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저널 정성민 기자] 국정 역사교과서(이하 국정교과서) 최종본이 공개되면서 국정교과서의 학교 현장 적용이 임박했다. 그러나 야권을 중심으로 반발 여론이 여전, 국정 역사교과서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친일행위, 위안부 서술 강화···'대한민국 수립', '대한민국 정부 수립' 모두 허용
교육부(부총리 겸 장관 이준식)는 3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영 차관 주재로 브리핑을 갖고 국정교과서 최종본과 '2015 개정 역사과 교육과정'에 따른 검정도서 집필기준을 발표했다.

앞서 교육부는 2015년 11월 3일 중·고교 역사교과서 발행체제의 국정 전환 계획을 발표한 뒤 지난해 11월 28일 전용 웹사이트를 통해 국정교과서 현장검토본을 공개했다. 이어 전 국민 대상 의견 수렴 과정과 국사편찬위원회·집필진 검토, 편찬심의회 최종 심의를 거쳐 국정교과서 최종본이 완성됐다.
교육부에 따르면 현장검토본에서 지적된 지도·도표·연표·사진 설명 오류가 최종본에서 수정·보완됐다. 예를 들어 델로스 동맹과 펠로폰네소스 동맹 결성 순서가 뒤바뀐 부분, 르네상스 운동이 전개된 시기 등이 수정됐다.
최종본은 현장검토본 대비 개항기와 일제 강점기 관련 서술, 현대사 관련 서술이 강화 또는 추가됐다. 즉 개항기와 일제 강점기 관련 부분에서 구한말과 일제강점기 친일파의 친일행위가 '친일 반민족 행위 진상 규명 보고서' 구분에 따라 5가지 유형으로 분류, 친일 반민족 행위가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단발령 관련 읽기 자료의 경우 을미사변을 상세히 묘사한 주한 영국 총영사 보고문으로 대체됐다. 또한 평화의 소녀상 건립 사실과 일본군의 위안부 집단 학살 사례가 새롭게 본문에 명시, 위안부 관련 서술이 한층 강화됐다.
현대사 관련 서술에서는 김구 선생의 암살 사실이 추가됐다. 특히 제주 4·3 사건 서술에서 오류가 있었던 특별법 명칭이 정정됐다. 제주 4·3 평화공원에 안치된 희생자의 위패 내용도 추가로 수록됐다. 아울러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의 한계가 보다 명확히 기술됐다. 특정 기업가의 일화를 소개한 읽기 자료는 교체됐고 새마을 운동의 경우 성과는 물론 '관 주도의 의식 개혁운동'으로 전개됐다는 한계점도 명시됐다.
이날 교육부는 국정교과서 최종본과 함께 검정 역사교과서 집필기준을 공개했다. 교육부는 "'2015 개정 교육과정과 국정 도서 편찬기준'을 근간으로 친일 청산, 대한민국 수립, 제주 4·3사건, 새마을 운동 등 현대사 일부 쟁점 내용을 보완함으로써 국민적 요구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광복 후 친일 청산 노력 서술 근거가 '중학교 역사②' 집필기준에 제시, 중학교 단계에서부터 친일 청산 의미를 학습할 수 있도록 했고 '대한민국 수립'과 '대한민국 정부 수립' 용어를 검정교과서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새마을 운동 집필기준도 국민들의 의견이 수용됨에 따라 '한계점을 지적하는 견해도 있음에 유의한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또한 일본의 독도 역사 왜곡 대응 차원에서 '독도가 우리의 고유 영토라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자료들을 소개하고, 독도는 우리 고유의 영토로서 분쟁지역이 아니라는 점'이 검정교과서 집필기준에 분명히 제시됐다.
국정교과서는 2017학년도에 연구학교를 대상으로 적용되고 2018학년도에 검정교과서와 혼용된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지난 3일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한 데 이어 지난 10일 '역사교육 연구학교 운영 계획'을 발표했다.
야권, "국정교과서 폐기·연구학교 추진 중단 촉구"
교육부가 입법예고, 연구학교 지정 절차 추진, 최종본 공개 등 국정교과서의 학교 현장 적용을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야권 의원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교문위) 소속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 의원들은 지난 20일 교문위 전체회의에서 국정교과서 금지법을 통과시킨 뒤 31일 기자회견을 갖고 국정교과서 폐기와 연구학교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 의원들은 "교육부는 국정교과서 최종본, 편찬심의위원회 명단, 검정교과서 집필기준의 세 가지 자료를 공개했다. 오늘 공개된 최종본은 내용상 달라진 것이 없이, 오탈자나 사진을 수정하는 수준에 그쳤다"면서 "가장 논란이 됐던 박정희 전 대통령 미화 부분은 바뀐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 의원들은 "'대한민국 수립' 표현도 그대로 유지, 교과서는 여전히 반헌법적이다. 재벌 미화를 기술한 부분도 유지됐으며 제주 4·3 사건은 본문은 그대로 둔 채 각주만 늘렸다"며 "광주 5·18 민주화운동 또한 사실상 수정되지 않았다. 오히려 위안부 피해자의 참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진(최종본 230쪽, 현장검토본 228쪽)은 삭제됐고 '강제동원된 일본군 위안부'라는 사진 설명은 '연합군에 발견된 한국인 일본군 위안부'라는 표현으로 완화됐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 의원들은 "집필기준 또한 '제2의 국정교과서'를 만들겠다는 교육부의 잔수에 불과하다. 국정교과서 편찬기준을 만든 사람들이 집필기준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이미 문제였다"면서 "교육부는 즉각 국정교과서를 폐기하고 연구학교 추진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진보 성향의 교육감들도 반발하고 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장)은 "국정교과서가 태생부터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어긴 반헌법적 교과서로 불필요한 이념 갈등과 논란을 촉발시켜 국력을 낭비해 온 점을 감안할 때 좀 더 일찍 법안이 제정됐더라면 국정교과서 문제를 둘러싼 사회적 혼란을 조기에 종식시킬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국정교과서 금지법'이 조속히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수 있도록 각 정당과 의원들의 노력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국정교과서 최종본 수정 내용 및 검정교과서 집필기준 상세내용과 중등 교과용도서 편찬심의위원 명단은 하단 첨부파일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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