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녀 스스로 학습의 주체가 돼야
임 씨는 자녀에게 주입식 교육을 강요하지 않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한다. 학습지나 학원, 과외 등 사교육은 자녀 스스로 원하지 않으면 가급적 자제했다. 즉 자기주도학습이 되도록 자녀에게 선택권을 주고 자율성을 키운 것.
대신 임 씨는 자녀가 초·중·고 교육과정을 밟는 과정 내내 ‘가정교사’로서 도움을 줬다. 자신이 무언가를 가르치는 것에 대해 특별한 재능은 없다고 했다. 하지만 한 가지 기준이 되는 방법은 있었다. 바로 ‘배운 내용을 들어주고 모르는 부분은 가르쳐주는 것’이다. 임 씨의 자녀는 배움에 대한 욕심도 많고 호기심이 가득했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이 궁금한 부분이나 오늘 배운 내용을 집에서 자신에게 말해줬다고 한다. 임 씨는 그러한 내용을 들으며 같이 공감하고 자녀가 모르는 부분에 대해 답변을 해줬다. 이런 방법은 더불어 복습효과도 있다.
이렇듯 임 씨는 자녀가 교육의 주체가 될 수 있게 하고 지나친 간섭은 자제했다. 자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에 귀를 기울이고 같이 공감해줬다.
자녀에게 맞는 그 곳이 명문고
고등학교는 대입의 발판이 되기 때문에 신중히 선택해야 한다. 이는 임 씨 또한 마찬가지였다. 자녀가 중학교 3학년 무렵 임 씨의 가족은 경기도 용인시에 거주하고 있었다. 해당 도시는 비평준화 지역이기 때문에 성적에 따라 고등학교를 선택할 수 있었다. 당시 자녀는 인근 명문고로 꼽히는 수지고에 들어갈 수 있는 성적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임 씨는 처음부터 해당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걸 권장하지 않았다고 한다. “수지고는 전형적인 인문계 고등학교예요. 우리 아이에게 이러한 교육과정은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죠.” 자기주도학습에 익숙한 학생이였기 때문에 일방적인 강의방식의 교육에 길들여지지 않았기 때문.
자녀가 다닐 수 있는 최적의 고등학교를 찾기 위해 다방면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입시설명회에도 자주 참석했다. 그러던 중 임 씨는 흥덕고에 대해 알게 됐다. 흥덕고는 2010년 설립된 신설학교다. 비평준화 지역의 신설학교는 학생들이 진학을 꺼리는 것이 일반적이며 이는 흥덕고 또한 마찬가지였다. 전통 인문계고보다 수준이 낮았기에 주변의 반대 또한 심했다. 하지만 임 씨의 생각은 달랐다. “흥덕고는 혁신학교로 운영되고 있어요.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이 중심이 돼 참여하는 창의적 교육 시스템이 우리 아이에게 적합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흥덕고가 운영하는 교과교실제(학생들이 수업시간마다 교과에 따라 특성화된 교실로 수업을 듣는 방식의 제도), 모둠수업, 다양한 교외활동과 학생참여 아카데미 등이 임 씨의 마음을 움직인 것. 또한 설립 당시 교육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선생님들이 대거 지원했기에 자녀를 믿고 맡길 수 있다고 판단했다. “좋은 대학에 가려면 ‘학생’ , ‘부모’, ‘선생님’ 이 세 가지가 한 데 어우러져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 모든 것을 만족시키는 것이 흥덕고였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임 씨 주도하에 고등학교가 결정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자신이 아무리 좋은 것을 제시해도 결국 선택하고 이를 겪는 것은 자녀였기 때문이다. 이에 임 씨는 자녀가 직접 학교를 찾아가 교정을 둘러보고 선생님을 만나볼 수 있게 배려했다. 이후 자녀와 상의한 끝에 흥덕고에 입학시켰다고 한다.
자녀의 기둥이자 조언자가 될 것
임 씨의 딸은 중앙대에 학생부전형으로 입학했다. 전형 상 내신성적과 자기소개서를 준비해 대학에 합격시켰다. 내신성적의 경우 최상위권은 아니었지만 여전히 자기주도학습 위주로 교육시켰다. “학습방법을 조언해 주는 역할에 집중했어요.” 예를 들어 자녀가 수학이 부족하다 느껴지면 오답노트를 만들어보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이를 검사하거나 임 씨의 방식대로 주도해 나가진 않았다.
목표를 같이 잡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임 씨는 조언했다. 자녀가 어릴 때부터 임 씨는 각 과목별로 목표를 같이 정해 실천하는 방법을 자주 사용했다고 한다. 하지만 과도하게 목표를 잡아서 자녀가 주눅 들게 하거나 부담이 되게 하지는 않는 게 좋다고 했다. 잘하는 과목은 높게, 못하는 과목은 낮게 목표를 잡는 것이 학습능률을 높이는 방법이라 말했다.
앞서 얘기했듯이 흥덕고는 학생들의 수준차가 존재했는데 이러한 부분이 자녀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진 않았다. 오히려 도움이 되는 부분이 많았다. 특히 모둠수업에서 자녀가 많은 도움을 얻었다. “자녀가 친구에게 모르는 부분을 가르쳐 주면 본인에게 복습효과가 상당해요.” 친구는 부족한 부분을 채웠고 자녀는 배운 내용을 더 확실히 알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수업 외 활동은 흥덕고의 교육시스템이 많은 도움을 줬다고 했다. 임 씨의 자녀는 경기도박물관 유물정리, 학생주체활동, 동아리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고교시절 경험했고 이를 학생부에 활용할 수 있었다. 특히 직접 동아리를 창설해 동아리장 역할을 하는 것을 보며 흐뭇하기까지 했다고.
임 씨 또한 자녀의 수시준비를 위해 자녀가 할 수 없는 부분에 신경을 썼다. 예를 들면 교육청에서 주관하는 수시 입시설명회에 참가해 관련 정보를 듣고 자녀에게 조언해 줬다고 한다.
가정이 휴식처가 될 수 있게 배려해야
공부 외 자녀를 교육시키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임 씨는 가정이 자녀에게 있어 편안한 휴식처가 되도록 몇 가지 원칙을 준수했다.
먼저 임 씨는 아침식사만큼은 가족들이 다 같이 먹는 것을 지켰다. “가족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임 씨는 자녀가 마음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되도록 저녁 6시까지는 퇴근 후 집에 돌아와 자녀를 맞이했다. 즉 자녀가 학교에서 생활하는 시간 외에는 같이 있어 주려 노력한 것. 임 씨는 그것이 자녀를 억압하고 공부를 강요하기 위함은 아니라고 말했다. “자녀와 일상적인 얘기만 나누고 성적 얘기는 되도록 자제했어요.” 자녀가 열심히 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기에 굳이 강요하지 않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 서로를 편하게 대하는 것이 좋은 부모, 좋은 자녀라고 생각했다.
더불어 임 씨는 자녀 스스로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일부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등하교시간을 관리하는 것은 부정적으로 생각했다. “자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기에 이를 관여하면 자립심을 해칠 것이라 여겼어요.” 자녀들은 이 시간에 혼자 생각하거나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훌륭한 인격체로 성장해간다고 했다. 그런 소중한 시간은 자녀 스스로 느낄 수 있게 배려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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