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이 도입된 이래 사상 최초로 지진 우려 속에 2018학년도 수능이 실시된다. 이에 지진 발생으로 시험장 책임자(교장)나 시험실 감독관(교사)이 대피를 결정해도 소송비용 등 법률지원까지 정부가 모두 책임질 방침이다.
교육부(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는 "1주일 연기, 23일에 실시되는 2018학년도 수능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예비소집 실시, 출근시간 조정, 시험장 주변 소음방지 등 관계부처와 지자체에 적극 협조를 당부했다"고 밝혔다.
먼저 22일 전국 85개 시험지구 1180개 시험장에서 예비소집이 실시됐다. 2018학년도 수능 응시생은 총 59만 3527명(포항 지역 6098명)이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 21일 전국 시·도교육청에 시험장별 감독관과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수능일 지진 발생 시 대처 단계에 따른 교육'이 철저히 이뤄질 수 있도록 안내했다.
교육부는 수능 당일 포항시, 경주시, 영천시, 경산시의 출근시간을 오전 11시 이후(포항 지역 4개 도시 이외 전국은 기존과 동일하게 오전 10시 이후)로 조정할 것을 인사혁신처, 산업통상자원부. 지자체 등에 요청했다. 이는 포항(지진 피해 지역 시험장)에서 예비시험장으로 비상 이동할 경우를 대비한 것이다.
교육부는 지진 발생에 대비, 영천과 경산 등 포항 인근 지역에 예비시험장 12교를 별도로 마련했다. 예비소집 이후 수능 시행이 곤란할 정도의 여진이 발생하면 수능 당일 비상 수송이 이뤄진다. 이를 위해 수능 당일 오전 6시 30분부터 포항 관내 12개 시험장에 총 244대의 버스가 대기한다. 지각수험생을 위한 예비차량도 운영된다.
교육부는 사전 안전점검뿐 아니라 운전기사를 대상으로 안전교육과 음주측정을 실시할 방침이다. 버스 이동 과정에서는 경찰청 협조를 받아 순찰차가 지원된다. 또한 교육부는 예비시험장 이동 시 영어듣기평가 시간대에 군사훈련 소음 방지를 국방부와 국토교통부 등에 요청했다.
특히 포항지역 시험장의 심리 안정과 긴급 구호 지원을 위해 포항 지역 시험장에 정신건강 전공의(전문의)가 1명씩 파견되고 119 구조대원이 각 2명씩 추가 배치된다. 컨설팅팀(전문의 3명)도 별도로 운영되며 소방공무원(2명)과 별도로 구조대원이 2명씩 배치된다.
수능일 입실 시간 이후 지진이 발생하면 기상청 지진센터에서 85개 시험지구와 1180개 시험장으로 휴대폰 문자(SMS), 인터넷 지진 정보 화면(수능 지진 정보 특별페이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지진 정보를 제공한다. 단일 시험지구인 포항 지역은 북측과 남측 2개 지역으로 구분, 지진 정보가 제공된다.
지진 정보가 제공되면 시험장 책임자가 교내 방송을 통해 개별 시험실에 전달한다. 수험생은 진동을 감지한 경우 당황하지 않고, 시험관리본부의 방송과 감독관 지시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 감독관 지시 없이 임의로 시험장을 이탈하면 시험 포기로 처리된다.
지진 발생 시 조치는 '지진 대처 단계별 대처 가이드라인'에 따라 취해진다. 가이드라인은 '가단계-나단계-다단계'로 구성된다. 가단계는 진동이 느껴지나 경미한 상황이다. 중단 없이 시험이 계속된다. 나단계는 진동이 느껴지나 안전성이 위협받지 않는 수준이다. 시험이 일시 중단되며 수험생들은 책상 아래로 대피한다. 상황 확인 후 안전에 문제가 없다면 시험이 재개된다. 다단계는 진동이 크고 실질적인 피해가 우려되는 수준이다. 시험이 일시 중단되고 수험생들은 책상 아래로 대피한 뒤, 상황 확인 후 교실밖(운동장)으로 대피한다.

지진 발생에 따른 대피 여부는 1차적으로 시험장 책임자나 시험실 감독관이 결정한다. 교육부는 시험장 책임자나 시험실 감독관이 현장시설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 다르게 결정할 수 있도록 재량을 부여했다. 예를 들어 '나단계'라도 유리창 파손 등 피해가 상당하면 시험을 재개하지 않고, 교실 밖으로 대피할 수 있다. 만일 시험장 책임자나 시험실 감독관이 대피를 결정해도 면책이 적용되고, 정부가 소송비용 등 법률지원까지 책임질 방침이다.
주명현 교육부 대변인은 "수능 도중 발생한 지진 등 재해로 대피를 결정한 교원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고, 소송비용 등 법률지원까지 정부가 부담하겠다"면서 "수능 연기라는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를 믿고 수험생, 학부모, 교사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해 나가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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