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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레게(James Legge, 1815-1897)는 스코틀랜드 출신 선교사이자 중국고전 번역가로, 옥스퍼드대 초대 중국어문학 교수에 임명된 19세기 유럽 중국학의 핵심 인물이다. 1861년 홍콩에서 The Chinese Classics 제1권을 펴내며 논어를 영어로 번역하고 절마다 비평적·주해적 분석을 붙였다. 136쪽에 이르는 프롤레고메나와 방대한 색인을 결합한 그의 작업은 영어권 논어 연구의 오랜 기준점이 됐다.
이번 한국어판은 레게 생전의 최종 판본인 1893년 옥스퍼드 클래런던프레스 개정판을 저본으로 삼았다. 제1-3권에는 논어 20편의 한문 원문, 레게의 영어 번역과 원주 전문, 우리말 번역, 역자 주를 차례로 배치했다. 제4권은 중국 고전의 범위와 권위, 논어의 성립·편찬·주석·이본, 공자의 생애와 사상, 직계 제자, 동서양 참고문헌을 다룬 프롤레고메나를 완역하고 역자 해제와 인명·지명·서명 찾아보기를 더했다.
하영삼 교수의 한자학·고문자학적 고증은 이 판본의 차별성을 이루는 핵심 축이다. 본문의 모든 한자에 독음을 달고, 주해의 주요 글자에는 훈독과 뜻풀이를 붙였다. 핵심 개념은 갑골문·금문·간독문·설문소전 등의 고문자 자형으로 어원을 추적하고, 청대 고증학에서 현대 논어 주석에 이르는 이설을 대조했다.
이번 역주는 한자학·고문자학을 전공한 하영삼 교수와 문화번역·비평이론을 연구해 온 정혜욱 교수의 학제적 협업으로 완성됐다. 문자학적 고증과 번역학적·문화비평적 시각을 결합해 19세기 영어 주석서를 21세기 한국어 독자를 위한 입문서이자 연구 기반으로 새롭게 구성했다.
하영삼 교수는 “논어를 읽는 일은 공자의 말을 오늘의 말로 옮기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한 글자의 자형과 어원, 후대 주석의 축적, 레게의 19세기 영어 해석을 함께 보아야 고전의 층위가 드러난다”며 “이번 역주는 원문·고문자·동아시아 주석·서구 번역을 한 자리에서 대조하도록 구성했다”라고 출간 의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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