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 대학 · 공공연 보유 특허 활용률 하락
[대학저널 임지연 기자]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대학의 위기가 가시화되자 대학의 기술사업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술이전은 대학의 연구 역량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이자 대학의 수익원을 다각화할 수 있는 기반이 되고, 대학 연구 성과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 공공 기술이전의 질적인 성장은 여전히 취약한 데다 기업과 대학, 공공연구기관의 보유 특허 활용률이 모두 하락하고 있어 보유 특허 활용 전략 수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술이전 수입료 가장 많은 대학 ‘KAIST’…약 102억원
아주대, 고려대 등 기술이전 사업화 본격 시행
대학알리미가 지난 6월 공시한 ‘기술이전 수입료 및 계약 실적’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대학이 가진 창의적 자산을 산업계에 이전해 달성한 수입료가 가장 많았던 대학은 KAIST(한국과학기술원)다. 56건의 기술이전으로 약 102억원의 수입료를 올렸다.
그 다음으로는 서울대 87건, 약 88억3천만원, 고려대 133건, 약 54억1천만원, 성균관대 99건, 약 44억7천만원, 경희대 75건, 약 42억7천만원, 연세대 111건, 약 40억원, 한양대 45건, 약 30억원 순이다.
지난해 연간 기술이전 수익 33억5천만원을 기록하는 등 최근 5년간 기술사업화 실적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아주대는 지난 8월 단독 기술지주회사를 설립해 본격적인 기술사업화에 들어갔다. 기술지주회사 설립을 통해 그동안 추진해 온 기술사업화 과정에 적극 나서 수익을 창출하고, 해당 수익을 연구·개발(R&D)에 재투자하는 기술사업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또한 대학 내 우수한 연구·개발 성과가 연구실에만 머무르지 않고, 신속한 사업화를 통해 우리 사회와 기업의 기술 혁신을 선도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고려대는 지난 11월 12일 국내 유수기관과 기술 분야 실용화·사업화를 추진해 참여기업을 통한 기술이전 등 산학협력을 도모하기 위해 한국연구재단과 초융합 건설 포렌식 연구센터를 설립했다. 연구센터에는 서울대와 연세대, 경북대가 공동연구기관으로 참여한다.
초융합 건설 포렌식 연구센터는 복합재난 시 인프라 사고의 효과적 원인 규명과 재난 방지를 위해 독립된 인프라 분야별 기술개발에서 탈피하고, 상·하부와 물환경 인프라 전체를 아우르는 초융합 플랫폼을 구축하고자 설립됐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해 인프라 관련 재난 예측을 위한 사전탐지는 물론 정밀진단에 의한 사후 감식, 재난 재현과 역추적 기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과 보강기술, 인프라의 성능향상 기술 등 재난안전관리와 인프라의 녹색화를 추진한다.
교육부, 사업 통해 대학-기업 산학협력 지원
기술이전 현황은 대학의 연구역량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로, 기술이전 실적에 따라 대학의 안정적인 연구환경과 연구실적, 재정상태까지 가늠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교육과 연구를 기반으로 창의적인 산업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통해 대학과 산업계의 협력을 유도하고 있다.
현재 일반대학과 산업대학 대상 지원 사업은 ▲사회맞춤형 산학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LINC+사업) ▲4차 산업혁명 혁신선도대학 지원사업(혁신선도대학사업) ▲대학 내 산학연협력단지 조성 지원사업 ▲대학 창의적자산 실용화 지원사업(BRIDGE+사업) 등 4개가 운영 중이다.
LINC+사업은 지난 2012년부터 5년간 시행한 LINC(산학협력 선도대학 육성) 사업의 후속사업이다. 대학의 산학협력 역량강화를 통한 지역 사회와 지역 산업 혁신을 지원하고, 현장적응력 높은 산업수요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기획됐다. 2017~2018년 1단계, 2019~2021년 2단계가 진행됐다. 내년부터는 대학별 특성과 산학연협력 역량에 따라 ▲협력기반구축형 ▲수요맞춤성장형 ▲기술혁신선도형 등 3개 유형으로 세분화한 3단계 산학연협력 선도대학(LINC 3.0) 육성사업으로 새롭게 추진된다.
혁신선도대학지원사업은 4차 산업혁명 신산업 분야 인재 양성을 위해 다수의 학과가 참여해 융합 교육과정을 구성·운영하고, 혁신적인 교육 방법과 환경을 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LIINC+ 사업 참여 대학을 대상으로 2018년부터 추진됐으며, 지난해부터는 LINC+ 미참여 대학까지 지원 범위를 확대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수도권 5곳과 충청권 7곳, 호남제주권 3곳, 대경강원권 3곳, 동남권 2곳 등 20개 대학이 참여하고 있다. 선정 대학은 2020~2021년 2년간 연간 10억원을 지원받아 교육과정과 교육의 방법, 환경 혁신을 통해 스마트 공장과 스마트 모빌리티 등 유망 신산업 분야의 미래인재를 양성한다.
대학 내 산학연협력단지 조성 지원사업은 대학의 유휴공간을 기업의 수요에 맞게 개선해 기업을 캠퍼스에 유치, 대학에서 실질적인 산학협력을 하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선정대학은 오는 2025년까지 5년간 연간 20억원 내외의 사업비를 지원받으며, 지방자치단체와 대학 대응자금을 포함한 104억원 내외의 재정이 투입된다. 지난 2019년 부경대와 한양대(ERICA)가 1차로, 순천향대와 연세대(송도캠)가 2차로 각각 선정됐다.
브릿지플러스사업은 대학 기술이전을 집중 지원하는 사업으로, 대학이 가진 창의적 자산을 산업계에 이전해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기획됐다. 선정 대학은 기술이전과 사업화 전담조직의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기술 실용화를 위한 대학 간 협력 촉진, 산업체 수요 기반 기술 실용화 프로젝트 등을 추진한다.
지난 2015년 도입됐지만 정착과 활성화에 한계를 보여 온 산학협력 마일리지 제도도 오는 2022년부터 대폭 확대된다. 교육부는 지난 10월 13일 제18차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현재 대학생 현장실습에 국한된 마일리지 적립 대상 활동을 계약학과 등 산학협력 교육과정과 학생채용, 산학 공동 과제수행, 기술이전, 공용장비활용 등 산학협력 전 분야의 활동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장실습과 학생 채용, 기술이전 등 각 활동별 특성을 반영하고 대학 간, 기업 간 형평성을 고려한 마일리지 적립 세부기준도 마련할 계획이다.
기술이전 효율성, 미국 3분의 1 수준
기업·대학·공공연구기관 보유 특허 활용률 하락
이처럼 교육부의 다양한 지원 사업과 대학의 자체 기술이전 사업화 노력으로 대학 기술이전은 양적으로 충분히 성장했다.
한국지식재산연구원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대학·공공연구기관 기술이전·사업화의 질적 성장을 위한 재고’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대학·공공연구기관의 기술이전 건수는 지난 2015년 미국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대학‧공공연구기관의 발명신고 건수를 미국 공공연구기관의 발명신고 건수와 동일하다고 가정하고 (유사)기술이전율을 산출하면, 한국의 (유사)기술이전율은 36.0%(2014년도), 46.6%(2015년도), 48.5%(2016년도), 50.6%(2017년도)로 미국보다 높게 나타났다.
다만 국내 공공 기술이전의 질적인 성장은 여전히 취약하다는 평가다. 기술이전 효율성이 미국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고, 기술이전 계약 건당 수입이 미국의 10분의 1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국내 대학‧공공연구기관 기술이전 효율성은 미국 대비 2014년 30.7%, 2015년 45.0%, 2016년 31.5%, 2017년 33.3% 수준이다.
기업·대학·공공연구기관의 보유 특허 활용률이 나란히 하락해 보유 특허 활용 전략 수립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양금희 의원이 특허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내 특허 활용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기업의 보유 특허 활용률은 77.7%, 대학과 공공연구기관의 특허 활용은 22.1%에 불과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지식재산연구원 지식재산 활동 실태조사에 따르면 총 보유 특허 대비 특허 활용 현황의 기업 활용도는 2010년 80.3%로, 매년 80% 내외를 유지하고 있으나, 대학과 공공연구기관 활용도는 2010년에 29.4%로, 매년 20%에서 30% 사이에서 머물고 있다. 2019년에는 22.1%였다.
2019년 국내 특허 72만2668건 중 활용되고 있는 특허는 46만6676건(64.6%)인데 반해 미활용 특허는 25만5993건(35.8%)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학·공공연구기관의 경우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전년 대비 특허 활용률이 크게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대전과 세종, 충남, 강원, 제주를 제외한 지역은 5개 중 1개도 보유 특허를 활용하고 있지 않았다.
또한 대학과 공공연이 보유한 특허는 등록 연차가 증가할수록 이전되는 특허의 비율이 등록 전 각 32.8%, 36.4%에서 10년 이상 4.3%, 9.3%로 급격히 감소했다. 건당 기술료도 낮아졌다. 보유 특허의 등록 연차가 늘어날수록 특허 유지에 따른 비용 부담이 발생하는 것이다. 정부 연구비 대비 수입 비율도 2016년 0.6%에서 2019년 0.1%로 급감했다.
양 의원은 “대학·공공연구기관에서 보유한 특허를 수요기관과 결합해 기술료 수입을 끌어내지 못하면 연구 지원을 위해 투입된 국민의 혈세가 허공으로 사라지는 것”이라며 “연구의 결과물이 최대한 사업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대학과 공공연구기관이 주기적인 진단을 통해 유지 또는 포기하는 판단과 활용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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