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공약 '봇물', 소통·현실성 '최우선'

정성민 / 2017-02-07 09:40:57
대선주자들 교육개혁 비전 제시···교육계, 포퓰리즘 경계령

[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19대 대통령선거(이하 대선)를 앞두고 대선 후보들의 교육공약이 속속 공개되고 있다. '교육개혁'에 방점이 찍힌 가운데 교육부 폐지, 자사고 폐지 등 '폐지론'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교육계와 대학가는 무엇보다 포퓰리즘적, 급진적 공약을 경계하고 있다. 대신 교육현장과의 소통을 기반으로 현실성 있고, 국민들이 공감할 공약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개혁' 한 목소리···폐지론 부상
국민의당 유력 대선 후보인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지난 6일 국회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갖고 교육혁명 3대 개혁방향과 함께 '5+5+2' 학제 개편안을 제시했다. 안 전 대표는 "대한민국은 교육을 통해 기적을 만들어온 나라다. 그러나 이제 낡은 교육시스템은 한계에 부딪혔다. 일제 강점기 때부터 큰 변화 없이 이어져온 산업화 시스템으로는 미래를 대비할 수 없다"면서 "4차 산업시대 준비의 핵심은 교육이다. 교육분야의 혁명적 대변화로 새로운 기회의 땅을 개척해야 세계의 어느 나라들보다 앞서서 미래 먹거리, 미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는 "지난해 교문위 국정감사를 통해 교육혁명의 3대 개혁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첫째, 교육부를 폐지하고 국가교육위원회와 교육지원처로 재편하겠다"며 "둘째, 초중고와 대학교육을 창의교육으로 전환하고 평생교육을 대폭 강화, 중장년층 교육도 국가가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안 전 대표는 현행 '초등학교 6년-중학교 3년-고등학교 3년' 학제를 '초등학교 5년-중학교 5년-진로탐색학교 또는 직업학교 2년'으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안 전 대표는 "예를 들어 한 아이가 있다. 이 아이는 만 3살이 되면 유치원에 입학,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보육과 더불어 유아교육을 받는다"면서 "만 5살이 된 아이는 초등학교에 들어가 5년을 보내며 인성, 창의력, 협력 능력 등 기초능력을 함양하고 만 10살에 중학교에 들어가 5년간 시민으로서 자질 함양과 자아 성장을 위한 심화 교육과정을 이수한다"고 설명했다.


안 전 대표는 "지금까지의 모든 과정은 의무교육이다. 국가가 비용을 지불한다"며 "중학교를 졸업한 아이는 진로탐색학교에 진학, 대학에 진학할 것인지 아니면 직업학교에 진학, 일찌감치 진로교육을 받고 직장을 다닐 것인지 선택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2012년에 이어 대선에 재도전하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경우 지난 1월 20일 발간된 저서('대한민국이 묻는다-완전히 새로운 나라, 문재인이 답하다')에서 교육개혁의 키워드로 '불공정 해소'를 꼽았다.


문 전 대표는 "교육 분야에서 불공정을 없애기 위해 우선 입시제도를 단순화하고 대학 간 공동 입학과 공동학위제를 확대, 점차 대학 간 서열을 없애겠다"면서 "교육부는 대학교육만을 담당하고 교육 전체에 대한 장기 계획은 국가교육위원회를 개설, 수립하는 것 또한 권력 분산과 교육 민주화를 위해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수 진영 대선 후보들인 유승민 바른정당 국회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사교육 해소를 강조하며, 특목고와 자사고 폐지를 주장했다.


유 의원은 "무너진 공교육과 사교육비 부담이 저출산의 중요한 원인이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안전하게 돌보고 충분히 가르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면서 "자사고, 외고는 폐지하고 일반고의 공교육을 정상화하겠다. 영어교육 하나만이라도 학교에서 확실하게 가르칠 수 있도록 해서 사교육비 부담을 크게 줄이겠다"고 밝혔다.


남 지사는 지난 1월 1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8년 지방선거에서 사교육 폐지를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며 ▲복잡한 입시제도를 수능 위주로 간소화 ▲중학교 때부터 입시지옥에 시달리게 하는 특목고와 자사고 폐지 ▲학교 공교육 플랫폼으로 사교육 수용 ▲모바일 통한 온라인 교육 대폭 확대 등을 공교육 정상화 공약으로 제시했다.


또한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로 등록한 이재명 성남시장은 '중학교부터 근로기준법 교육 의무화' 등을,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지역인재 육성' 등을 각각 강조하고 있다.


포퓰리즘 공약 경계···현실성, 소통이 최우선
대선 후보들의 윤곽이 속속 드러나면서 교육공약도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교육계와 대학가는 포퓰리즘적, 급진적 공약을 우려하고 있다. 대선 후보들이 단순히 표심을 의식, 교육발전에 대한 고민 없이 공약을 제시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


각종 폐지론이 대표적이다. 현재 교육부, 특목고·자사고, 사교육이 폐지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서울대 폐지를 주장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서울대 폐지도 선거철마다 단골 메뉴로 등장한다.


폐지론은 사회적 불신의 방증이다. 교육부는 일명 '통제부'로 불리며, 특히 대학가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특목고와 자사고는 특권층과 부유층의 전유물로, 사교육은 병폐로 각각 간주된다. 서울대는 학벌사회의 정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폐지론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교육부만 해도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 해체 위기까지 몰린 바 있다. 그러나 교육과학기술부로 기사 회생했다. 또한 특목고·자사고, 사교육, 서울대에 대한 반감 여론이 있지만 특목고·자사고, 사교육, 서울대도 국민들이 선택할 수 있는 권리다.

실제 사교육의 경우 교육시민사회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사교육 문제 근본 해결을 위한 19대 대선 공약'으로 '나쁜 사교육을 시급히 없앨 3대 공약(학원 휴일 휴무제 / 사교육 기관 선행교육 상품 판매 금지 / 영유아 인권법 제정)을 제안했다. '나쁜 사교육'이 척결 대상이지 사교육 자체가 척결 대상이 아니라는 의미다. 따라서 포퓰리즘적 관점의 공약보다 교육현장과의 소통을 기반으로 현실성 있고, 국민들이 공감할 공약이 필요하다.


하윤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 회장은 "이번 대선에서는 교육을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공약하고 교권을 존중하는 '교육 대통령'이 선출돼야 한다"면서 "교총이 교육계 중심에 서서 대선 후보들이 포퓰리즘과 실험주의를 배격하고 학교운영비, 교육환경 시설 등 교육 본질에 예산을 적극 투자하도록 강력히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교육계, 대학가 정치권에 주문 '확산'
대선 후보들의 행보가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교육계와 대학가도 정치권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회장 이재정 경기도교육감)는 지난 6일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의 근본을 새롭게 하고, 미래 비전을 빛나게 하는 힘은 교육에서 나온다"면서 "우리는 교육대통령을 원한다"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에는 이재정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장을 비롯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민병희 강원도교육감, 최교진 세종시교육감, 이청연 인천시교육감, 김병우 충북도교육감, 김승환 전북도교육감, 장만채 전남도교육감, 박종훈 경남도교육감 등 전국 17개 시도교육감 가운데 진보성향의 교육감들이 참석했다.

특히 시도교육감들은 교육대통령의 과제로 ▲미래교육 준비와 진로교육 강화 ▲교육체제 전면 혁신 ▲학부모 교육 부담 경감 ▲영유아 교육·보육 재정비 ▲교육재정의 안정적 확보 ▲국정교과서 폐기 및 교과서 제도 개편 ▲교권 보장 ▲학교 민주화 정착 ▲교육부 개혁 및 현장 중심 교육 자치 실현 등을 꼽았다.


대학가의 요구는 자율과 지원 확대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지난 1월 24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서울에서 '2017년 정기총회'를 열고 전국 4년제 대학 총장 명의로 '고등교육의 위기 극복과 정상화를 위한 건의문'을 채택했다.

건의문에서 4년제 대학 총장들은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성장을 이끈 가장 큰 동력의 하나는 고등교육을 통한 우수 인재의 육성이며, 그 중심에 대학교육이 있었다. 그러나 현재의 대학은 반값등록금 규제 및 구조개혁과 재정지원이 연계된 각종 평가로 중첩된 소위 '규제의 바다'에서 허덕이고 있는 위기상황"이라면서 "뿐만 아니라 학령인구 감소와 장기화된 경기침체, 청년 일자리의 심각한 부족, 대학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으로 암담한 현실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4년제 대학 총장들은 "대학사회가 위기를 극복하고,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면서 본연의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고등교육정책이 규제 중심에서 대학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하며 고등교육의 질적 수준을 담보할 수 있는 실질적인 투자가 있어야 한다"며 "이에 고등교육 위기 극복과 고등교육을 통한 국가 발전을 위해 대학정책의 패러다임 전환과 과감한 투자 등의 정책적·제도적 지원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교총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정부와 국회를 대상으로 △성과급 차등지급 철폐 등 전면 개선 △교장(감) 성과연봉제 도입 추진 철회 △교권침해 처벌 강화 법제화 △교직·담임·보직교사 등 수당 현실화 △비교과 교사 수당 신설·현실화 등 처우 개선 △농사용 수준으로 교육용 전기료 인하 △농산어촌 학생 교육권 보호 위한 소규모 학교와 교육지원청 통폐합 중단 △특수학교(급) CCTV 설치법 철회 △유치원 명칭 유아학교 변경·단설유치원 확대 △교감 명칭의 부교장으로 변경 등 10대 과제 해결을 위한 청원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에 교총은 10대 과제들을 포함, 대선 후보들에게 교육현장의 목소리가 담긴 공약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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