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저널 백두산 기자] 출판사 교학사가 펴낸 한국사 능력검정시험 수험서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합성사진이 실려 논란이 일고 있다. 교학사는 비난이 커지자 사과문을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환불 조치를 결정했다.
지난 21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공무원 갤러리에 한가지 제보가 들어왔다. 한 출판사 수험서에 노 전 대통령 비하 사진이 실렸다는 것. 게시자는 해당 수험서는 교학사의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수험서이며, 공무원 수험서 참고 사진으로 쓰인 사진이 고(故) 노 전 대통령 합성사진이라며 해당 페이지 캡처 이미지를 함께 올렸다.
문제의 사진이 게재된 페이지는 조선 후기 신분제의 동요와 향촌의 변화를 설명하는 부분이었다. ‘붙잡힌 도망 노비에게 낙인을 찍는 장면’이라 실린 사진은 지난 2010년 방영된 KBS 드라마 ‘추노’의 한 장면이라 설명이 적혀 있었지만 자료사진은 노 전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이었다. 이 사진은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인 ‘일간베스트’에서 노 전 대통령을 조롱하기 위해 합성한 사진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생긴 참고서가 2018년 8월 20일에 출간됐음에도 불구하고 제보하기 전까지 수거조치가 없었던 점을 미루어 보아 교학사 측은 출간 이후 7개월 동안 해당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정의당 등은 성명서를 통해 교학사를 비판했으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22일 오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교학사 측이 단순히 실수했다고 밝혔지만, 뻔뻔하고 궁색한 변명에 불과하다”며 “교과서 전량을 회수하겠다는 회사 방침도 미봉이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의당은 김동균 부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정치적 입장을 떠나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고인에 대한 아주 교활한 모독”이라며, “교학사 측에선 신입직원의 실수라고 주장했지만 어줍잖은 변명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라도 노 전 대통령이라는 것을 알아보기 충분했고, 합성의 의도가 매우 명백해 보였기 때문에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개인적으로 활용하기 조차 어려운 사진”이라며, “교학사는 이전에도 친일과 독재를 미화한 보수 편향 국사 교과서를 집필해서 학부모들에게 지탄받고 어느 학교에서도 채택되지 못하는 불명예를 얻은 바 있다”고 교학사의 과거 전력을 꼬집었다.
SNS 상에서도 “교학사가 신생 출판사도 아닌데 확인도 없이 교재에 반영하느냐”, “말도 안 되는 변명이다”, “일베를 직원으로 뽑은건가?” 등 교학사의 부실한 관리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들끓었다.
이에 교학사는 같은 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진은 편집자의 실수로 발생한 일”이라며 “해당 교재를 전량 수거해 폐기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사과문을 올렸다.

교학사 측은 사과문을 게재한 뒤 시중에 팔리는 교재는 전량 수거·폐기하고, 이미 구입한 교재의 경우 회사측으로 보내면 환불하겠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남아있다. 일반적으로 교재 편집자가 외부 자료사진을 사용할 경우 저작권료 지급 확인절차 등을 가장 먼저 거치게 돼 있기 때문이다.
한 언론사의 보도에 따르면 논란이 계속 확산되자 교학사는 인사징계위원회를 열어 해당 직원에 대해 엄중 문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개로 해당 직원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하는 것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교학사는 지난 2013년 뉴라이트 등 보수학자들이 쓴 역사 교과서 출판으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당시 학계와 정치권은 교학사 교과서를 ‘우편향 교과서’라고 비판했으나, 그 해 8월 검정 심사를 통과해 정식 교과서로 승인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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