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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한 민심, 둔감한 법정』은 인간이 본능적으로 믿고 있는 “세상은 공정해야 한다”는 감각이 현실 속에서 어떻게 무너지는지를 출발점으로 삼는다. 저자는 소액주주를 대변해 대기업과 금융기관, 회계법인, 대주주를 상대로 송사를 벌여 오며, 진실을 말해도 통하지 않고 상황을 바로잡을 힘이 없을 때 사람들이 겪는 억울함과 무력감을 직접 마주했다고 말한다. 이 책은 그 과정에서 축적된 문제의식을 기록한 결과물이다.
책은 크게 네 갈래의 문제의식을 따라 전개된다. 첫째, 공정한 법정과 정의로운 사법시스템에 대한 질문이다. 법왜곡죄, 특별검사 제도, 입증책임원칙의 남용, 가해자 중심의 사법시스템, 소송비용 부담 제도, 재판 지연, 사법부 독립 등 한국 사법제도의 민감한 쟁점들을 다루며, 왜 법원이 약자의 고통을 외면하는 것처럼 보일 수밖에 없는지를 근본에서 다시 묻는다. 특히 법정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서민의 억울함과, 그 억울함을 충분히 구제하지 못하는 제도적 구조를 날카롭게 짚는다.
둘째, 건강한 법률시장과 좋은 법률서비스에 대한 고민이다. 책은 AI 시대 법률서비스의 변화, 리걸테크와 로펌 대형화, 변호사 마케팅 규제, 수임료 책정, 소송금융, 변호사 윤리 등 법률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다루며, 균형을 잃은 법률서비스 시장이 어떤 왜곡을 낳고 있는지 분석한다. 법조인과 법조인단체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제언도 함께 담았다.
셋째, 깨끗한 정치와 좋은 입법에 대한 문제의식이다. 대통령 탄핵, 스마트폰 사용 규제, 태아보호법, 암호화폐 과세, 차별금지법, 가족정책, 종교의 자유, 의원입법 평가 등 정치와 입법 현안을 두루 다루며, 사회적 갈등을 더 키우지 않으면서도 현실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개혁의 방향을 모색한다. 저자는 특정 진영의 논리에 치우치지 않으면서도 개혁적 관점을 견지하는 것이 자신의 칼럼의 특징이라고 밝힌다.
넷째, 선진 자본시장과 투명한 기업거버넌스를 위한 제언이다. 상법 개정, 증권집단소송제, 코리아 디스카운트, 소액주주 권익, 상장폐지, 대주주 프리미엄, 경제민주화 등 자본시장과 기업지배구조의 핵심 쟁점들을 다루며, 최근 상법 개정과 자본시장 개혁을 움직인 논리가 무엇이었는지도 함께 보여준다. 저자가 칼럼에서 제시했던 상법 개정, 디스커버리 제도 등 여러 개혁 아이디어가 실제로 실행되었거나 추진되고 있다는 점도 이 책의 중요한 특징이다.
『억울한 민심, 둔감한 법정』은 단순한 시사 칼럼 모음집이 아니다. 각 칼럼의 말미에는 당시 제기했던 개혁 아이디어가 지금 어떤 방향으로 진척되고 있는지에 대한 짧은 후기와 단상이 덧붙어 있어, 문제 제기가 현실 변화와 어떻게 연결되는지까지 함께 확인할 수 있다. 오래된 글도 있지만, 지금 다시 읽어도 여전히 유효하거나 오히려 더 절실해진 문제들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이 책은 지난 몇 년간 한국 사회의 사법·경제·입법 개혁 흐름을 함께 읽는 기록이기도 하다.
저자는 법률가는 변호사든 판사든 검사든 자신이 담당한 사건을 통해 세상을 관찰해야 하며, 사람들이 겪는 고통과 사회의 문제점을 발견했을 때 그 해결책을 고민하고 이를 글로 남길 사명이 있다고 본다. 법과 경제를 함께 다뤄 온 저자의 시선은 이 책을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법시스템, 자본시장 발전, 투자자 권익, 기업거버넌스 개혁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두루 읽힐 수 있는 현실 비판서이자 개혁 제안서로 만든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법률가는 자기가 담당한 사건을 통해서 세상을 관찰해야 하고 사람들이 겪는 고통, 사회가 겪는 문제점을 발견했을 때 그 해결책을 고민해야 하고, 이를 글로 남길 사명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제가 쓴 책이 법률가들의 공적 사명의식을 깨우는 역할을 했으면 합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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