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CEO시대①경기과기대 메카트로닉스과 남은혜 씨

한용수 / 2012-04-02 12:06:43
“학내 벤처, 취업걱정 없는 선순환구조 만든다”

고학력 실업 문제가 고착화되면서 대학 졸업자들의 취업 문제 해결에 창업이 돌파구가 되고 있다. 특히 실무 교육을 중시하는 전문대 특성화학과와 이들 학과 출신 대학생들의 창업 지원과 창업이 눈에 띈다. 대학생 창업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는 전문대 학과를 살펴보고,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창업에 성공한 대학생 CEO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편집자 주


올해 경기과기대 메카트로닉스과 2학년에 재학 중인 남은혜 씨는 (주)에코시티의 공동 창업주이자 대표이사다. 동업자는 이 학과 임미섭 교수로, 교수와 학생이 공동 창업한 첫 사례다. 남은혜 씨의 아이디어는 학교 측이 마련해 지난해 말 처음으로 열린 제1회 창업경진대회를 통해 세상에 나오게 됐다. 교내 출품작 35개 중 영예의 대상을 차지하면서 학교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게 됐다. 남 씨의 아이디어는 심사위원들로부터 “완성도가 높고, 상품화 했을때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학내 재학생들의 창업을 독려해주기 위해 학교 측에서는 창업경진대회 수상자들에게 30여 평의 공간을 3년 간 무료로 임대해주고 남 씨에게는 1년 학비보다 훨씬 많은 연간 약 1천만 원의 장학금을 별도로 지원해 주기로 했다.

남 씨의 창업 작품은 ‘LED 감성조명’. 날씨 등 주변 환경에 따라 조명이 자동으로 바뀌는 조명 시스템으로, 비가 오거나 흐린 날에는 밝고 활기찬 조명이 되고, 추운 날에는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조명으로 바뀐다. 주파수대역에 따라 색이 바뀌는 LED조명의 특성을 이용한 개발품으로 주변 온도, 습도, 조도를 자동으로 인지하는 시스템도 함께 있어 시중에 나온 ‘공부잘하는 스탠드’에서 한 걸음 더 앞선 제품이다. 기존 조명 제품보다 두 배 정도인 제품 단가를 낮추는 게 관건이지만, 대량 생산하면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설명.
남 씨가 이런 창업 아이디어를 낼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정답은 3년제 학과로 넓어진 전공교육과정에 있었다. 경기과기대 메카트로닉스과 교과과정은 전자공학 60%, 기계공학 30%, 컴퓨터공학 10% 정도로 운영되고 있다. 남 씨의 지도교수인 임미섭 교수는 “3년제로 전공영역이 많이 넓어지면서 학생들이 다양한 학문을 접하면서 진로의 길도 넓어졌다”며 “취업분야와 창업 분야 모두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고 강조했다.

남 씨가 이 학과를 선택하게 된 동기는 고교 시절부터 ‘로봇’에 관심이 많아서였다. 특히 새로운 학문 분야인 메카트로닉스과가 눈에 들어왔고, 수도권에 있는 경기과기대를 선택하게 됐다. 남 씨는 “어려서부터 로봇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고등학교 다닐 때도 물리와 수학이 특히 재미있었다”며 “서울 쪽에서 공부하는 게 ‘생각주머니’(지도교수인 임미섭 교수가 자주 사용하는 단어)도 넓어지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겠다싶어 경기과기대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고교 시절부터 수학과 물리 교과목을 좋아했던 남 씨는 학과 적응도가 눈에 띄게 빨랐다. 특히 남 씨는 1학년 때 학과 성적이 4.5 만점에 퍼펙트 만점을 기록할 정도로 학과 공부에 대한 몰입도가 대단했다. 퍼펙트 만점은 경기과기대 전체 23개 학과에서 학과당 1명 정도다.

남 씨는 2학년에 올라와서는 회사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공강 시간과 오후 시간을 이용해 자유롭게 회사 일을 보면서 사업화가 가능한 다양한 분야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특히 올해 4월에 열리는 고양 꽃 박람회에서 사용될 해바라기 조형물 제작 작업 등에 몰두하고 있다. 높이 5m의 해바라기 모양의 모자이크 컬쳐(고정된 장치에 풀과 이끼, 나무 등의 생물을 입힌 조형물)는 태양빛을 추적하는 쏠라셀을 넣었고 LED조명으로 오륜기를 만들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 희망을 담을 예정이다.

남은혜 씨의 아이디어가 빛을 발할 수 있었던 것은 전문가인 임미섭 교수가 적극 지원했기 때문. 임 교수는 학교에서 설립한 기업을 키워 재학생들이 취업 걱정 없이 좋은 회사에 입사해 자신의 꿈을 키워낼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싶다는 장기적인 목표를 밝혔다. 임 교수는 “젊은 학생들이 취업자리 때문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학교에서 설립한 기업에 재학 중 다녀보고 기업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면서 “대학과 회사 입장에서도 학생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활용해 지속적인 인적 흐름을 만들어내도록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남은혜 씨와의 일문일답

창업경진대회 대상 수상을 축하드린다. ‘비상용 무정전 LED조명 장치’를 개발하게 된 사연이 있나요.
“정전상태에서 깜깜한 엘리베이터 안에 갇혀 무서웠었다는 친구의 경험담을 듣고 정전 시에도 기존의 배터리를 이용해 점등할 수 있는 조명 장치가 개발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어떤 장치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세요.
“일본 쓰나미에 의한 대지진이나 얼마 전 우리나라 정전사태를 보면 전기 공급이 되지 않아 음식점, 양식장 등에서 큰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많았잖아요. ‘비상용 무정전 LED조명 장치’는 이러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개발된 정전 대비용 LED 조명장치입니다. 전기가 공급되지 않아도 기존의 배터리를 이용한 조명장치에서 급속충전(20분이내)과 5~7시간을 유지할 수 있는 슈퍼 캐패시터(Super capacitor)의 축전기능을 활용해 정전 발생시 전류 변화를 감지하고 조명을 점등할 수 있는 장치입니다. 기존 백열전구의 80%를 절감하는 LED전구를 사용했기 때문에 전력소모가 적을 뿐만 아니라 교류전원용과 직류전원용 LED조명등이 따로 있어 상황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갖추었기 때문에 용도에 맞게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또한 110V, 220V 전압이어서 별도의 어댑터 없이도 충전이 가능합니다.”




장치 개발 과정에서 힘들었던 점이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핵심기술 요소인 충전용 배터리의 성능에 관해 교수님께 기술자문을 받던 중 슈퍼 캐패시터 성능의 우수성을 알게 됐고, 이를 결합한 충전장치를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은 1학년이어서 전공지식이 많이 부족했기 때문에 실험중에 배터리에 감전되기도 했었고, 캐패시터가 폭발하는 작은 사고가 있기도 했었죠. 이런 고비가 있을 때마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생겼었지만 교수님의 격려가 힘이 돼 아이템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활용 가능한 분야와 앞으로의 발전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LED 조명의 활용도가 다양해짐에 따라 발전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엘리베이터, 비상용 안내등, 지하시설물 조명 등에 활용될 수 있으며 상품화를 위한 기술적 완성도를 높여 백열등 및 전구형 형광등에 대한 실내조명 대체 제품으로 개발하면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조명등에도 전기 공급없이 사용될 수 있습니다.”


취업난 속에서 창업시장으로 뛰어드는 20대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창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일상생활 속에서 떠오를 수 있는 작은 아이디어를 무심코 넘기지 마세요. ‘이런게 있으면 좋을텐데’라는 생각에서 머물지 말고,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정보를 찾다보면 새로운 발상이 떠오릅니다. 창업이 나와는 상관없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닌 자신의 이야기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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