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시흥시 아울렛 매장에서 의류 판매업에 종사하고 있는 이홍순(45) 씨도 자녀 셋을 둔 워킹맘이다. 이 씨는 대입 수험생 딸 하나와 고등학교와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 둘을 각각 두고 있다. 물론 부모가 모든 것을 챙겨주지 않아도 되는 나이라서 어린 자녀를 둔 워킹맘보다는 상황이 나은 편이다. 하지만 이 씨 역시 자녀 교육을 어떻게 시켜야 될지 항상 걱정이 많다. 특히 이 씨는 직업 특성 상 밤늦게까지 일하고 주말 업무도 해야 되는 탓에 늘 자녀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딸은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진학할 때 전교 3등으로 들어가고 현재 문과에서 전교 1~2등을 다툰다. 게다가 시 장학재단에서 우수 장학생으로 선발돼 고등학교 3년간 꾸준히 장학금을 받고 있다. 둘째와 셋째는 딸만큼 공부를 잘 하는 것은 아니지만 학교 생활에 충실하면서 형제 간 우애도 돈독하다.
‘직장과 자녀 교육’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기분 좋게 잡은 이 씨의 부모 공부 기술법을 들어보자.
자기주도학습 위해 면학 분위기 조성
이 씨도 대한민국의 여느 학부모와 마찬가지로 자녀들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아주기 위해 여러 가지를 시도해봤다. 초등학교 때부터 학원, 과외, 학습지 등 다양한 사교육을 시켜봤지만 결과적으로 자녀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큰 딸의 경우 중학교 이후로는 전혀 사교육을 시키지 않았다. “학원을 끊으니 초반에는 적응을 잘 못하고 성적이 소폭 하락하기도 했지만 금새 적응을 해 예전 페이스를 찾아 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했어요.”
이 씨는 자녀들이 자기주도학습을 할 수 있도록 면학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각별한 신경을 썼다. 집에 독서실 책상을 구비해 아이들이 공부할 때 집중력을 높일 수 있도록 했다. “둘째, 셋째 아이에 비해 첫째 아이가 공부를 월등히 잘했지만 집에서 공부하는 특정 시간만큼은 책상에 앉아 있도록 하는 습관을 길러주려고 노력했죠.” 자기주도적학습 능력을 키워주기 위한 이 씨의 노력은 자녀가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만이 아니었다.
자기주도학습이란 게 스스로 선택해 공부하는 학습 태도이기 때문에 비단 공부뿐만 아니라 적극성, 자발성 등 내적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다는 게 이 씨의 판단이었다. “저와 남편이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누가 감독하거나 억지로 시켜서 공부를 할 수 없는 환경이에요. 대신 자기주도학습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니까 아이들이 알아서 공부하고 특히 우등생인 누나를 중심으로 같이 공부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 같아요.”
칭찬과 격려, 당신의 자녀를 춤추게 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란 책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고래도 춤을 추게 할 수 있는 ‘칭찬’이 자녀를 향한다면 아이에게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부모의 진심 어린 칭찬은 자녀들이 공부에 대한 성취감을 들 수 있도록 할 뿐만 아니라 인생의 목표에 대한 동기 부여로 작용한다. 딸이 고등학교 3년 내내 큰 하락 없이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한 것도 부모의 칭찬과 격려가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딸이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진학할 때 매우 우수한 성적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부담감이 상당했을 거예요. 이 같은 점을 고려해 시험 결과가 좋든 나쁘든 간에 절대 싫은 소리를 하지 않았어요. 다행히 아이도 이에 부응해 설사 실수를 하더라도 기죽지 않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즐겁게 공부를 한 것 같아요.”
이 씨는 딸과 관련된 한 가지 일화를 더 공개했다. 어느 날 시험을 마친 딸에게 전화를 해보니 핸드폰이 계속 꺼져 있어 무척 걱정했다고 한다. 하지만 다시 통화가 됐을 때 이 씨는 시험에 대해 특별히 얘기하지 않았고 일절 잔소리도 하지 않았다. 또 언젠가 귀에 피어싱을 한 채 딸이 나타났을 때도 속으로는 굉장히 놀랐지만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았다. “나중에 선생님에게 전해 들은 얘긴데 아버지, 어머니가 자신의 마음을 편하게 해 줘서 너무 고맙다는 말을 했더라고요.” 매사에 자녀들을 믿고 진심 어린 칭찬과 격려로 대하니까 아이들의 자신감 상승이라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솔직히 부모가 아이에게 공부를 직접 가르쳐 줄 수 있는 입장이 아니잖아요. 아이 스스로 공부에 관심을 갖도록 도와주는 게 부모의 역할 아니겠어요. 그러기 위해서 적절하게 칭찬과 격려를 하는 방법은 우리 부모들이 공부해야 되는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부모•아이와의 교감… 학업 성취도에 영향 미쳐
이 씨는 워킹맘으로서의 고충도 털어놨다. “맞벌이 가정이라면 똑같이 느끼는 고민이겠지만 아이들과 같이 할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없다는 게 너무 안타까워요. 바쁜 와중에도 틈틈이 짬을 내 아이들과 같이 어울릴 수 있는 시간을 내려고 노력하는 편이죠.” 이 씨는 자신의 퇴근 시간과 아이의 하교 시간에 맞춰 아이 친구와 친구 어머니와 종종 만나 간식 타임을 갖는다. 이 때 공부 얘기는 제쳐 두고 아이들이 관심 가질 만한 주제로 수다를 떤다. 예컨대 “OO가 남자 친구가 생겼다면서?”, “요즘 OO 노래(혹은 영화)가 대세라는 데 어떤 것 같니?” 등 격의 없는 대화 주제를 통해 자녀와의 거리감을 좁히려고 노력한다. 이 씨는 “자녀들이 우수한 학업 성적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정서적인 안정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게 더 우선해야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교육 전문가들도 지능지수를 뜻하는 IQ(Intelligence Quotient)보다 정서지능인 EQ(Emotional Quotient)가 높은 아이가 타인을 배려하고 자신의 재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학계에서도 초등학교에서 중고등학교로 올라가면서 학업 과정이 심화되면 정서지능이 학업성적에 더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 씨가 부모•자녀와의 정서적 유대를 강조하는 이유도 학업 성취도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다.
마지막으로 이 씨는 직장일로 바쁘지만 아이들에게 늘 관심을 갖고 있다는 시그널을 보여주는 점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학교 선생님과 상담하거나 다른 엄마들과 얘기하다보면 아이들과 관련된 비밀(?) 정보를 입수할 때가 있어요. 그러면 한 귀로 흘려듣지 않고 잘 기억해놨다가 아이들과 대화할 때 유용하게 써 먹을 수 있어요.” 이 씨는 “최근 시험을 마친 딸과 함께 동네 노래방에 가서 신곡도 따라 하고 춤도 추며 즐겁게 놀았다”며 “딸과 함께 노래를 부르다보니 아이에게 정서적으로 좋은 영향도 주고 유대감도 부쩍 높아진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이런 게 바로 이 씨가 말하고 싶은 부모 공부기술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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