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보호법'과 '강사법'의 평행이론"

정성민 / 2015-12-17 11:00:25
[대학저널의 눈]정성민 편집팀장

2014년에 영화 '카트'가 개봉하면서 일명 '이랜드 파업 사태'가 재조명된 바 있다. '카트'가 실제 발생한 이랜드 파업 사태를 배경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랜드 파업 사태란 무엇일까? 이는 지금부터 8년 전인 2007년으로 거슬러 간다. 당시 이랜드 파업 사태는 '비정규직 보호법' 시행 직전에 일어났다. '비정규직 보호법'은 참여정부가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제정한 법이다. 비정규직으로 2년 동안 일을 하면 정규직으로 전환시켜 주는 게 핵심이다.


그러나 이랜드 계열사인 홈에버와 뉴코아에서 비정규직 직원들이 대량해고됐다. 비용 부담이 이유였다. 즉 비정규직 직원을 정규직 직원으로 전환시키면 4대 보험 등 기업체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만만치 않다. 따라서 홈에버와 뉴코아는 비용 절감 차원에서 정규직 전환에 따른 비용 부담이 아닌 비정규직 직원 대량해고를 택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해당 비정규직 직원들의 농성이 발발하며 이랜드 파업 사태가 본격화됐다. 동시에 이랜드에 대한 비판 여론이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반면 일각에서는 정부가 기업체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비정규직 보호법' 시행을 추진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리고 2016년 1월 1일 강사법 시행을 앞둔 2015년 12월. '비정규직 보호법'과 '강사법'의 평행이론이 우려되고 있다. 평행이론은 서로 다른 시대를 사는 두 사람의 운명이 같은 패턴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의미다. 다시 말해 '비정규직 보호법' 시행에 따라 발생한 대량해고 사태가 '강사법' 시행에 따른 시간강사들의 대량 실직 사태로 되풀이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 이유를 상세히 알아보자. 2011년 국회를 통과한 '강사법'은 9시간 이상 강의하는 전업(시간) 강사를 전임교원으로 인정하고 1년 단위로 계약하며, 이들을 교원확보율에 포함시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즉 시간강사의 신분과 법적지위 안정화가 '강사법' 시행의 목적.


하지만 '강사법'은 국회 통과 이후에도 2012년과 2013년, 두 차례나 시행이 연기됐다. 당사자인 시간강사들은 물론 대학들이 모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2013년 시간강사 1만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강사법 폐지 또는 수정·보완 입장'이 68.9%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또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이 대학과 시간강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시간강사들은 ▲대량 실직 사태 우려 ▲실질적 법적 혜택 미비 ▲근로조건 개선책 미흡 등을 지적했고, 대학들은 4대 보험 등 재정 부담과 학과 운영의 어려움 등을 토로했다. 이와 관련 교총은 "'강사법'이 시간강사 처우 개선이라는 법 취지와는 달리 여러 가지 부작용으로 인해 보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보완입법 후 시행, 폐지, 재유예 등 대안 마련에 정치권과 교육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물론 '강사법' 시행을 찬성하는 시간강사들도 있다. 그러나 반대 여론에 무게가 더 실리는 형국이다. 만일 '강사법'이 예정대로 시행되고 재정 부담 등을 이유로 대학들이 시간강사 채용에 소극적이거나, 기존 시간강사들을 어떤 방식으로든 정리한다면 시간 강사들의 대량 실직 사태는 현실이 된다.

이에 국회와 정부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다. '강사법' 시행 예정일인 2016년 1월 1일까지는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다. '강사법' 시행에 반대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시간강사 처우 개선을 위해 정말 공감할 수 있는 제도나 입법은 무엇인지를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 이를 통해 시간강사들과 대학들이 모두 수용할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바로 이것이 여야가 정쟁으로 시간만 낭비하지 말고 대학가를 위해 지금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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