아닌 미래의 기준에 적합한 병원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이는 국내 의료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경희대 의대는 발전을 거듭해 1996년에는 의과대학 평가에서 최우수 의과대학의 영예를 안았다.


한의학의 현대화, 객관화, 표준화 추구


▲ 경희대 본관 전경 사진.
경희대 한의과대학은 국내 최초의 한의과대학이다. 인류보건 향상에 이바지하겠다는 목표로 한의학의 현대화, 객관화, 표준화를 추구하며 동서의학의 협력과 조화를 통한 새로운 의학의 창출에 나서고 있다. 경희의료원이 문을 열면서 경희대 한의과대학 또한 국내 한의학의 과학화를 선도하며 한의학 수준을 한 차원 끌어올릴 수 있었다. 동양의학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와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신세대 한의학자’를 적극 육성했고, 서양의학과 한의학을 접목한 연구에 주력했다.


결국 경희대 의료진은 1972년 동서양 협진으로 침술 마취에 의한 맹장 수술을 세계 최초로 성공하는 역사를 세웠다. 침술 마취수술은 중국, 일본, 미국에 이은 네 번째 사례였지만, 약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개복수술에 성공한 것은 경희대가 처음이었다. 제3의학에 대한 경희대의 의지는 뒷날 세계 최대의 ‘동양의학대사전’(전12권) 발간으로 이어졌다. 이와 같은 발전상을 토대로 경희대 한의과대학은 2008년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한의학 학문분야 평가 최우수 대학에 선정됐다.


경희대 21세기 비전 의과학에 물들이다


경희대 의과학은 2009년 개교 60주년을 맞으면서 변화를 맞이했다. ‘새로운 60년’을 준비하며 경희대가 ‘지구적 존엄성 구현’이라는 비전을 수립했기 때문이다. 그 비전은 ‘문화세계 창조’의 창학정신, ‘학문과 평화’라는 경희대의 전통을 21세기적 맥락에서 재해석한 것이다. 경희대는 그간의 성과를 토대로 개교 80주년 이전까지 ‘세계적 명문대학’으로 도약, 발전한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이를 위해 경희대는 2011년 후마니타스칼리지를 설립해 교양 교육 혁신에 나섰다. 후마니타스는 로마 철학자 키케로가 인간의 인간다움을 의미하기 위해 사용한 말이다. 후마니타스칼리지는 전공학과들이 모여 있는 단과대학이 아니라 전공이 무엇이냐와 관계 없이 경희대 재학생 전원의 교양교육을 총괄 담당하고 있는 범대학 기구다.


경희대 재학생들은 졸업할 때까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양 과정에서 총 35학점의 교양과목들을 반드시 이수하게 되어 있다.경희대는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의료기관의 내실을 강화하는 한편,시설 재정비를 통해 ‘의과학 경희’ 재도약에 나섰다. 2015년 개원하는 경희 암병원의 정확한 명칭도 ‘경희 후마니타스 암병원’이다. 경희대의 후마니타스 교육 방침을 암병원에서 이어가겠다는 의미다.경희 암병원은 ‘암으로 무너진 개인의 인간다움’을 회복하기 위해 최상의 암 치유 진료 모델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치료가 아닌 치유, 첨단의료와 전통의 만남’


경희 암병원은 인간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암을 넘어선 삶, 조화와 균형의 사회’를 추구하며 인문학, 예술, 체육 분야가 융합된 치유 프로그램을 진료 및 치료 과정에 접목한 새로운 개념의 암 치료·연구기관을 지향한다. 이를 위해 의료기관은 물론 대학, 대학원, 경희사이버대, 외부 전문가 등이 참여해 암환자를 위한 진료-치유 프로그램을 만들어가고 있다. 먼저 지난해 6월부터 정기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치유 프로그램은 웃음, 명상, 마술, 댄스, 글쓰기, 영화, 요리, 음악, 운동, 뷰티 등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해 구성됐다. 환자맞춤형 치유 프로그램 ‘힐링투어길’과 암 투병으로 직장을 잃은 환자가 조기에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재취업의 기회를 주는 프로그램도 도입됐다.


경희암병원 건립을 추진 중인 의과대학 이길연 교수는 “대학과 마찬가지로 대학 병원 역시 사회에 공헌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암병원은 경희의 강점인 한방과 양방을 결합한 신의학 ‘통합 종양학(Integrative Oncology)도 도입한다. 양한방 협진 시스템을 구축해 환자에 맞춘 협진 의료모델도 구축할 계획이다.


최도영 경희대학교한방병원장은 “지난 40여 년 동안 경희 의료기관은 한방·양방·치과병원이 협진하며 신의학을 창조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면서 “그간의 협진 경험을 바탕으로 암 관련 의료진과 교수진이 지속적으로 교류하며 의학적 근거를 발견, 암환자를 위한 최상의 진료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마니타스 칼리지라는 완전히 새로운 교양교육을 선보여 대학가에 큰 반향을 일으킨 경희대가 ‘사람 중심의 의료’ 모델로 또다시 대학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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