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시흥캠퍼스 조성사업을 두고 학내 갈등을 빚고 있는 서울대학교(총장 성낙인)가 앞으로 주요 의사결정과 총장선출과정에 학내 구성원들의 참여를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서울대는 시흥캠퍼스 조성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성낙인 서울대 총장은 31일 서울대 행정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담화문을 발표했다. 먼저 성 총장은 시흥캠퍼스 사태에 대해 유감과 사과의 뜻을 표했다. 성 총장은 "행정관 이사 추진과정에서 (행정관) 점거 학생들과 교직원 간 매우 불행한 상황이 발생, 총장으로서 착잡한 심정"이라면서 "이번 사태로 마음의 상처를 입은 교직원과 학생들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서울대를 아끼고 사랑하는 동문과 국민 여러분께도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대는 2007년 당시 이장무 총장 재임 시절 '서울대 장기발전계획(2007~2025년)'을 마련하면서 새로운 캠퍼스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서울대는 2007년부터 2008년까지 캠퍼스 후보지를 공모했고 2009년 경기도 시흥시가 캠퍼스 조성지로 결정됐다. 서울대 시흥캠퍼스 조성사업은 2014년 7월 성낙인 총장이 취임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이에 서울대는 지난해 8월 22일 경기도 시흥시, '배곧신도시 지역특성화사업자'와 시흥캠퍼스 조성을 위한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서울대 학생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당시 서울대 총학생회는 '시흥캠퍼스 실시협약 밀실체결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 "학교 본부가 실시협약 체결 전에 학생들의 의견을 듣겠다는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실시협약을 맺었다"고 주장했다. 급기야 서울대 학생들은 시흥캠퍼스 조성사업 철회와 성낙인 총장 퇴진을 요구하며 지난해 10월 10일부터 3월 11일까지 행정관 점거 농성을 벌였다.
문제는 학생들의 행정관 점거 농성 해제가 자발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 즉 3월 11일 서울대 직원들은 행정관 이사를 명목으로 학생들이 점거한 행정관으로 진입했다. 이에 학생들과 물리적 충돌까지 발생했고 결국 서울대 총학생회는 학생들의 피해 예방을 위해 점거 농성을 해제했다. 서울대 총학생회 학생들은 성낙인 총장이 담화문을 발표한 날 행정관 앞에서 성낙인 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등 여전히 반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 총장은 시흥캠퍼스 조성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성 총장은 "시흥은 지난해 '자랑스런 서울대인'으로 선정되신 故 제정구 선생께서 일생 동안 헌신하셨던 빈민구제운동의 정신이 깃든 곳"이라면서 "반드시 공공성이 강화된 시흥캠퍼스 조성을 통해 서울대와 지역사회가 상생하는 모범사례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성 총장은 "지난 10여 년 동안 추진해 온 시흥캠퍼스는 제4차 산업혁명시대를 대비하는 국제적 융복합 R&D 클러스터로 조성돼야 한다"며 "이는 우리 대학은 물론 국가 미래를 위해 필요한 일이며, 서울대에 주어진 근본적인 공적 책무를 다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또한 성 총장은 시흥캠퍼스 사태로 촉발된 학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주요 의사결정과 총장선출과정에 구성원 참여 확대를 제시했다. 성 총장은 "갈등이 필요 이상으로 증폭되는 데에는 대학 구성원의 기대와 거버넌스(행정) 구조 사이의 불일치가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학내 주요 의사결정과정과 총장선출과정에 교수뿐 아니라 직원과 학생 등 구성원들의 참여를 대폭 확대하겠다. 학생들도 대학 최고 심의기구인 평의원회는 물론 기획위원회, 재경위원회 등에도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성 총장은 구성원 참여 확대 차원에서 총장선출방식 개선 필요성도 시사했다. 성 총장은 "현재 교수 중 10%를 무작위로 선정, 실시하던 총장후보 정책평가 방식을 전임교수가 100% 참여하도록 변경돼야 한다"며 "이는 총장선출 과정에 교수들의 의사가 충실히 반영, 총의를 최대한 모으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 총장은 "지난 시간의 갈등으로 국민들께 심려를 드린 것과 갈등의 과정 속에 원칙과 규범이 흔들려 대학 구성원들을 실망시켜 드린 것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서울대는 학문 영역에서뿐 아니라 도덕성에서도 국가의 모범이 돼야 한다. 도덕성과 원칙을 회복시키기 위해 만전의 노력을 기울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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