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에서 전문대는 사생아였다"

한용수 / 2012-02-09 19:36:39
이정표 한양여대 교수, 'MB정부의 전문대학 정책과 과제' 보고서


이명박 정부의 전문대학 정책을 진단한 첫 보고서가 나왔다. 보고서는 이명박 정부가 자율과 경쟁이라는 신자유주의적 교육 정책을 전면 추진한 첫 정부로 평가했으며, 이로 인한 교육기관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MB정부의 전문대학 정책과 과제'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는 이정표 한양여대 교수가 9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사)한국전문대학교육연구학회 주최,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교육과학기술부·한국직업능력개발원 후원으로 열린 동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이 교수는 보고서에서 "자율과 경쟁이라는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은 현 정부의 고등교육기관 구조개혁과 재정지원 방식에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교육기관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초래되고, 교육성과를 경제적 논리로만 이해하고 설명하려는 정책의 관점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나 실제로 자율 경쟁과 공정 경쟁을 위한 토대가 마련되지 않은 채, 무한경쟁에 의한 대학 및 학생 간 서열 강화로 생존경쟁을 부채질 해 왔으며, 일부대학들은 경쟁을 위한 불공정 편법과 수단을 동원하고 있고, 취업률과 같은 시장의 요구나 논리로만 대학교육의 성과를 측정함으로써 교육의 시장 종속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MB정부가 공정한 사회 구현을 내세우고 있지만, 전문대학 정책을 보면 공정한 교육정책은 미비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전문대 학생의 상당수가 학업 유지가 어려운 교육복지 지원 우선 대상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장학금 및 등록금 지원 정책에 있어서 일반대학과 동일하게 접근하고 있어 전문대 학생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상대적으로 약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MB정부가 공정사회 구현을 내세우면서 마이스터 고교나 특성화고교 지원은 확대한 반면, 전문대학 지원은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성화고 및 마이스터고 정책에 준한 행재정적 지원 및 투자가 전문대학에 대해서도 필요하지만 전문대학의 사회안전망 기능에 대해서는 외면하는 정책이 추진됐다는 설명이다.

고등교육 단계에서의 직업교육과 전문대학 육성 정책도 부재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교수는 "국정과제에서 직업교육에 대한 유일한 언급은 국정과제 70(평생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겠습니다)에서 제시된 '고등학교 직업교육 선진화' 과제에 그치고 있다"며 "이는 현 정부가 직업교육의 핵심 축을 고등학교 단계로 설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전문대학의 교육구조 개혁과 관련해서는 총장 명칭과 대학교 명칭 사용, 산업체경력없는 학사학위 전공심화과정 설치, 일부 분야 4년제 수업연한 도입 등은 현 정부 들어서 가장 큰 외형적 구조 변화지만 전문대학 육성 정책으로는 여전히 많은 한계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전문대학 재정지원 사업이 단순하고 지원 규모 역시 일반대학과 비교해 일천하다는 평가도 나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도 교육과학기술부 전체 부서 중 부서재정지원 총액의 80% 이상을 일반대학에 지원하는 부서는 전체 부서 중 24개 부서에 달하지만 재정지원 총액의 10% 이상을 전문대학에 지원하는 부서는 4개 부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근 4년간(2007-2010) 교과부의 재정지원 사업 관련 부서 중 약 76%의 부서는 전문대학 재정지원사업이 없거나 부서별 재정지원 총액의 1% 미만에 불과했다.

교과부 외 노동부, 지경부, 보건복지부 등 타부처의 일반대학 편중 재정지원도 마찬가지였다. 2007-2010년 간 교과부 외 타부처의 재정지원은 일반대학, 훈련기관(기능대학), 특수대학에 94.2%가 집중돼 전문대학 재정지원은 3.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정표 교수는 "논문을 작성하면서 전문대학과 고등단계 직업교육은 이 이 정부로부터 사생아 취급을 받았고 귀찮은 존재로 여겨지고 있다고 느꼈다"면서 "다음 대통령은 전문대 출신으로 뽑던지 전문대 교수가 맡아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는 이기우 인천재능대학 총장, 도정기 경북과학대학 총장, 심상국 동남보건대 총장, 모영기 동원대 총장, 김숙자 배화여대 총장 등 전문대학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으며, 권춘우 동양미래대학 교수, 김선태 한국직업능력개발원 평생직업교육연구실장, 윤석만 중앙일보 기자가 토론자로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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