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최민수와 이성재가 출연한 영화, '홀리데이'에서는 국민들의 심금을 울렸던 명대사가 나온다. 바로 '유전무죄 무전유죄(有錢無罪 無錢有罪)'다. '돈이 있으면 죄가 없고, 돈이 없으면 죄가 있다'는 의미의 유전무죄 무전유죄는 당시 부조리로 얼룩진 대한민국의 단면을 상징하는 단어였다.
그런데 최근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아닌 다른 말이 돌고 있다고 한다. '유전합격 무전불합격', 즉 '돈이 있으면 자식을 좋은 학교나 대학에 합격시킬 수 있고 돈이 없으면 안 된다'는 한탄의 소리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국제중 사태를 보면 충분히 공감할 만하다. 서울시교육청의 종합감사 결과에 따르면 영훈국제중과 대원국제중에 대한 입학부정 소문이 사실로 드러났고 영훈국제중의 입학·편입 비리와 관련, 검찰은 김하주(80) 영훈학원 이사장을 배임수재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특히 영훈국제중의 경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그룹 임원과 서울 종로구 평창동 부유층, 정·관계 인사 등 상류층 자녀들이 많이 다녔거나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상류층 인사들의 금품 로비가 사실로 드러난다면 거센 후폭풍이 예상된다.
부정 입학을 위해 돈거래와 돈로비가 있었는지는 향후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영훈국제중의 부정입학에 무게를 두고 있다. 상류층 인사들이 귀족학교로 불리는 영훈국제중에 자식을 입학시키기 위해 부정한 방법도 서슴지 않았을 것이란 게 세간의 추측이다.
현실이 이러하니, '유전합격 무전불합격'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기자가 최근 만난 한 학부모는 "있는 사람들이 더 한다는 말이 새삼 느껴진다"며 씁쓸한 입맛을 다시기도 했다.
지금 박근혜정부는 본격적인 교육개혁에 착수했다. 대입전형 개선, 중학교 자유학기제 도입, 전문대 육성방안 등도 좋지만 지금 국민들이 간절히 원하는 것은 입시 부정의 근절이다. 오죽 했으면 국회 입법조사처도 '국제중의 재지정 또는 지정 취소를 포함한 본질적인 개선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았을까!
따라서 이번 국제중 사태를 계기로 정부는 국제중은 물론 외국인학교, 대입 전반에 이르기까지 입시 부정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 그래야 학부모들의 입에서 더 이상 '유전합격 무전불합격'의 토로가 나오지 않을 것이다. 투명하고 공정한 검찰 수사와 함께 정부의 강도 높은 대책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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