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마 되겠어? 라는 생각으로 가볍게 원서를 넣었는데 덜컥 합격했어요.”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그래픽디자인 분야 인턴사원으로 지난 2월 입사한 김기정(22) 씨는 입사 4개월에 접어들고 있지만 아직도 붕 떠 있는 기분이다.
YG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멤버였던 양현석이 그룹 해체 후 1996년 창립한 연예 기획사. 빅뱅, 2NE1, 싸이 등 한류를 이끈 스타를 배출한 국내 3대 연예기획사다.
비록 인턴사원이지만 국내 3대 연예기획사에 발을 들여 놓았다는 것이 아직도 실감나지 않는다. 더욱이 약 1천명이 지원해 30명을 뽑았으니, 33대 1의 치열한 경쟁을 뚫은 것이 믿기지 않는다.
“작년 12월 유럽 여행 중이었어요. 효빈(가수)이 넣어보라고 제안 하길래 설마 되겠어? 라는 생각으로 원서를 넣었는데, 1,2,3차 최종 합격을 하니 어안이 벙벙했죠.”
김 씨는 경복대 시각디자인과 11학번으로 작년 2월 학교를 졸업한 뒤 약 10개월 간 프리랜서 음반디자이너로 일했다. 고등학교와 대학에 다니면서 주변에 음악 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자연스레 음반디자이너의 꿈을 키웠다.
프리랜서 시절 음반기획사에 전화해 앨범 자켓 제작 영업에 나섰고 5곳에 연락하면 1곳 정도에서 연락이 왔지만 첫 몇 달 동안에는 일이 진행되지 못했다. 힙합가수 로꼬(loco)와 첫 앨범 제작을 시작한 뒤 장우혁, 효빈 등의 아티스트들과 연을 맺으면서 자신만의 포트폴리오를 쌓았다.
김 씨는 “엄청난 경쟁률 속에서 내가 어떻게 합격할 수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면서도 “1차 서류에서 최종 합격자의 2배수에 선발된 걸 보면 프리랜서로 활동하면서 쌓아놓은 포트폴리오가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씨에 따르면, YG는 지난해 인턴·경력 신입사원 선발 전형을 통해 그래픽디자인, 패키지 디자인, 영상디자인, 마케팅전략 부문에서 30명의 사원을 뽑았다. 1차 서류전형에 약 1천명이 지원해 3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차 서류전형에서는 최종 합격자의 2배수인 60명이 선발됐고, 2차는 공개 오디션 형태인 ‘YG 넥스트크리에이터’ 프로젝트로 진행됐다. 마케팅과 영상, 그래픽 디자인 등 각 분야 지원자를 한 조에 묶어 조 별로 특정 아티스트를 선정하고 3시간 안에 해당 아티스트의 앨범 자켓을 제작하도록 하는 평가방식이다.
이후 3차 실무면접을 통해 최종 합격자를 가렸다. 김 씨는 3개월의 인턴기간을 거쳤고 인턴 3개월이 추가돼 오는 7월까지 인턴으로 근무하게 된다. 인턴 기간을 거치면 최종적으로 대표이사(양현석) 면접을 통해 정규직 합격 여부가 가려진다.
선발 절차도 까다롭지만 1차 서류에서 탈락한 지원자의 면면도 화려하다. 인턴 합격자들은 한양대와 세종대, 계원예대 등 디자인 분야 유명 대학 출신이 많다. 마케팅 분야 지원자들의 경우 외국에서 공부한 유학파가 특히 많았다. 일부 경력 지원자는 Mnet 출신 등 이 분야 실력자도 있다.
김 씨는 월요일과 금요일에는 오전 11시에 출근하고 다른 날에는 정오를 넘어 출근하는 등 회사의 특수한 근무 문화에도 적응하고 있다. 김 씨는 “평일에 약속잡기가 힘든 면이 있지만 주변 사람들이 제 근무 패턴에 익숙해지고 있다”면서 “특히 디자인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고 자유로운 근무 분위기가 특히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대학 후배들에게는 “학교 다닐 때 최대한 다양한 분야의 사람을 만나고 많은 경험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요즘 많이 느끼고 있다”며 “특히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찾길 바라고, 교수님이 귀찮아하실 정도로 진로상담도 많이 하면 진로를 정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오는 7월 인턴기간을 마친 뒤 정규직 입사 여부를 기다리고 있는 김 씨는 정규직 입사 여부와 상관없이 자신만의 또 다른 준비를 하고 있다. “정규직으로 최종합격했으면 좋겠죠.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할 수 있도록 지금의 일에 최선을 다하려고 해요. 또 영화나 미술 쪽 디자인도 도전해 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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