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KAIST, 돌파구는 있나”

김준환 / 2013-01-29 15:13:27
신입생 등록률 역대 최저, 서남표식 개혁 부작용 영향 미친 듯</br>신임총장 선출·미래부 이관 계기로 전환점 마련해야

KAIST가 올해 신입생 모집에서 역대 최저 등록률을 기록하면서 우리나라 최고 과학기술대학으로서의 위상이 흔들리는 것 아닌가 염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KAIST는 자타가 공인하는 대한민국 과학 영재들이 모인 ‘과학기술의 메카’ 역할을 해 왔다. 이공계 분야 진출을 원하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입학을 꿈꿔왔던 대학이 바로 KAIST였다.

하지만 최근 신입생 등록률이 해마다 낮아지고 있다는 사실은 KAIST의 위기가 어제오늘이 아님을 방증한다. 2008년 106%를 기록한 이후 2009년 96%, 2010년 97%, 2011년 94%, 2012년 89%로 떨어졌고 올해는 84%까지 하락했다. 사상 처음 추가 모집도 진행했지만 정원을 채우지 못해 미달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그렇다면 KAIST의 위기론은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일까? 먼저 KAIST가 당면한 문제는 비단 이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다. 즉 KAIST가 처한 위기는 근본적으로는 기초과학 및 이공계 기피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KAIST 관계자도 “올해 처음으로 추가모집을 하고 면접날도 서울대 전형일과 겹치지 않게 조정했는데도 불구하고 등록률이 떨어진 것은 사회적으로 이공계 기피 현상이 심화됐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KAIST와 경쟁하는 이공계 대학의 등록률을 비교해볼 때 이 같은 분석은 문제의 핵심을 정확히 짚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KAIST와 비견되는 POSTECH은 지난해 100% 등록률을 기록했고 올해는 320명 모집에 317명이 등록을 마친 상태다.

결국 KAIST의 본질적인 위기는 서남표 총장이 추진했던 개혁이 본격적인 부작용을 드러내면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교수정년 심사 강화, 100% 영어수업, 차등 등록금제 등의 개혁을 추진하면서 ‘서남표식 개혁’에 대한 문제점이 나타난 것이다. 이에 따라 과도한 경쟁주의에 내몰린 학생들이 연이어 자살하고, 독선적 리더십에 반발하면서 교수협의회와 총학생회가 총장 퇴진을 요구하는 등 학내 갈등과 반목은 극에 달했다.

이렇게 비쳐지는 학교 상황으로 인해 KAIST 진학을 주저하는 학생들이 갈수록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게다가 KAIST가 내홍을 겪는 동안 서울대와 POSTECH 등 경쟁 대학들이 우수 학생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한 점도 KAIST에는 역풍으로 작용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KAIST는 오는 31일 서 총장의 뒤를 이을 신임총장을 결정한다. 신임총장은 KAIST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떠 안게 된다. 이에 따라 신임총장은 서 총장의 개혁을 반면교사로 삼아 구성원들 간 소통을 통한 신뢰 관계를 회복하는 데 우선점을 둬야 할 것이다. 또한 KAIST는 박근혜 정부에서 신설되는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된다. 이렇게 볼때 신임총장 선출과 미래부 이관은 KAIST에 있어서는 국면전환을 위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내홍과 갈등 그리고 등록률 하락으로 위기론에 처한 KAIST. 신임총장 선출과 미래부 이관이라는 전환점을 기반으로 다시 최고의 과학기술대학으로서 명성을 회복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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