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문재인표 개혁이 교육부의 대수술을 예고하고 있다. 신호탄은 박춘란 차관 취임. 박 차관은 교육부 사상 최초의 여성 차관이다. 특히 박 차관은 취임식에서 교육부의 신뢰 회복을 강조했다. 또한 박 차관의 취임과 함께 교육부 장관 인선 작업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호 여성 차관' 탄생, 물갈이 신호탄
박춘란 서울시교육청 부교육감이 지난 1일 교육부 차관으로 취임, '교육부 1호 여성 차관'이 탄생했다. 박 차관은 진주여고와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하고 33회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1990년 교육공무원으로 진출한 뒤 교육인적자원부 혁신담당관, 교육인적자원부 인력수급정책과장, 교육인적자원부 대학정책과장, 경북대 사무국장, 교육과학기술부 학술연구지원관, 강릉원주대 사무국장, 충청북도 부교육감, 교육과학기술부 정책기획관, 교육부 대학정책관, 충청남도 부교육감, 교육부 평생직업교육국장 등을 역임했다.

박 차관은 '1호 여성 차관' 타이틀에 앞서 교육부 최초 여성 국장과 실장 타이틀도 보유하고 있다. 대학과 지방교육에 대한 경험과 전문성이 풍부하며, 혁신적 사고와 뛰어난 조직 장악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차관이 취임하면서 일명 '유리천장(Glass Ceiling)' 깨기가 주목받고 있다. 유리천장이란 조직 내에서 여성이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일정 서열 이상 오르지 못하는 현상을 뜻한다. 한 마디로 남성에 비해 여성이 차별받는 것이다. 실제 교육부도 1대 문장욱 차관부터 59대 이영 차관까지 남성 차관 일색이다.
이에 박 차관 취임이 교육부의 물갈이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재 박 차관은 교육부 1급 고위직 간부 가운데 막내다. 따라서 향후 교육부 인사가 성별, 나이, 기수와 상관없이 능력과 인물 중심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구시대 관행 철폐·교육현장과의 소통 강화로 신뢰 회복
"국민들의 열망을 담아 새롭게 출범한 문재인정부의 첫 교육부 차관직을 맡아 일하게 된 것을 매우 영광으로 생각하고, 깊은 감사를 드린다. '모든 아이는 우리 모두의 아이다'라는 문재인정부의 교육철학이 성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박 차관의 취임사 중)
박 차관을 시작으로 교육부 개혁에 시동이 걸린 가운데, 앞으로 교육부 개혁은 '신뢰 회복'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교육부는 나향욱 전 정책기획관의 "민중은 개·돼지" 발언, 규제 중심의 교육정책, 정유라 사태, 국정 역사교과서 논란 등을 겪으며 사회적 신뢰를 잃었다.
실제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6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약 70%가 교육부 폐지와 역할 축소에 동의했다. 4년제 대학 총장들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명의의 '고등교육 위기 극복과 정상화를 위한 건의문'에서 "현재의 대학은 반값등록금 규제 및 구조개혁과 재정지원이 연계된 각종 평가로 중첩된 소위 '규제의 바다'에서 허덕이고 있는 위기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박 차관은 취임사를 통해 ▲교육부의 구시대 관행 철폐 ▲교육현장과의 소통 강화 ▲교육분야 부정·비리 척결 등을 중점과제로 추진하며, 교육부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박 차관은 "우리 교육부가 구시대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새로운 교육부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더 이상 대학이나 교육청에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교육부여서는 안 될 것이다. 대학, 교육청, 학교현장과 더 자주 소통하고 다양한 의견을 가감 없이 경청하겠다"고 말했다.
박 차관은 "교육이 갈등과 분열 대상이 아니라 통합과 상생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교육이 계층이동을 위한 희망 사다리가 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교육 분야 부조리를 없애가는 데 앞장서겠다"면서 "교육이 우리사회에서 국민들에게 가장 신뢰받는 영역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차관 취임, 교육부 장관 인선 속도
박 차관이 취임하면서 교육부 장관 인선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현재 문재인정부 초대 교육부 장관으로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이 가장 유력하다. 김 전 교육감은 혁신학교를 최초 도입하는 등 진보교육감의 대표주자격으로 불린다. 대선 당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문 대통령의 교육공약 설계를 주도했다.
특히 김 전 교육감과 함께 교육부장관 후보로 거론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행정자치부 장관 후보자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에 교육부 안팎에서 문 대통령의 인선 발표만 남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교육계 관계자는 "김 전 교육감이 당연히 교육부 장관으로 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만일 김 전 교육감이 교육부 장관으로 취임하면 '외부인사 출신 장관'과 '내부인사 출신 차관'의 투톱 체제가 완성된다. 최근 교육부 장관과 차관은 모두 외부인사 출신이었다. 따라서 교육부를 완벽히 주도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박 차관은 전통 교육부 관료 출신이다. 김 전 교육감이 교육부 장관으로서 교육부를 비롯해 교육개혁에 드라이브를 걸 때, 박 차관이 얼마든지 교육부 내부 살림을 책임질 수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박 차관은 업무 열의가 매우 강하고 기획과 분석 능력이 뛰어나며, 소명의식과 책임감으로 소임을 완수하는 스타일"이라며 "차분하고 온순한 성격에 매사 겸손하고 예의 바르다. 직원들의 신임이 두텁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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