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대 재산 연세대에 기부한 구순 할머니 '훈훈'

김준환 / 2012-09-03 16:39:53
"어려운 학생들 위해 써 주길 바래"

“이북에서 빈 몸으로 내려와 굶기를 밥 먹듯 하며 모은 돈이라오. 돈 없어 공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써줘요.”

구순의 할머니가 지난달 14일 연세대 총장실을 찾아 자신이 소유한 100억 원대의 전 재산을 기부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김순전(90) 할머니. 김 할머니는 지난달 말 자신이 소유한 전 재산을 연세대에 유증(유증(遺贈) : 유언에 의하여 유산의 전부 또는 일부를 무상으로 다른 사람에게 증여)했다.

중곡동 자택과 숭인동, 능동, 공릉동 등에 소재한 주택 및 상가 등 부동산 4건의 소유 지분과 예금 등 100억 원대로 추정되는 규모의 재산을 연세대에 내놓았다.

김 할머니는 백억 대의 재산을 모으기까지 누구보다도 소박하고 검소한 삶을 살았다. 한국전쟁 중에 고향 황해도 장연군 순택면을 떠나온 할머니 가족에게는 이불 한 채밖에 없었다. 피난 끝에 빈손으로 정착한 낯선 서울에서 남편과 슬하의 아들을 건사한다는 것은 여인에게 쉽지 않은 일이었다.

“버스비를 아끼려고 후암동에서 동대문까지 버스로 4~5 정거장되는 거리를 매일 걸어 다녔어요. 배가 고프면 허리띠를 졸라매고.”

60여 년 동안 아끼고 또 아껴서 모은 재산임에도 불구하고 할머니는 전혀 아까워하거나 기부를 주저하는 기색이 없었다.

김 할머니는 “우리 식구들은 먹고살 걱정은 없다”며 “저는 생각지 마시고 그저 어려운 아이들을 뽑아 장학금 줘서 훌륭한 일꾼으로 만들어 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정갑영 연세대 총장은 지난달 24일 직접 김 할머니를 찾아가 감사패를 전달했다.

정 총장은 "얼마나 크고 소중한 돈인지 알고 있다"며 "한 푼도 허투루 쓰지 않고 어르신의 뜻대로 잘 쓰겠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다.

한편 연세대는 지난달 말 할머니를 세브란스병원으로 초청, 건강상태를 체크하고 보청기를 새로 마련해 선물했다. 김 할머니의 뜻에 따라 그의 사후 장례를 주관하고 할머니의 이름을 딴 ‘김순전 장학기금’을 운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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