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기와 이해의 함정’

황혜원 / 2022-06-09 12:51:09
수학 학습의 정석 - 문제풀이의 정석⑤

[대학저널 황혜원 기자] 수학에서 ‘문제를 풀고 답을 맞힌다’는 사실은 표현만으로는 참 단순해 보인다. 주어진 문제를 여러 개념을 활용해 풀어서 답을 찾으면 문제는 해결된 것이다. 정답이 나왔으니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종종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같은 유형의 다른 문제를 풀었을 때 틀리는 경우다. 숫자만 다르거나 간단한 조건의 변화만 있을 뿐, 풀이를 위한 사고와 적용되는 개념은 같은데 틀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학생 본인 스스로도, 주변 사람들도 당황스러운 장면이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지 밝혀보고, 수학 문제를 올바르게 푸는 태도에 대해 살펴보자.



‘암기 vs 이해’ 상호보완적 관계


‘수학은 암기다’, ‘수학은 이해다’ 어떤 말이 맞느냐는 질문을 받곤 한다. 반드시 둘 중 하나만 맞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모두 맞는 말이다. 풀이 방식에 대한 암기 없이는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조차 알 수 없다. 이해가 수반되지 않는 풀이는 문제의 형태가 달라지거나 응용이 되면 더이상 쓸 수 없게 된다. 수학에서 이해와 암기를 어떻게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삶의 많은 부분은 모방의 산물로 이뤄져 있다. 수학 문제풀이도 예외는 아니다. 다른 누군가의 풀이 방식을 모방해서 스스로 문제를 풀 수 있다. 풀이를 모방한다는 것은 기억 또는 암기를 했다고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처음 수학 문제를 푸는 과정은 암기가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암기가 불완전하면 앞서 언급했던 문제가 발생하고 만다. 같은 유형의 다른 문제를 풀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문제풀이 과정을 온전히 이해했다고 해서 같은 유형의 다른 문제를 제대로 풀 수 있을까? 이 또한 장담할 수 없다. 실제로 풀이 과정을 이해했던 문제와 똑같은 문제를 한참 후에 다시 풀면 틀리는 경우도 있다. 결국 이해도, 암기도 수학 문제풀이에서 그 자체로는 불완전한 개념인 것이다.


암기의 불완전성


암기가 갖게 되는 불완전성을 구체적인 유형을 통해 살펴보도록 하자.


- 미흡한 암기


암기의 불완전성에 대한 구체적인 경우로 암기 그 자체의 미흡함을 들 수 있다. 즉, 풀이 방식에 대한 암기를 불완전하게 했기 때문에 다음에 같은 유형의 문제라도 제대로 풀지 못하게 된다.


사례1 문항의 문제풀이 과정은 (ⅰ) 조건식에 숫자 대입, (ⅱ) 조건식의 미분, (ⅲ) 식 정리의 세 과정으로 이뤄져 있다. 그런데 풀이 과정 중 ‘(ⅱ) 조건식의 미분’ 과정을 기억하지 못하면 같은 문제를 풀 때 제대로 풀이하지 못하게 된다. 풀이 방식에 대한 미흡한 암기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 일회성 단순암기


문제풀이 방식에 대해 일회성의 단순암기에 의존해 당장 눈앞의 문제는 풀지만, 시간이 경과한 후 동일한 문제나 같은 유형의 문제를 못 푸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는 단기기억에 의존해서 암기가 일회성으로 그친 상황이다. 추가적인 반복풀이나 해당 문제에 대한 정리를 통해 반복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발생하게 되는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선생님이 문제를 풀이해주면, 같은 풀이 방식을 기억하며 학습자 스스로 큰 문제 없이 문제를 풀지만 시간이 흐른 후 같은 문제를 만났을 때 풀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사례2의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 시험 20번] 문항은 앞선 [2022학년도 9월 평가원 모의고사 11번] 문항처럼 (ⅰ) 조건식에 숫자 대입, (ⅱ) 조건식의 미분, (ⅲ) 식 정리의 세 과정을 거쳐서 풀면 된다. 하지만 첫 번째 문제를 풀어낸 이후 반복풀이가 진행되지 않는다면 시간이 경과하면서 풀이 방식을 잊고 말 것이다.



이처럼 암기의 불완전성으로 인해 수업 시간에 문제풀이 과정을 들어도 결과적으로 소용없게 되는 일이 발생한다. 다음 칼럼에서는 이해의 불완전성에 대해서 살펴보고 암기와 이해의 불완전성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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