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무부가 오는 2017년 폐지 예정인 사법시험을 2021년까지 폐지 유예키로 하자 법학전문대학원(이하 로스쿨) 학생들이 집단 자퇴서를 제출하고 학사일정을 거부키로 하는 등 후폭풍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법무부는 "사시 폐지 유예가 최종 입장이 아니다"며 진화에 나서고 있다.
법무부는 지난 3일 사법시험을 2021년까지 4년간 폐지 유예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법무부는 "현행법에 따르면 사법시험은 2017년 12월 31일 폐지돼야 하지만 국민의 80% 이상이 로스쿨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인식 아래 사법시험 존치를 주장하고, 사법시험 존치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계속되고 있으며, 내년 2월 사법시험 1차시험이 현행법에 따른 마지막 1차시험인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법무부는 2021년(제10회 변호사시험)까지 4년간 사법시험 폐지를 유예하고 그동안 (사법시험) 폐지에 따른 대안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다만 법무부의 폐지 입장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향후 국회에서 법 개정이 필요하다.
앞서 로스쿨은 이른바 '고시 폐인'과 '법조계 파벌 해소'를 목적으로 2009년 도입됐다. 전공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법조인이 될 기회를 주자는 것이 취지. 당초 정부는 로스쿨 도입에 따라 2010년부터 매년 사법시험 합격자 수를 단계적으로 축소, 2017년 사법시험을 폐지할 계획이었다. 또한 로스쿨 도입 이후 변호사시험은 2012년부터 매년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연 학비가 2000만 원 상당에 달해 저소득·소외계층의 로스쿨 진학 기회가 적어지는 등 로스쿨 도입 취지가 퇴색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로스쿨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사법시험 존치(유지)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법무부의 사법시험 폐지 유예 방침에 대해 로스쿨 학생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전국 25개 로스쿨 가운데 24개 로스쿨의 학생들이 집단 자퇴와 학사 일정 거부에 나선 것.
로스쿨 학생협의회는 4일 보도자료를 내고 "24개 학교에서 학생 임시총회를 통해 이러한 안(집단 자퇴와 학사 일정 거부)을 의결했다"며 "서울대 로스쿨 재학생 350명 중 292명이 투표에 참가해 자퇴서 작성에 찬성했으며 연세대와 고려대는 전원이 자퇴서를 내기로 했다"고 말했다.
로스쿨 학생협의회는 "내년 1월 4일 변호사 시험 응시를 거부하고 다음 학기 등록을 하지 않는 방안도 협의회 차원에서 추가 논의할 예정"이라며 "전국 로스쿨 재학생과 국민의 신뢰를 저버린 법무부의 입장에 분노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날 서울대 로스쿨 재학 인원(휴학생 포함) 480명 중 464명은 집단으로 자퇴서를 제출했다. 서울대 로스쿨 학생회는 "법무부는 사법시험을 4년간 유예하겠다는 입장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반발이 확산되자 법무부는 사법시험 폐지의 4년간 유예가 최종 입장이 아니다는 뜻을 시사했다. 봉욱 법무부 법무실장은 4일 서울고검 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관련 단체·기관의 의견을 좀 더 수렴하고 국회 법안 심사 과정에서 법무부 최종 의견을 결정하겠다"면서 "법무부의 기존 입장이 바뀐 것은 아니다. 어제 법무부 의견 발표 이후 다양한 의견이 추가로 나온 만큼 열린 마음으로 의견 수렴을 더 하는 쪽으로 봐주시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로스쿨 교수들 사이에서는 사법시험 문제 출제 거부 논의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법무부의 사범시험 폐지 유예 발표에 따른 후폭풍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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