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교육부의 입시정책이 졸속 논란을 빚고 있다. 대입 3년 예고제에도 불구, 교육부가 당장 2020학년도부터 수시모집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최저학력기준 폐지와 정시모집 확대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으며 심지어 교육부 폐지 주장도 나오고 있다.
수시모집 수능최저학력기준 폐지 이어 정시모집 확대 요청
교육부는 지난 3월 6일 '2018년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교육부는 '2018년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평가에서 수시모집 수능최저학력기준 폐지를 권고했다. 즉 교육부는 지난 3월 23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에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세부사항을 안내하며, 수능최저학력기준 폐지 시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2019학년도 대입전형상 수능최저학력기준은 2017년 4월 공표된 대학별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에 따라 적용된다"면서 "대학이 권고사항을 수용,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축소·폐지할 경우 2020학년도 대입전형부터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춘란 교육부 차관은 2020학년도 대입전형안 제출 기한(3월 30일)을 앞두고 수험생들이 선호하는 서울 10여개 사립대 총장들을 직접 만나거나 통화, 2020학년도 대입에서 정시모집 확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 박 차관이 수시모집과 정시모집 비율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는 것이 대학들의 전언이다.

대입 3년 예고제 무색, 대학가 비상
문제는 교육부의 행보가 대입 3년 예고제를 흔들고 있다. 대입 3년 예고제란 수험생들이 미리 대입을 예측할 수 있도록 중학교 3학년 11월 말(대학 입학 3년 3개월 전)까지 '대입전형 정책 틀'을, 고교 1학년 8월 말(2년 6개월 전)까지 '대입전형 기본사항'을, 고교 2학년 4월 말(1년 10개월 전)까지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고교 3학년 4월 말까지 수시모집요강과 8월 말까지 정시모집요강을 각각 발표하는 것이다. 발표는 대교협이 담당한다.
2020학년도 대입전형은 고교 2학년 학생에게 해당된다. 따라서 2020학년도 대입전형 기본사항은 2017년 8월 29일 발표됐다. 이어 2020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은 4월 말에 발표된다. 대교협이 2020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발표하기 위해 대학들은 3월 말까지 2020학년도 대입전형안을 제출할 예정이었다.
특히 대교협은 대입전형을 발표할 때 입시의 안정성을 강조하고 있다. 최대한 기존 입시 틀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대교협은 2020학년도 대입전형 기본사항 발표 당시 "대입전형 운영의 안정성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 기존 대입전형 기본사항의 틀 내에서 일관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학가에 비상등이 켜졌다. 대부분 대학들은 2020학년도 대입전형 기본사항에 맞춰 2020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준비했다. 그러나 갑작스런 교육부 요청으로 제출 기한을 늦추고 2020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부랴부랴 손질하고 있다.
교육부 졸속 행보에 비판 여론 확산
결국 교육부의 졸속 행보가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교육부가 중심을 잡지 못하고 여론과 정치권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 소재 A대학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보면, 그간 학생부종합전형을 너무 많이 늘려놨기 때문에 정시 인원을 늘려 균형을 맞추는 것은 잘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교육부의 대입정책을 보면 자세히 들어갈수록 대입 일선에 있는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중심을 잡고 가야 할 교육부가 여론의 추이에 따라 오락가락 행태를 보이는 것은 교육부의 교육철학이 부재함을 명확하게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유성룡 1318대학진학연구소장 역시 "교육부가 2021학년도 수능 개편을 연기하면서부터 눈치행정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교육부가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여론에 흔들리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입시정책은 학생이 중심이 돼야지 지방선거나 정치권의 눈치를 볼 것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는 교육부 폐지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 국민은 '3년 예고제는커녕 하루에도 오락가락 교육부를 폐지하자'는 제목의 글에서 "국민 세금으로 대학의 목줄을 죄고 2019학년도부터 수능최저폐지 권고한다고 했다가 국민청원 이틀 만에 7만 넘으니 슬쩍 꼬리 내려 2020년도부터라고 하고, 선거 앞두고 정시 늘린다 하루 아침에 입장을 바꾸고, 이제 또 내일은 어떻게 달라질까? 이런 교육부는 없애고 대학에 선발권을 주는 것이 낫겠다"라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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